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부루스 카운티 산책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사람들.. 부루스 국립공원

 

Bruce Peninsula(부루스 반도)의 핵이라고 해도 좋을만한 곳이 있다.

바로 부루스 반도 국립공원( Bruce Peninsula National Park)이 그것이다.

 

깊이를 알수 없는 물이 밑에 흐르고 낭떠러지에 당신이 서있다면, 그리고 그런 것에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곳에 한번 들러보라. 그리고 힘차게 날아보라. 곁에서 보기에도 까마득해 보이는 그곳을 뛰어내리는 사람들, 이제 그곳으로 가보자.

 

 

 

 

 

 

 

http://www.brucepeninsula.org/

 

우선 부루스 반도를 설명하자면, 토론토에서 북서쪽으로 3시간 거리에 있으며 장화를 뒤집어 놓은 것과 같은 모양이다.  휴론호수(Lake Huron)와 조지안베이( Georgian Bay) 두 물을 좌우로 한 부루스반도는 위로 올라갈수록 가파라져서, 반도 서쪽 끝과 동쪽 끝이 아주 가깝고, 두 물은 성격이 달라 서쪽의 휴론호수는 한국의 서해안처럼 물이 따뜻하여, 수영하기에 적당하고, 동쪽의 물은 평상시 아주 차갑지만, 물이 맑고, 물빛도 아주 진한 것이 특징이다. 동쪽에서 아침해를 맞고, 실컷 놀다가 서쪽으로 달려가 수영하면서 지는해를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내가 핵이라 지칭한  "부루스반도 국립공원"은 반도의 꼭대기에 넓게 분포되어 있다. 1987년도에 정비된 국립공원으로 역사가 길지않아선지, 그 경관만큼 대접을 받지 못하나, 지레 염려되지만, 유명세를 타는 건 시간문제라고 보여진다. 내가 가보고,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시켜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이는 곳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런 아름다운 곳이 하루 피크닉이 가능한 정도의 거리에 있다는 것이 고맙다.

 

올해, 나는 다시 그 길을 밟았다.(그러고보니, 그간 5번은 갔던 것 같다) 교회 친구(?)들과 함께. 아이들처럼 도시락을 싸들고 소풍을 함께 한 것이다. 먹을거리를 지고 올라갈수도 없어서 트레일 입구, 많은 차들이 주차된 곳의 옆 숲속에 들어갔더니, 나무가 외부로부터 우리를 차단시켜주었다. 떨어져쌓인 작은 가지들이 푹신한 방석이 되어주었고. 하이킹보다 더 재미있는 먹거리를 해결하고 났더니, 금방 배가 불러와서 이제는 걸어야 한다.

 

하이킹 시작, 본격적으로 걷지도 않은 것 같은데, 화들짝 놀라게 되는 그 장면이 또 연출된다. 숲이면 숲, 물이면 물 그래야 하는데, 숲길에 담겨있는 물이라니. 숲이 연출한 깜짝파티처럼, 하늘을 가리는 창창한 나무들에 둘러싸였었는데, 어느 사이 이마가 시원해지면서 남빛의 물이 넓게 펼쳐져있다. 처음 오는 사람을 데리고 올때 그들이 놀라는 광경을 훔쳐보는 재미가 있다. 그저 걷다보니, 만나게 되는 벼랑끝에 펼쳐진 물의 화음들에 막혔던 속이 뚫린다. 그리고 납작한 바위들이 불규칙한 층계를 이루고 있어 오르내리는 재미가 있고,  하얀자갈이 발맛사지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오랫동안 수영하기를 원한다면, 수영신발을 신고오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전에는 맑은 물가에 블랙 플라이(Black Fly)가 있어서 곤혹스러웠다. 이것들이 물기도 해서, 그림의 떡처럼 그 청량한 물에 발만 담그고, 바로 떠나야 했는데, 어쩐 일인지 벌레 한마리 없는 완벽한 수영장이 되어 있었다. 화창한 날씨 때문인지, 그동안 적적했던 이곳에 사람들이 많이 모였고, 그들은 작정이나 한듯이 물색깔이 투명했다가, 옥색이었다가, 남색이 되는 물의 화원에서 놀고 있었다.

 

그것뿐인가.

아마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을, 다이버들을 목격할 수 있었다. 자연으로 형성된 절벽에서 몸을 날려 떨어지는 모습을. 단 한번도 보지 못했던 이 장면을 담는 행운을 잡을 수 있었다.

 

 

 

 

 

 

절벽에서 떨어진 사람들뿐 아니라, 깊은 물에서 수영하는 사람들을 위에서 내려다보니, 인간물고기들의 곡예를 보는 것 같다. 수영에 젬병인 내가 보기에 얼마나 아름답고 부러운지. 그들의 흐느적거리는 몸짓이, 물고기의 유영처럼 자유롭고 한가하다. 수영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죠지안베이의 차고 싱그런 물을 경험해보기 바란다. 

 

 

 

 

 

 

  

 

 

 

절벽뿐 아니라 이런 동굴도 있어서, 스킨스쿠버들이 자주 찾는다. Grotto라고 알려진 곳은 사람 하나가 간신히 내려갈 수 있는 작은 동굴로 이곳에 가면 물이 고여있는 동굴을 만난다. 동굴속을 수영으로 통과하면 호수로 통한다고 들었는데. 보통 사람의 눈으로는 그 입구조차 잘 보이지 않는다. 올해는 이 동굴입구를 찾지 못했다. 조금 더 걸어들어갔어야 했던 것 같은데..

 

 

 

사진을 담다보니, "물"에 대한 내 편애가 심하여 숲길은 완전히 무시되었지만, 각종 나무들 특별히 삼나무가 유명하다.  절벽에 피어난 난장이 삼나무들은 어떤 것은 1,000년이 된 것도 있다 한다. 그리고 고나리나물을 길에서 볼수 있었는데, 그종류만 해도 30가지가 넘고 각 종류의 난초들과 야생화들이 지천이라고. 그리고 각종 희귀 야생동물, 새들의 안식처가 되고 있다고 사이트에서 설명해 놓았다. 귓속말로 하는 것이지만, 곰, 뱀등을 조심하라는 말도 함께.

 

우리가 갔던 곳은 죠지안베이 트레일이었지만,  Cyprus Lake, Horse Lake, Marr Lake를 중심으로 트레일이 형성되어 있어, 걷기를 사랑한다면 작정하고 이곳에 캠핑하며 훑는 것이 좋겠다. 일상생활이 갖다주지 못하는 옥빛의 보석을 마음한켠에 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