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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멜로디

넘어가는 해..

강박관념이다.


죽어있지 못하는 것.

안간힘..


뿜어져나오는 것,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것,

차고 넘치는 것,


기다리지 못한다.

끌어올리고.

뱉아내고.

조급하고.


사진함에는 삭제해도 되는 사진들이 80%이상이었다.

나머지 20%도 기록용, 인물보관용뿐이다.




마음에 남는 사진은 없다.


그렇게 하루해를 보낸다.

삭제될 사진을 왜 찍었을까, 반성하면서.


찍고 버리고, 찍고 잊어버리고, 찍고 한번 보고 말 사진첩에 저장하고.


이런 낭비를 하는 이유가 있어야 할텐데.

카메라 셔터 누르기가 어려워진다.

지워버릴 걸 알기 때문에.


그래도 그날의 기분이다.

찍어야 하는 그날 그 당시의 상황들.


며칠전 도로에서 넘어가는 해는 웅장했다.

세상을 덮고도 남을 크기였는데,

사진에서는 아주 작디작게 나온다.

내가 보고싶은 이미지로 확대해서 그 해를 보았기 때문이다.

해앞에 있는 것들은 눈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전신줄, 도로, 나무들, 숲들은 이미

해에 가려 그 형체가 축소되어 있다.

사진을 통해서 현실을 인식한다.


어쨋든 그럴듯한 사진은 겨우 햇빛의 도움으로 나온다.

언제나 보는 상황에 조금 덧입히는 건, 빛의 감싸줌이 있을때이다.


실망의 몇제곱으로 하게 되는 사진찍기지만,

햇빛이 있는한 또한 시도하지 않을 수 없다.

내 카메라의 파인더가 햇빛과 잘 만나기를.

넘어가는, 솟아오르는 그 햇빛의 혜택에 민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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