부루스 카운티 산책

"가짜 미래를 팝니다"

mindylee 2008. 12. 22. 06:20

지난 12월7일자 토론토 스타지의 1면 톱기사 제목이다.

"For sale: Fake futures"(가짜 미래를 팝니다)

 

토론토 스타지의 자체 조사팀은 인터넷에 광고를 올리고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한 청년과의 거래를 통해 그가 전문 학위위조범인 것을 밝혀냈다. 3,000 달러면 어느누구든 캐나다의 유수한 대학 졸업장을 손에 쥘수 있다. 그는 이밖에도 "진짜 같은" 성적증명서를 1000달러에 팔고 있으며, 위조가 힘든 대학의 졸업장은 약간의 돈을 더 청구한다.

 

이런 마법의 힘을 가진 이는 펭 선(Peng Sun)이라는 중국계 청년이다. 

 

펭 선은 욕대학을 졸업한 학생으로 밝혀졌다. 그는 YorkBBS.ca라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중국계 유학생들에게 유명한 게시판에 자신의 비지니스를 홍보했고, 중국 만다린을 쓰는 토론토 스타 직원에 의해 발견되어 이번 조사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칼빈 리라는 이름을 사용한 이 직원이 학위를 얻게 된 과정은 이렇다.

 

광고를 보고 전화한 칼빈은 자신을 은행원이라 소개하고, 본국(중국)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좋은 직장을 잡기 위해서라며 경영학 석사(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 학위증을 주문했다. 펭 선은 주문후 3일만에 욕대학 석사학위증과 2년간에 걸친 성적증명서까지 만들어줬다. 그가 제시한 금액은 4,000달러였다(졸업장과 성적증명서). 학교로고가 인쇄된 특별한 종이였고, 졸업장도 진본과 구별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전직 대법원 판사였던 챈슬러의 서명과 전직 상원의원이었던 총장의 서명이 버젓하게 들어가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욕대학에 학생비자로 재학중이던 4년전부터 비지니스를 시작한 펭 선은 다른 많은 경쟁자(?)들보다 자신의 학위증이 비싼 이유는그 어떤 것보다 더욱 정교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가 사용하는 종이의 질이나 도장, 그리고 인쇄상태, 디자인등은 학교관계자들까지 속아넘어갈 정도로 구별이 힘든 "유사품"으로 밝혀졌다.

 

그는 대학졸업장뿐 아니라, MBA, 박사학위까지 만들어내는데, 그에게는 같은 노력이 들어감으로 가격이 모두 같다. 고객 대부분은 캐나다에 나와 공부하던 중국인들로 학위획득에 실패한 이들이 본국에 돌아가서 더 나은 직업을 잡기위해 이용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고객에게 "학위를 사서 더 좋은 직장을 다니고 있는 많은 친구들이 있다며,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토론토 스타 취재팀에 잡힌 펭 선의 모습.

 

2달간의 조사에서 밝혀진 사실은 이것외에도 많다. 유학생활을 하다가 본국으로 돌아가는 학생중들의 여권, SIN  카드(일할 수 있는 카드) 들을 입수해 그 신분으로 은행에서 돈을 융자받기도 한다고 그는 밝혔다.

 

그는 자신의 위조서류의 품질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으며, 학위위조 이외에도 토론토 중국영사관에서 발행하는 서류나, 중국교육청에서 발급한 증명서등등을 위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과 핀치의 한 주차장에서 돈을 받고 가짜 학위증을 건네고 비지니스를 마무리지으려는 펭 션에게 토론토스타지의 기자들이 다가가자 그는 당황했다. 기자들이 "가짜 학위증"에 대해 질문하자, 그는 중언부언 "조사중.."이라는 말을 남겼으며, 기자들의 요구에 자신이 받은 돈을 불평하면서 돌려주고 황급히 그 자리를 떠났다.

 

그에 따르면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대학 졸업장 위조가 가능하며 올해부터 복사가 불가능한 레이저 무늬를 새겨넣은 토론토대학의 졸업장의 가격은 그 난이도 때문에 6,000달러를 요구하고 있었다.

 

경영주들에 의해 졸업생 확인 전화가 각 대학으로 걸려오기는 하지만, 전화상으로 확인받기는 어려우며, 대학들은 팩스문의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외국에서 오는 전화의 비중이 높다. 최근 대학들은 위조학위 문제에 대한 자체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조 학위증으로 전문분야, 말하자면 의사, 선생, 엔지니어등의 분야에서 일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이런 범죄가 널리 보급된다면, 이로 인해 피해는 추측이 불가능해 질 것이다.

 

지난 2007년 욕 경찰은 5명의 중국계 유학생 위조범들을 검거했다. 그들은 마캄의 한집 지하실에 위조공장을 차려놓고, 수백, 수천장의 위조서료를 만들어냈다. 각종 학위증, 여권, 비자, 운전면허증, 결혼증명서등 온갖 것을 포함하고 있었다.

 

경찰은 욕대학, 칼레톤 대학, 브록 대학, 세네카 칼리지, 조지 브라운 칼리지등의 졸업장과 그에 소용되는 각종 인장, 인쇄종이 등수백장을 압수했다. 그들은 18,000달러를 주면 영주권도 만들어줬고, 신분위장이 가능하게도 도와줬다고 한다.

 

토론토 스타에 의해 적발된 펭 션은 이런 조직과 연관되어 있는지 아직 밝혀진바 없다. 서류위조에 관한 법이 미비한 캐나다의 법망을 이용해 이런 사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의하면 이런 종류의 위조사업의 액수가 전세계적으로 억만 달러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렇게 생성된 가짜 학위가 전세계적으로 매년 200,000장 정도가 유통된다고 지적했다.

 

"가짜 학위"로 "보람찬 미래"를 건설하려는 이들은 바로 그 길이 "얌심을 팔아 산 영원히 불편한 자리"임을 알아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