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내는 것은 정말 아이를 낳는 것과 흡사하더군요."
김영희씨는 자신의 책 "행복한 기적"의 출간에 얽힌 이야기를 내게 들려줬다.
처음에 글을 쓰고자 했을때 출판사와 접촉했는데, 출판사측에서는 대필을 권고하였다 한다. 대필작가료를 그녀가 부담해야 하는 것은 당연.
그녀는 대필을 거부하고, 혼자 글을 쓰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얻어진 원고를 들고, 출판사문을 두드렸다. 처음에는 자비출판을 주로 해주는 출판사들이었는데, 그들은 심지어 글을 읽지도 않고, 우선 "흥정"을 해왔다. 김영희씨는 나무를 죽여서 책을 만드는 것인데, 그런 식의 책 출간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출판사 순례가 시작되었다. 원고는 읽히지도 않고, 거절받기도 하고, 아예 응답없는 출판사도 있고. 그중에서 한 출판사에서는, "우리 출판사는 쟁쟁한 작가들의 작품만 출판하기 때문에 안되지만, 김영희씨의 원고는 가치가 있다. 포기하지 말고 계속 하라"는 대답을 들었다. 김영희씨는 그때 자신에게 격려를 해줬던 그 편집장에게 깊은 고마움을 느낀다고 했다.
거의 마지막 시도라고 보낸 곳이 "다밋 출판사".
이 출판사에서 좋은 소식이 왔다. 김영희씨가 방문해본 그 출판사는 무척 영세해보였고, 그래서 안스러워 얼마간의 제작비를 부담할 것을 언질해주었지만, 출판사측 왈 "작가들로부터 돈을 받으면, 제대로된 책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김영희씨가 쓴 원고를 출판사 편집부의 교정을 거쳐 세상에 태어났다. 지난글에서 언급한 적이 있지만 42군데의 출판사를 거쳐서 얻어낸 값진 노력의 끝이다.
지난 글 보기 : 행복한 작은 키의 기적.. 김영희씨
http://blog.daum.net/mindyleesong/13722125
김영희씨는 세상에 태어난 그 어린것(책)을 위해 한국에 방문할 것이라고 했다. 잘 성장하도록 돌봐주는 것이 그 책을 낳은 산모의 책임이라며.
그녀는 또한 "아침마당" 출연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지난 2월 2일 아침마당에 출연해, 자신의 살아온 날을 목요특강 형식으로 들려줬었고, 필자도 그를 보고, 김영희씨에 대해 전반적인 이해를 하게 되었다.
원래 아침마당은 "생방송"으로 진행하는데, 캐나다로 돌아올 시간이 임박하여 생방송 날짜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다. 김영희씨는 그런 와중에서 작가, 피디와 면담을 갖고 녹화방송 스케줄을 얻어내는 쾌거를 이뤘다.
녹화일 당시, 그녀는 집에서 두벌의 옷을 준비해 갔는데, 한벌은 좀 화려한 것으로, 한벌은 소박한 것이었는데, 작가 왈, "한국사람들은 너무 잘난 사람을 보면, 주는 것 없이 미운사람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털털한 소박한 옆집 아줌마 컨셉"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다. 그래서 좀 "빠지는 옷"을 입고 텔레비전에 출연했던 것이라고. 실제로 한번밖에 보지 않았지만, 그때 김영희씨의 옷품새는 꽤, 도회적이고, 세련되었던 것을 기억한다.
김명희씨의 아침마당 강의는 초보자답지 않게 일사천리로, 알차게 진행되었던 것을 내가 추켜주었는데, 그녀의 강의는 그동안 심심치않게 있어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
김영희씨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 희망이 보이지 않는 이들에게 자신의 이야기가 깊게 스며드는 것을 볼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 5월 한국을 방문하게 되면, 교도소, 대안학교등의 강의 스케줄이 잡혀있다며, "육두문자"까지 쓰며 하는 강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최근에 책을 읽었다는 팬들로부터 팬레터를 받기 시작했는데, 10대, 20대등 자신이 겨냥했던 사회초년생들이 아니라, 인생을 지긋이 살아오신 어른들이 많다며, 참 신기한 일이라고 웃는다. 김영희씨의 바램은 인생의 지표를 결정하는 청년기의 사람들이 읽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들이 읽고, 나아길 방향을 잡아주었으면 한다고.
그녀는 "그야말로 내 자신을 바닥부터 드러낸 책"이라며, 현재의 "화려한" 자신만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험악(?)"했던 과거 때문에 자신의 곁을 떠난 자들도 있다며 좀은 씁쓸하다 말하기도 하였다.
그녀의 책이 캐나다에 도착했단다. 출판기념회가 4월 14일 정오 12시에 열린다.
약간은 빈말로 "무얼 도와줘야 할텐데..."라고 얼버무렸더니, "먼곳에서 오는 것만으로도 감사"라며 마음의 부담을 덜어준다. 책에는 내가 알고 있는 김영희씨보다 더 크고, 어쩌면 험악한 내용들이 들어있는 것 같다. 그녀는 자신이 회계사가 된 것은 "세상에 말을 할때 권위를 세워주는 역할"인 것 같다고 한다. 김영희씨는 아직도 할말이 많다. 역사의식이 없는 한국의 청년들에게 말이다.
그녀의 관심은 위안부들, 다문화 가족들등 소외받은 계층들에 있다. 그래서 책 수익금을 "종군위안부 쉼터"와 "다문화 학교"에 모두 쓰기로 했다. 캐나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그녀가 그런 역사인식을 갖게 된 동기가 궁금하다. 중요한 것은 책에 있을 것이다.
김영희 "행복한 기적" 출판기념회
일시 : 2012년 4월 14일 정오 12시
장소 : 1 Greenland Rd. Toronto (Don Mills & Lawrence 남쪽)
St. Mark's Presbyterian Church
책 수익금: 종군위안부 쉼터와 다문화 학교에 기부
p.s. 혹, 참여를 원한다면.. 행사주관자를 위해서 제게 알려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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