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루스 카운티 산책

사진사의 변..

mindylee 2017. 5. 17. 07:55

엄마생신때 사진사로 임명된후 걱정이 많았다

사진기는 물론, 스마트폰 사진기로도 한동안 별로 찍지 않았었다

인생에 대한 기대와 사진찍기는 비례하는 지도 모른다

나의 갱년기는 사진기 사용이 시들해짐과 같이 왔다



그런데 엄마생신 그리고 그 이전에는 큐바여행, 이럴때는 뒤로 나앉을 군번이 아니다

전방위에서 일해야 하니, 내 사정은 나만 알 일이다


사진기를 마련한후 센서 청소를 한번도 하지않았다.

언젠가 호숫가에서 사진을 찍을때 모래바람이 거셌던 적이 있다

그때 이후로 렌즈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사진기속으로는 까만 점같은 것이 보인다

사진관에서는 렌즈는 자동초점이 작동하지 않으며, 내장플러쉬도 고장났다고 알려준다

고치긴 했지만 여전히 검은점은 있고, 렌즈는 수동으로만 작동한다

초점도 예전엔 다초점이 작동하여, 맞추기 쉬웠는데, 이젠 단 하나의 점만이 남아있어 제대로 초점을 잡았는지 알수가 없다

게다가 엄마생신은 실내에다가 밤이 될텐데, 외장 플러쉬 사용도 서투르다.

5년전 사놓고는 한번인가 써봤다


보조 사진사 동생이 스마트폰으로 열심히 촬영하고 있다

혹시나 사진이 모두 망가지면, 나는 동생의 촬영모습을 주의깊게 쳐다본다



사진기는 내게 윙크를 보냈다

즐거워하는 엄마와 가족들 모습이 그럭저럭 잘나왔다

내가 홀대하는 동안에도 사진기와 함께 놀았던 내 손의 감각은 쓸만하게 남아있다


엄마생신은 뭐랄까,

내가 사진과의 교감을 회복한 것처럼, 무언가를 내게 남겨주었다

그것이 가족과의 사랑일 수도 있고, 힘내 살아갈 그 무엇이기도 하다


다시 사진기를 어깨에 멘다

긴 동면에서 깨어나고싶다

사진이 그 도구가 되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