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지금 운전자들은 이런 도로를 달리고 있다.
며칠전에 찍은 사진이지만, 바로 오늘 새로운 폭설, 폭풍경보중이기 때문이다.
집떠난 자들을 걱정하면서
입이 마르는 날..
집떠난 자들은 집에 있는 이들이 눈에 밟혀
눈을 가늘게 뜨고 전방을 주시하면서,
미끄런 도로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을터이다.
아찔한 사고로 그쳐야 하는데.
이런 날이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못다한 말이 없는지, 내심 걱정이 되기도 한다.
최악의 상황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마음속 말을 미루지 마라..
사랑한다는 그 말을..
봄을 시샘하는 동장군이 그리 쉽게 물러난다고 생각했던 건 큰 오산이었다.
마지막 생채기를 내듯, 눈폭풍이 살아서 시끌시끌한 하루다.
남편은 한국에서 온 친구를 데려다주러 토론토로 떠났다.
그는 뉴욕으로 먼저 갔다가 워싱턴, 엘에이 등 많은 일정을 남겨놓고 있다는데,
토론토 피어슨 공항에서 발목을 잡혔다.
공항에는 약속이 어겨진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비행 스케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을 것이다.
체인처럼 연결된 그들의 모든 일정이 조여졌다, 풀어졌다를 반복하며
그네를 타고 있겠지.
이것이 이 나라의 겨울이다.
두.울.
고즈넉한 눈덮인 벌판..
혼란함이 포함되지 않은 건
그것을 애정의 눈으로 바라봤기 때문이다.
내 너의 마지막 모습을 이렇게 기억하리라 하면서.
봄빛이 멀지 않아보였다.
하이에나처럼 아름다운 겨울을 찾아 눈을 희번뎍여 건져낸 것.
추운 겨울날 아침,
나무의 수액이 모두 얼어 나무를 탱탱하게 만들었다.
이번 사진 멜로디의 목적이 이 사진을 올리기 위해서였다.
싱싱한 겨울이 잡혀서 기분좋았다.
그랬는데, 사나운 눈폭풍 때문에 마음이 왔다갔다하여
이렇게 겨울의 이모저모로 탈바꿈된 사진글로 누더기 기우듯, 기우고 있다.
세.엣.
길가로 밀어부쳐진 눈이 쌓여서, 눈벽이 되었다.
2m 높이는 될듯싶다.
우리 동네 눈벽은 3m가 넘어 뉴스거리가 되기도 했다.
아래 눈벽은 오웬사운드 가는 길, 그레이 부루스 라인에서 잡은 것이다.
그런 눈벽에 없어질 글자를 새겨놓은 사람들의
장난스런 표정이 생각난다.
사라질 것들이기에
더 애뜻하게 느껴졌다.
사진은 변하는 것들의 순간을 잡아놓는다.
그래서 언제나 매력적이다.
눈벽에 씌어진 빨간 페인트에 운전자들의 마음들이 한번씩 가닿았겠다.
오너라, 봄이여
우리가 너를 융슝히 대접하리라.
네가 쏟아주는 햇빛을 남김없이 다 쓸것이다.
네가 오기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으므로.
7월에 있을 미스 미드 웨스트 선발대회 선전문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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