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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멜로디

미운 오리새끼.. 백조아가씨

 

 

 

미운 오리새끼

 

신데렐라 이야기와 흡사한 것 같습니다.

결국 이쁘고, 착한 놈이 승리한다는 이야기죠..

 

 

천진난만한(타자를 치고보니, "ㄴ"받침이 5개가 들어갔네요) 눈이 없어지고 나니, 이렇게 꼬이게 되었습니다.

어쨋거나, 오리와 백조의 마을에 다녀왔습니다.

 

 

"조금만 더.."가 만들어낸 만남이었지요.

무슨 말이냐구요?

 

 

그저 겨울공원 풍경을 찍을까 어슬렁거리며 들어갔던 곳입니다.

날이 꽤 매서웠지요.

사진만을 위해서 "홀로출사"를 오랜만에 나온셈인데,

여차하면 돌아갈 마음의 준비가 다 되어있었습니다.

 

 

여름 벤치가 포개져서 공원 한편에 세워져있습니다.

아이들 놀이터에도 눈쌓인 미끄럼틀, 그네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지요.

 

 

겨울에도 운동복을 입고 달리기를 하는 건장한 남자와 비스듬히 엇갈렸습니다.

 

 

쌓여있는 의자 몇장면을 찍고, 큰 저울처럼 생긴 두명이 타는 그네를 배경으로 또 한두장 찍었습니다.

다시 돌아나왔습니다.

이번에 다른쪽으로 들어가봤습니다.

꼬마 한명과 부부가 토바거닝(tobogganing)을 하고 있습니다.

 

 

눈이 쌓인 언덕에서 플라스틱에 몸을 기대고, 내려오는 일종의 눈썰매입니다.

 

 

아빠가 내려옵니다.

그는 내려온 자세에서 아예 눈위에 십자로 뻗어있습니다.

낯선자가 그의 눈에 띄면 부끄러할까봐, 그쪽으로 걸음을 옮기지 않습니다.

그는 한참 동안을 그러고 있습니다.

아까, 달리기하던 그 남자가 누워있는 아기아빠 곁을 지나서 다시 달립니다.

그때서 그는 누워있던 자세에서 엎드리기로 자세를 바꿉니다.

 

 

나는 그때서 그사람 곁을 지나칩니다.

그런 다음에 약간 먼곳에 가서 보니,

아기가 내려올 동안 아기아빠가 밑에서 기다렸던 것이란 걸 알게 됐습니다.

 

 

아기엄마와 아기가 위로 올라가고, 다시 재충전해서 토바거닝을 하려면 시간이 걸립니다.

그동안 아기아빠는 하늘을 보면서 휴식을 취한 것입니다.

 

 

아기엄마가 아기를 토바건에 잘 눕혀줍니다.

옆에 두손으로 토바건을 잡습니다.

아이는 아주 가볍게 누워서 내려옵니다. 밑에서 아빠가 기다리고 있으니 무서울 것도 없습니다.

 

 

그런 다음에 보니, 아기엄마는 작은 토바건위에 무릎을 꿇고 앉습니다.

그리고 토바건을 잡고 내려옵니다.

꼬마 때문에 아주 낮은 언덕에서 3식구가 그렇게 놀고 있습니다.

 

 

나는 속으로 그들에게 말을 겁니다.

'사진 찍어드릴까요, 이메일 알려주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결국 입밖에 낼 말은 아닙니다.

그저 그렇다는 것이지요.

나중에, 찍은 사진마다 작품사진이 되는 날이 오면, 그런 제안을 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런 때가 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저 풍경만 담으니, 뭔가 심심합니다.

다시 개울가로 내려오니, 오리들이 좀 있습니다. 멀리서 한두장 찍습니다.

날아다니는 새도, 급하게 렌즈에 채우지만, 휑한 하늘만 잡힙니다.

별것 없어, 가야지.. 머플러로 목을 감싸며, 주차장으로 내려옵니다.

 

 

그때, 꾸에엑, 이상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소리를 따라가니, 세상에나

숫자를 셀수 없는 백조와 오리가 한군데 모여있습니다.

공원에서 관리하는 것 같습니다.

 

 

날개있는 것들을 잡아놓을 방법이 많지는 않을텐데,

공원측에서 음식을 주고 얼지않는 물을 만들어 관리하는 것 같습니다.

물밑에서 샘물이 퐁퐁 솟아나고 있습니다.

 

어쨋든 움직이는 것중에 "왜 사진찍느냐"고 불평하지 못하는 순한 동물들과 놀다가 왔습니다.

"발걸음"을 잡았던 "찍사"의 인내심 때문이었습니다.^^

오늘 "출사"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우선 미운오리새끼를 보시지요.

백조의 이야기는 내일 펼쳐집니다.

 

 

 

 

이렇게 오리들이 사이좋게 놀고 있었습니다.

 

 

 

 

 

 

 

 

 

왜 나는 이들과 다른거야... 이렇게 고민했던 미운오리개끼..

 

 

 

 

허, 미운오리새끼가 제 동족을 만났습니다. 백조가 된 것이지요. 우리는 언제나 이런 날을 꿈꾸며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