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 행상인들의 화요장터 .. 케이디 마켓(Keady Market)
그레이 부루스 작은 마을 케이디는 오로지 장터로 유명하다. 케이디의 인구는 채 1백명이 안되는 것같다. 그러나 매주 화요일이 되면 수천명의 사람들이 구름떼같이 몰려든다.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특산품들을 볼수 있기 때문이다. 천막 가게들이지만, 독특한 물건으로 고객을 사로잡고자 최선을 다한다.
이 화요장터가 해마다 번창하고 있다.
농부와 축산업자들의 장터였는데, 갈수록 공산품등 품목도 다양해지고 있다.
총 250여 판매업자가 자리를 잡고 있다니, 그 규모를 짐작해볼만 하다.
자신의 차에 팔 물건을 싣고 새벽 장터에 도착하는 벤더(vendors)들에게 시선이 간다. 크록스 신발도 있고, 드레스, 가방, 수영복, 헌책, 비디오, 앤틱, 그릇, 안경, 장식품 등 일일이 나열할 수 없는 수많은 품목들이 있다. 행상인(벤더)중에는 자신의 가게에서 한쪽 물건을 뚝 떼어내다 파는 사람들도 있고, 이렇게 장터마다 싣고 다니는 시즌형 장사치도 있다. 혹은 겨울내 창고에 넣어놨다가 여름이면 먼지털어, 장터로 출근하는 계절행상들도 있을법하다.
벤더들은 자신의 차를 주차하고, 그곳에서 진열장과 소품들을 꺼내고 전시한다. 규모가 큰 곳은 두곳을 연이어 임대하기도 한다. 성수기인 7월 8월에는 10 feet 26feet 면적의 임대료가 $27달러이다. 이 정도의 공간이면, 원하는 물건을 전시할 정도가 된다. 6월, 9월은 임대료가 $22로 떨어진다. 그만큼 찾는 손님이 줄어들 것이다.
장사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케이디(Keady) 마켓에 진출해볼만하다. 마음이 열린 고객들은 참신한 아이템에 관심을 보일 것이다. 정원장식품, 빨래건조대 등 직접 만든 물건을 파는 사람들도 있고, 집에서 만든 쏘세지, 건조 고기, 치즈, 꿀등도 볼수 있다. 팝콘과 음료수, 그리고 핫도그와 햄버거등으로 길거리 손님을 유혹하기도 한다.
케이디 마켓이 성행한 것은 농부들이 자신들의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직접 파는 데서 비롯됐다. 케이디에 가축경매장이 있어 소, 염소등 가축과 토끼등 애완동물들도 새주인을 찾아온다. 벌어진 판에 다른 장사치들이 합류하게 된 것이다. 사람이 몰리는 곳이면 장사치는 알아보고 장을 펴고, 장이 크게 열리면 사람들은 몰린다. 동네별로 작은 푸드 마켓이 열리지만, 규모가 작으니, 케이디에 비할바 못된다.
케이디 마켓만 보더라도 농부들이 얼마나 부지런한지 알만하다. 이 장에 제 물건을 팔려면, 농부들만큼 부지런해져야 한다는 말도 된다. 개장은 아침 7시며 하오2시면 거의 폐장시간이 된다. 이때 되면 야채, 과일등 상하기 쉬운 품목들은 세일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벤더들이 하나둘씩 떠나면서 장은 그 빛을 잃어간다. 이 장을 위해 벤더들은 새벽6시까지 도착해야 한다. 벤더들이 사방팔방에서 온다고 치면, 동이 트기도 전부터 일어나서 행상을 꾸리고 길을 나섰다는 말이 된다.
장을 보는 사람들도 늦게 일어나서, 슬금슬금 나서보는 그런 장터가 아니다. 나와 아이들도 딴에는 서둘러 나온다고 나왔는데, 이미 장은 한참 무르익었다. 꽃집의 꽃들이 화려하고 이뻐서 한참을 머물렀고, 호박과 파를 샀다. 그런데 문제는 무거운 짐들을 끌고다녀야 한다는 것. 꽃은 차로 날라다 놓고, 더 사고싶어도 들고 다닐 염두가 나지 않아, 포기해야만 했다. 그날 구한 화분은 그 크기가 보통 시중에서 보는 것보다, 한결 풍성했다. 그랬기에 그걸 들고 차로 가는 데는 큰힘이 들었지만. 시장보기용 끌차를 가져오면, 장보기를 즐길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뙤약볕이기가 쉬우므로, 모자를 챙겨야 할 것이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그렇듯이, 아이들을 상대로 고무풍선을 불어서 모자를 만들어주는 사람, 라이브 기타연주로 노래를 부르면서 동전을 모으는 음악인들도 있다. 어린 아이들이 놀만한 작은 놀이기구와 조랑말타기 등이 있어, 아이들을 대동한 부모들도 많이 보인다.
케이디는 그레이 부루스 카운티에 위치해 있다. 토론토에서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근처에는 샤블비치도 있고, 오웬사운드도 있다. 이쪽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화요일 이른 아침, 케이디 마켓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좋으리라.
케이디 마켓에 가면 아미쉬 농부들도 많이 만난다. 온 가족이 나와서 진열대를 지키며 농산물을 판매한다. 아미쉬의 복장과 그들의 버기(buggy)라 불리는 마차등은 언제나 시선을 끈다. 자신들이 만든 수공예 작품들, 쿠키, 케잌 등을 판매하는 아미쉬 여인들이 보인다.
엊저녁부터 농부들의 타는 속을 식혀줄 비가 내리고 있다. 빗발도 굵고, 촘촘하여 그동안의 가뭄에 큰 해갈이 될듯하다.
올 봄은 시작부터 이상했다. 4월에 30도를 오르내리는 날씨가 이어져서 꽃들이 일찍 폈는데, 또마침 한파가 와서 꽃이 피면서 얼어죽는 사고가 발생했다. 들려오는 소식으로는 사과, 체리, 블루베리 농가가 큰 피해를 입었다 했다.
그러더니 여름에 들어서면서 비가 없는 고온 땡볕의 날들이 이어져, 마당의 잔디밭들이 누렇게 뜨다못해, 거진 다 죽은 것처럼 보이는 험악한 상황이 연출됐다. 농부가 아니어도, 비가 없는 날들을 걱정하는 사람들의 소리가 높아져간다.
가축들이 먹을 풀이 자라지 않아, 사다먹여야 한다는 말도 들린다. 아직은 들판이 푸를 건 푸르고 익은 곡식은 누래서 괜찮아 보이긴 하지만, 정작 농부들이 처한 현실은 어떨지 모르겠다.
농토가 살아야, 농부가 살고 지역 경제가 산다. 케이디 마켓의 주 품종인 농산물이 풍성해야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모을 것이다. 시원한 빗줄기를 보면서 농부들을 아주 조금 생각해본다.
Keady Live stock Market, Famer's Market
R.R. 4 Tara, ontario N0H 2N0
(519)934-2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