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빛 호박, 가을을 물들이다
가을이 호박과 함께 넝쿨째 굴러들어온다.
농부들이 마차 한가득 호박들을 쌓아놓은 모습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거리 마켓과 대형 식품점에 쌓인 호박들도 누군가에게 입양되기를 기다린다.
익은 호박이 뒹굴거리는 밭두렁에는 가을이 짙게 익어가고 있다.
캐나다 농촌풍경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모습이 바로 호박이 아닐까 싶다.
오늘은 호박공부를 해보자
PUMPKIN(펌킨)
호박중에서 여왕의 자리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이 호박은 농부들이 정성들여 키우면,
사람 무게 10배쯤 되는 대형농작물로 키울 수 있다.
그렇게 성장한 호박이 경연대회에 출연하려면, 온 동네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트레일러등에 실려서 행사장에 온다.
온타리오 포트 엘긴(Port Elgin)에서는 매년 펌킨 페스티발을 열고,
최대형 호박을 생산한 농부에게 트로피를 안겨준다. 작년 1위 호박은 1678파운드 짜리였다. 근 700Kg이 되는 호박이었다.
2009년 포트엘긴 펌킨 페스트벌에서.
할로윈 데이가 되면 이 호박의 속을 파내고, 눈 코 입을 만들어 초를 안에 집어넣고 호박등을 만든다.
캔디 얻으러 다니는 아이들은 호박등이 있는 집은 환영의 메세지로 알고, 맘편히 찾아간다.
할로윈 데이에 문을 개방하지 않는 집들은 외등을 꺼놓는 것으로 아이들에게 신호를 보낸다.
또한 이 호박은 ThanksGiving Day(추수감사절)의 전통음식중 하나인 호박파이에 이용된다.
일반적인 호박 1개의 크기가 대형 수박만하니, 호박 하나로 겨울 내내 먹을 수 있는 밑반찬도 장만할 수 있다.
잘게 썰어서 가을 햇빛에 말려, 볶아먹거나 떡 만들때 넣어먹으면 좋다.
호박말린 것은 달콤한 과일맛이 나며, 고추를 넣고 맵싸하게 무치면 그 맛이 일품이다.
SQUASH(스쿼시)
스쿼시는 호박보다 작다. 덩굴이 뻗지 않는 호박의 변종이라고 사전에는 소개되어 있다.
크림색, 녹색, 흰색, 빨간색등 여러가지 색깔이 있다. 색깔을 붙여서 쉽게 이름을 부르기도 하지만, 마지각 사진은 ButterCup 스쿼시로 아주 단 호박이다.
이 호박을 깨끗이 씻어서 꼭지 부분을 오각으로 파내고 전자렌즈에 8분 정도 돌리면, 약간 부드러워진다.
식혔다가 안의 씨를 파내고, 껍질을 벗기고 잘게 썰어서 큰 냄비에 물을 넣고 끓인다.
낮은 불에서 오랫동안 끓이면 호박이 풀어지는데, 이를 잘 저으면 예쁜 노란색 호박죽이 된다.
이때 찹쌀가루가 있으면 잘 풀어서 호박죽과 섞고, 매운 고춧가루, 바닷소금등으로 간을 하면, 고급스런 호박죽을 즐길 수 있다.
잣이나 기타 고명을 얹으면 금상첨화.
또한 버터 컵 스쿼시는 위에서 처럼 꼭지를 따내고 렌지에 살짝 익혀서 미리 한 잡곡밥에 각종 견과류를 넣고 찜통에 쪄서 영양밥을 만들 수도 있다.
호박과 잡곡이 만나 좋은 궁합의 만점요리가 된다.
GOURDS(고~드)
고~드는 몸이 울퉁불퉁하고, 앙징맞게 생겼다.
수박색과 귤색이 섞인것, 파란 줄무늬와 온 몸에 혹이 돋아난 것등, 여러 종류가 있지만 목이 가는 것도 많이 있다.
우리가 호리병박이라 불리는 것들이라고 볼 수 있다.
옛날에는 이 속을 파내고, 물병등으로 이용했다고 한다.
플라스틱 물병이 난무한 이때, 호리병박으로 물병을 하는 사람을 보진 못햇지만,
타잔이나 제인이 정글에서 호리병박 물병을 차고 있는 모습을 그려보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상쾌하다.
현재는 가을 장식용으로 더 많이 쓰이는 것 같다. 집안 곳곳에 고드로 장식해놓으면, 가을이 집안으로
깊숙히 들어온 맛이 날 것이다. 껍데기가 두꺼워서 오랫동안 그 형체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 경험으로 보면, 근 6개월은
문제가 없었든듯. 옥수수 한개와 각종류의 고~드가 들어있는 바스켓이 12달러란다.
포트엘긴의 Hi-Berry Farm은 직접 생산한 농작물을 진열해놓고 팔고있다.
진열이 눈부셔서, 자기도 모르게 끌려들어온 고객들은 한보따리씩 농산물을 들고 나간다.
한가지 한국사람들이 호박이라 부르는.. 맛은 애호박맛이고, 모양은 오이처럼 생긴 짙푸른 그것은 이곳서는 ZUCCHINNI(주키니)라고 불린다.
호박이라고 하면, 위와 같이 껍질이 딱딱하고 큰 것을 가르킨다는 것을 알아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