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산보하는 기분을 맛봤다면??
단풍을 찾아떠난 길에서 우린 바로 화성으로 입성하는 기회를 가졌다.
셀턴햄 배드랜드(Cheltenham Badland).
이땅에 들어서니, 붉은 땅이 넓게 펼쳐져있다. 이 모습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고민했는데 베드랜드에 관한 웹사이트를 방문해보니, 화성에서 산책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해놨다. 울퉁불퉁한 붉은 흙위를 걸었는데, 과연 그렇게 묘사할 수 있겠구나, 앞머리가 끄덕여진다.
그래도 나만의 표현이 없을까, 다시 고민좀 했다.
처음에는 생선등어리가 생각난다. 타원형 긴 구릉들이 상어 수십마리가 엎어져있는 것처럼도 생각된다. 그러다보니, 아 그렇다. 물결이구나, 바로 물결위에 내가 서있었구나, 하고 마음으로 손뼉을 쳤다.
큰 바다 파도치는 곳에 붉은색 단단한 껍질이 입힌다. 그리고 물결은 그대로 모습이 변하여 붉은 계곡이 된다. 그러니, 물결위에 서있는 게 아니고 뭐란 말인가. 많은 사람들이 언덕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봤다. 나는 폴짝폴짝 뛰어서 아래로 내려가봤다. 바위같이 단단한 느낌은 없고, 포근한 흙같다. 그러나 흙처럼 또 폭신거리지는 않는다. 식물과 동물이 살지않는 특별한 지형지물은 산화철(iron oxide) 때문이라 한다.
길거리에 뒹구는게 낙엽인데, 왜 "촌스럽게" 단풍여행이냐고, 이런 생각들이 모두의 마음속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막차 단풍여행은 여러가지 알록달록한 그림들을 우리들에게 남겼다.
토론토에서 불과 1시간 30분 정도 떨어진곳, 우리가 사는 부루스 반도 지역으로부터도 그 정도의 간격이 있는 아주 자그마한 동네 오렌지 빌에서 이렇게 보석같은 시간을 보내고 와서, 글을 쓸 생각을 하는 내내 마음이 가을같앴다.
수도 없이 지나다녔던 길인데, 큰 길옆으로 들어서기만 하면, 이런 신천지가 열리는줄 정말 몰랐었다. 한국인들에게는 "붉은 산"으로 불리는 셀턴햄 배드랜드도 크레딧 밸리(Credit Valley, Belfaountain)의 한 길에 위치해 있었다. 계곡을 따라서 드라이브하기도 그만이고, 곳곳에 하이킹 코스가 있었다. 토론토쪽에서 오자면 하이웨이 10번 길옆으로 오렌지빌에 들어서기 전에 입구가 보인다. 길따라 한참을 드라이브하게 되어있다.
이제는 다니지 않는 기찻길 뒤로 보이는 아스라한 가을산은 그야말로 한폭의 그림이었다. 어느집앞은 단 한점의 공간도 보이지 않고, 낙옆이 노란 카펫이 되어 깔려있었고, 우리는 잠깐 실례, 그곳에서 맘껏 웃으며 사진촬영도 했다.
정말 이 빗속에 안에 들어가면, 뭔가 볼거리가 있을까? 의심하며 발걸음을 떼놓는 여행 초입.
흔들다리에서 내려다보니, 일행들이 작은 동굴이 있는 곳으로 내려가고 있다. 묘한 조형미가 느껴진다.
완벽한 낙엽융단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구비구비, 마지막 잎새들을 떨구어낸다.
아스라한 철길... 봄 여름 가을 겨울, 온 계절의 풍광이 그만일 것 같은데.
아이들의 학교시간에 맞추어 도시락 소풍을 떠났던 아줌마 일행은 산속 카페에서 국화차와 페퍼민트차, 그리고 모카 커피를 마시며, 주름들을 펼수 있었다. 아침부터 내리는 비가 우리들의 여행을 망치나 하는 걱정은 기우였다. 두 차를 붙이고 트렁크 뒷문을 열어 지붕을 만들어 식당을 만든 것도 운치가 있었다. 그저 숲속에 들어갔다 오는 것, 그것이 생약이었다.
단풍놀이를 끝내고 온 다음날 첫눈이 왔다. 휴 아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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