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나, 그리고 우리

하이웨이 눈길에 갇힌 자동차와 사람들.. 350여대 밤새워

mindylee 2010. 12. 15. 07:19

당신이 만약에 눈길에서 차에 갇혀 하룻밤을 지샌다면?

생각만 해도 떨리는 일이다.

 

이런 일이 온타리오 서남쪽 사니야(Sarnia) 근방에서 벌어졌다.

도시 사니야에서 30km쯤 떨어진 하이웨이 402선상에서 13일 오후 눈폭풍이 쏟아져 모든 차들의 발을 묶었다.

350여대가 눈길에 서있었으며, 차안에서 밤을 지새워야 했다.

 

14일날 오전, 정부에서는 군인들을 동원, 헬리콥터 구조대를 보내서 사람들을 구조하기도 했다. 

 

 

 

텔레비전 화면에서 캡춰한 하이웨이 402 선상의 사진.

 

주변의 농장주들은 자신들의 스노우 모빌과, 눈길에서 탈 수 있는 4륜구동 ATV를 동원하여, 사람들을 따뜻한 곳에 실어날랐으며, 대략 150여명이 가까운 구조대로 옮겨졌다. 토론토 스타지는 사람들이 차를 버리고 구조되는 걸 꺼려하는 부분도 있어서 차에서 밤을 새운 사람들도 많다고 전했다.

 

차안에서 지새운 사람들은 핸드폰등으로 미디어와 접촉해서 자신들의 상황을 알렸는데, 시간당 차 시동을 10분 정도 작동해서, 차안의 온기를 작동시켰으며, 개스가 없었으면 어떡했겠느냐고, 개스가 있는한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떤 이는 먹을 것도, 물도 없으며 개스도 많이 남지 않아, 불안하다고 전했다. 또다른 이들은 이웃들과 음식과 물을 나누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시간 14일 오후 4시 현재, 여전히 하이웨이 402는 차량 통행이 금지되었으며, 갇힌 사람들의 구조가 이뤄지고 있다.

 

 

눈과 바람, 그리고 차가운 기온이 만나 상승작용을 하면, 길이 보이지 않고, 미끄러우며, 운전이 불가능한 상황들이 연출된다. 이를 가르켜 "Whiteout"이라 부른다. 온 세상이 흰색으로 뒤덮이는 것이다. 이렇게 눈이 올때는 10m 걸어가는 것도 고역이며, 먼 거리를 무장없이 걸어간다는 건, 큰 위험을 동반한다. 하이웨이 402 근방의 커피샵 팀 호튼스에서 밤을 새운 이들이 많았으며, 개스바 등도 넘쳐나는 트럭과 차들로 분주하다고 스타지는 보도하고 있다. 사니야는 미국 국경과 인접해 있는 곳으로 수많은 트럭들과 차들의 통행이 이뤄지는 곳이다.

 

현재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부루스 카운티도 눈과 씨름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들은 월요일, 화요일 연이틀 휴교중이며, 큰 회사들도 문을 닫고 있다. 주요 모임이나 크고작은 만남들의 취소 소식이 지역 라디오에서 방송되고 있다. 특별히 이런 날은 "도로 상황"에 대한 라디오 보도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올 겨울 날씨가 심상치가 않다. 12월 중순도 못미쳐 크고작은 도로들의 폐쇄등으로 온 사회가 냉동상태로 들어가는 듯싶다.

 

사실, 캐나다에서 "눈"은 큰 뉴스거리가 되지 않는다. 눈이 많이 오는 만큼, 장비가 발달하여, 대부분의 도로들은 제때제때 치워지고, 그렇지 못했을 경우 하이웨이를 폐쇄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사니야 인근 도로에서의 사고는 한치앞도 볼수 없는 "whiteout"이었고, 사람들은 평생에 이런 눈은 처음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그간 경험했던 "눈"보다 막강한 눈이 오려나 보다. 캐나다 주민들의 마음무장이 필요한 날들이다.

 

 

아름다움과 낭만의 상징인 "눈"도 이렇게 많이 오면, 재난을 초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