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루스 카운티 산책

작은 모임을 지향하자

mindylee 2014. 11. 15. 00:48



내 이름은 김단풍이다. 내가 사는 곳은 토론토 북서쪽 휴론호수 근처의 작은 마을이다. 

Bruce-Grey county에 속해있다. 

나는 2010년에 캐나다로 이민왔다. 이민 14년차다. 나는 1957년생으로 캐나다 나이 55세이다.
내가 캐나다에 온 가장 큰 이유는 나와 가족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캐나다 생활에 80% 정도 만족한다. 

어떤 부분에서 가장 큰 만족을 느끼는가 하면, 사회보장제도등 이 나라의 경제, 사회 안정성이다.
그러나 한편 이나라에서 살기 가장 어려운 부분은 아무래도 자유롭지 않은 언어소통의 문제이다. 

한국에 있는 지인이나 친척이 이민을 물어올때 나는 만류도 권유도 하지 않고 신중히 결정하라고 하겠다.
이 나라 사람중 40%는 인종차별적인 시선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인종차별은 개인적 차원으로 노력해서 풀어야 한다고 본다. 

내 아이들의 경제, 사회적 지위향상을 위해 부모가 충분히 도와줘야 할것이다.
나는 내 자녀들이 한국문화와 언어에 서툴지만 양쪽을 다 아우르는 한국계 캐나디언으로 살기를 희망한다.
이 지역에 좋은 한인모임이 구성된다면 적극 참여할 생각이다.
내 생각엔 이 지역 사람들의 편익을 도모하는 조합형태 모임이 되기를 바란다. 

모임이 결성되면 우선 등산및 독서모임등 취미활동 모임에 참여하겠다. 

이 지역의 한인청소년들을 위해 한글학교를 후원하고, 가을운동회등 축제를 지원하면 좋겠다.


김단풍씨는 설문조사서에 기반을 두고 다수의 대답에 근거하여 조합해 만든 가상의 인물이다. 설문조사에서 드러난 특이한 사항은 캐나다 이민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던 반면 지인들에게 이민추천할 때는 개인의 의견을 내세우지 않겠다는 항목이었다. 권유도 만류도 하지않고 신중히 결정하라고 응답하겠다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했다. 이민은 내가 만족한다고 모두가 그렇게 되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과, 타인의 인생에 크게 간섭하지 않는 캐네디언의 성품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으로 무조건 권해서, 좋은 결과를 맺기 힘들다는 것, 아무리 좋더라도 스스로 결정해야, 진행과정에서의 어려움을 해결할 힘이 있다는 것을 이민생활에서 느낀 것이어서 그럴 것이다. 다른 흥미로운 부분은 천천히 나누기로 하자. 


이런 표준화된 단풍씨라는 인물을 배출해낸 이번 워크샵에는 강사를 제외하고 모두 19분이 나오셨다. 처음에 배열했던 의지와 책상이 부족하여 더 펴놓아야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꽤 많은 사람들이 참석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주제가 주제인만큼 준비하는 사람들도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지금 생각해도 조금 손발이 오그라드는 사회자(me)의 매끄럽지 못한 인삿말이 있었고, 오타와에서 비슷한 모임을 갖고, 그날 아침 공항에서 바로 올라왔다는 하영리 사무장(캐나다한인여성회)의 주제발표가 있었다.

여성회에 대한 개략적 소개를 한 다음 단체의 종류등을 전해주셨다. 일단 캐나다에서 단체를 운영하는 방법이 3가지가 있는데, (1) 등록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꾸려나가는 것 (2) 비영리단체로 등록하는 것 (3) 비영리단체, 자선단체 2가지 모두 등록하는 방법이 있다는 이야기.

