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쯤이었던 것 같다. "현주"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웃해 살던 그녀가 토론토로 이사간 후에는 자주 통화가 없었던 터라 무척 반가왔는데, 위안부들을 위한 기금마련 조찬회가 있다는 연락이다. 현주의 남편이 캐나다 정신대 대책 협의회 위원으로 있으면서 이 일을 주관하게 됐는데 한국에서 온 장점돌 할머니와 몇분의 위안부들이 증언을 하고, 캐나다 국회에서 위안부 관련 법안이 통과되도록 압력을 행사한다는 내용이다.
나는 "지인"으로서 만이 아니라 다음 블로그 뉴스의 기자로서 그 행사에 참여하고 싶었었다. 그러나 그때 한국에서 시어머니가 와계셨고, 3시간을 달려가서 그 일을 취재할만큼 "열심" 또한 떨어져서 그 일은 유야무야 흘러가버렸다.
이번에 미국여행에서 돌아오니, 또다시 "보도자료"가 현주에게서 와있다. "1인 미디어"에 첫번째로 도착된 "보도자료"이다. 나는 미약하지만 이 일을 글로 다루겠다고 생각했다.
"역사"하면 어제나 오늘이나 머리가 지끈거린다.
무언가 풀리지 않는 문제를 껴안고 있는 학생같은 마음이 든다.
그 "역사"의 한가닥을 잡고, 진실을 밝혀보려는 사람은 그래서 다시 바라보게끔 된다.
그들은 현재의 역사도 아니고, 잊혀질만한 세계2차대전 당시의 아시아의 역사를 재확인한다고 한다. 그래서 설립된 단체가 Canada Alpha(캐나다 알파)이다. 역사를 생각하는 중국인들에 의해 지역봉사단체의 성격으로 설립된 캐나다 알파는 말하자면 아시아의 역사를 캐나다에서 자라나는 2세들에게 정확히 가르쳐주고자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1997년 브리티시 콜롬비아, 캘거리, 토론토 3개 지역에 세워져 활동중이다. 이들의 몇년간의 노력으로 2005년에 서양사회에서는 최초로 아시아의 역사를 정식으로 고등학교 교과과정으로 채택되는 성과가 있었으며 지난 2004년부터는 매해 여름 캐나다 전역에서 선발된 20-40명의 교사들을 인솔하여 중국 역사기행을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올 해 여름 제 5회 역사기행은 캐나다 전역에서 선발된 35명의 고교 교사들이 2차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벌어진 참상의 잔상이 남아있는 상하이, 하얼빈, 난찡을 돌아보고 마지막으로 서울을 방문하게 된다는 것이다. 서울에서의 일정중 중요한 것은 14일날 오전 10시 30분 서대문 동북아 역사재단에서 있을 기자회견이다. 또한 그들은 역사적 현장을 방문하고, 박물관 견학, 전쟁 생존자와의 만남, 역사 관계자들과의 대담등의 스케줄이 있다.
이번 서울방문 코디네이터로는 내게 보도자료를 보낸 Community Representative(지역 대표)로 활동하게 된 "조현주"씨가 맡고 있다. 그녀는 위안부 행사때 통역사로 일했던 것이 계기가 되어 통역, 여행준비, 그리고 한국사회 알리미 역할로 제안받은 듯싶다.
현주는 보도자료에서 "많은 언론인들이 참석하여 행사의 취지를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원한다"고 도움을 청하고 있다.
한국 기자회견 전에 토론토에서는 26일 12시 Scarborough의 이홍 센터(Yee Hong Centre)에서 열린다.
평화와 화합의 역사기행(Peace & Reconciliation Study Tour)이란 이름에서도 알수 있듯이 왜곡되고 무시된 역사의 잔해들을 뒤적여 굴곡된 역사를 바로잡는 것에 온힘을 기울여 평화와 화합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중국 커뮤니티에서 독자적으로 했던 것을 아시아의 각국에 문호를 넓힌 것은 그 단체의 규모가 성장하면서, 그 당시에 피해국으로서 함께 일해야함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www.torontoalpha.org(토론토 알파)www.alpha-canada.org(캐나다 알파)
지난 2007년(으로 추정) 역사기행때 찍은 기념사진.
현주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이 세상에서 모두 사라지더라도 그들의 참혹한 역사가 영원히 사라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을 위하여 일한다"고 말한다. 위안부 할머니들에 관한 한국사회의 관심과 활동은 줄기차게 이뤄지고 있다고 믿는다. 알파의 역사기행은 이 일을 연합하여 도모한다는 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알파기관이 해오고 있는 역사탐방은 피해지역을 방문하고, 전쟁 생존자들을 만나는 것등을 골자로 하면서 이것을 교육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게 지침서로 발간하는 것이다. 역사의식을 지닌 고교 교사들이 활용할 교재로 말이다. 알파재단은 내년에 있을 재발행을 위하여 내용수정등을 준비하고 있다.
35명의 캐나다고등학교 교사들이 이번 여행에서 무엇을 얻게 될 것인지, 궁금하다. 미국과 캐나다에 "멋지고, 깨끗하고, 잘살고, 정직한 민족으로 가장 여행가고 싶은 아시아 나라 1위를 마크하고 있는 일본"에 대해 어떤 인상들을 갖게 될 것인지. 그리하여 우리의 2세들에게 어떤 역사를 가르치게 될지 말이다.
몇년전에 "동시통역사" 시험을 통과해서 좋아하던 현주 생각이 난다. 그녀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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