우리가 고려할 방법은 (1)과 (2)인데, 일단 비영리단체 등록을 하는 것은 기금 마련 등의 여러 장점이 있으나, 단체 등록시의 법적인 진행과, 정부에서 요구하는 비영리단체 자격을 잃지않기 위해 매년 보고해야 할일등 보통 까다롭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등록을 한다면 첫 1-2년간 외부 회계감사를 고용해야 하는 등 그 비용만으로도 3,000여 달러는 준비해야 한다니, 우선 기가 질렸다.

비영리단체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그일에 헌신할 그런 인적 물적 자원이 충분한가 검토하고 시작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첫번째 "정부 등록없이 단체를 만드는 것"이 우리에게 남은 한가지 대안으로 생각되었다. 개인들이 회칙을 세워 그것에 충족되게 운영하면 된다는 이야기다.

하 사무장은 우리들의 "기"를 너무 죽이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는지 우리들의 눈치를 자주 살폈다. 왜 모이려고 하는가, 모인다면 어떤 것을 하고 싶은가,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을 하나씩 적어내라면서 메모장을 사람들에게 돌렸다. 들어온 의견을 종류별로 벽에 붙인 그는, 이곳에 오신분들의 바램은 대략, 자녀들의 한국문화 교육, 친목, 정착지원으로 크게 나뉜다고 하셨다. 한인자녀 파티, 썸머스쿨, 추석, 설날잔치, 캐나다 정책 설명회 등의 의견들이 제시되었다. 이런 서비스가 토론토 등지에는 많으나, 소수의 한인들이 모여사는 이곳은 어느정도 소외되어왔던 게 사실이다.

키치너 웰링턴 한인회장의 발표가 이어졌다. 그는 거의 서류하나 없이 명맥을 유지하던 한인회를 활발하게 키운 장본인으로 키치너를 샘플로 소개했다. 그 자리에 모인 우리들이 다다르기엔 너무 멀게 느껴졌었다. 우선, 단체가 전무한 상태에서 한인회관 건립기금으로 10만달러 이상을 저축해 놓은 그들의 이야기였으니까 말이다. 그는 그렇게 되기까지의 어려움과 후임을 세우기 어려운 현실등을 짚어주었다. 봉사만으로 그 짐을 감당히기엔 지치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되었다

자, 그러면 우리들은 어떻게 해야할까?

일단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모임이 끝나기전에 빠져나간 사람들도 있어서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모임이 결성된다면, 참여하겠다는 의견들이 적지 않았다. 첫 모임의 성과치고 나쁘지 않다고 말할까?

설문지를 작성한 투림씨는 메노나이트들의 공동체적인 삶의 방식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의 지원금과 어떤 특별한 기금에 기대지 않는 모임을 지향해야 할것이라고 제안하였다.
등록을 하려는 목적은 캐나다와 대한민국 정부의 지원금을 바라고 하는 것이 큰데, 그럴 목적이 아니라면, 굳이 등록하느라 힘을 다 소진할 필요가 없는지도 모르겠다.

그날 저녁 부루스 남쪽에 사는 사람들이 다시 우리집에 모여 육개장을 나누며 생각을 가다듬었다. 모일 때마다 회비를 내자, 등의 의견이 나왔다가 좌절되기도 하는 등, 아직은 설왕설래다. 주변에 훌륭한 삶을 살아오신 분들을 초청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그런 이야기도 있었다.
우리들의 형편상, 한접시씩 가지고와서 저녁을 나누고 주제별 발표와 토론을 하는 소규모 모임을 해가면서 모임의 형태를 잡아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하사무장은 어떤 단체를 생각하든 캐나다한인여성회에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니, 연락을 달라는 이메일이 왔다. 그녀는 강연에서 캐나다한인여성회만 잘해나간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다른 단체들도 함께 발맞추어 역량을 키워나가야 캐나다정부의 신뢰를 얻을 수 있겠어서 다른 단체를 돕는 프로젝트를 2년간 진행한 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나는 그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개인 각자 열심히 하면 될 것같지만, 어떤 큰일에는 한계에 부딪치게 될수도 있다. 그런 때를 대비하여 함께 발맞추어가야 한다. 우리들의 모임도 서로의 손을 서로가 끌어주는 마음으로 일보씩 진행해야 하지 않을까?

이번 워크샵은 "화려한" 조직에 대한 환상을 버리는 계가가 된 것 같다. 이름없이, 혹은 아주 작은 단위로 조금씩 움직일 수밖에 없는 우리들의 현주소를 실감케 해주었다. 그러면서, 쉽지 않지만 또한 나아갈 희미한 길도 보여줬다고 본다.

지역이 광대하지만 인구는 부족하니, 한인회가 세워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고 본다.
함께 할 뜻이 있는 이들을 모아, 우리가 할수 있는 작은 일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자발적 의지를 가진 이들의 의미있는 모임으로. "모임병" 진행형이다.




설문결과  (전체 19인 응답, 괄호안은 응답한 사람 숫자)

캐나다 이민 
11년-20년 이하(10) 21년-30년 이하(5)
41년 이상(2)
10년 이하, 31년-40년 이하 (각1)

연령대
50대(8) 40, 60대(각 4) 70대 이상(2)

이민결정
삶의 질(10), 자녀교육(7)아름다운 자연환경(2)

이민만족도
70-89% (13) 50-69%(3) 90%이상(2)

이민만족도 이유
사회보장제도등 경제 사회 안정성(7) 삶의 질(6) 자녀교육(4) 자연환경(3) 경제적 안정(2)

이민자로서 가장 아쉬운 점은?
언어소통(10) 한인 커뮤니티 리더쉽(3) 문화적 이질감(3) home sick(1)

인종 편견에 대한 생각은 
30-49%(9) 10-29%(7) 50-69%(2)0-9%(1)

인종편견에 대한 대응은?
개인적차원에서 자녀들의 경제 사회적 지위향상에 노력하면 된다(12)
사회적 문제임으로 한인커뮤니티 활동을 기대한다(7)
관심없다(1)

자녀들의 정체성에 대한 바램은?
한국문화와 언어에 서툴지만 양쪽을 다 아우르는 한국계 캐네디언으로 살기를 희망한다.(13)
한국문화와 한국언어에 정통한 한국인으로 살기를 희망한다.(4)
완전 캐나다인으로 살기를 원한다(1)


품격있는 코리언 캐네디언으로 살아가기 위한 새로운 한인모임을 결성한다면 당신의 생각은
좋은 한인 모임을 구성하면 적극 참여하겠다(14)
현재 토론토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한인회 기성조직과 단체에 지부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2)
한인모임 자체에 무관심하다(2)

Bruce-grey 지역에 좋은 한인모임을 새로 구성한다면 그 개략적 방향은?
부루스-그레이 지역에 소재하는 한인들의 편익을 도모하는 조합이 되었으면 좋겠다(8)
각인들의 취미와 기호가 다르기 때문에 처음에는 동호인 모임 수준으로 낮추어 출범하는 것이 좋겠다(6)
지역과 국적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생활공동체로 운영한다.

(캐나다 전역은 물론 한국에 거주하는 사람도 회원으로 받아, 이민조언 자녀교육과 생업과 직업등 전 생활공간에 서로 돕고 나누는 봉사단체)(3)
지역을 한정하여 문화공동체로 운영한다(한식문화와 예술, 영화, 언어와 풍습 등 다양한 한국문화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문화공동체)(2)

새로운 한인모임이 출범한다면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싶은 분야는?
등산 및 독서회등 취미활동(11)
한인2세를 위한 교육부문(6)
병원등 자원 봉사부문(4)
북한동포돕기(1)

공동체의 기본이자 지역공동체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한인청소년 교육을 위해 지역공동체가 우선적으로 지원해야할 분야가 있다면?
한글학교 후원(7)
가을축제(추석, 가을운동회, 태권도 훈련등)지원(7)
한인청소년을 위한 summer camp 운영(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