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주일간은 마치 브레이크(March Break) 기간이었다.
봄방학이라 하기엔 아직 날이 차니, 그저 3월에 갖는 휴식이란 이름이 적당하기도 하다.
이때를 기해 가족들이 긴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우리 가족은 큰 계획은 없었다. 그냥 집에만 있기에는 서운하니, 가까운 곳을 방문해보자, 뭐 그런 정도였다.
수요일 저녁 스트랫포드의 동생집으로 갔다. 그곳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Wings of Paradise"라고 불리는 나비원(Betterfly Conservation)으로 갔다.
나비원안에 있는 카페에서 판매하는 곤충음식들..
개미케이크와 메이플 시럽, 메뚜리요리, 달콤한 벌꿀초코
후식..
진짜 곤충을 넣어서 만들었을까??
어린 세 조카와 우리 아이들이 편안하게 함께 보낼 수 있는 곳을 탐색한 결과 그다지 멀지 않은 그곳이 적당할 것 같았다.
코끝이 시린 3월의 공기를 가르며 나비원에 들어서자 우선 박제된 나비표본이 우리를 반긴다.
아, 그 색의 현란함이라니. 우리가 화학약품으로 만들어내는 그 어떤 색도 천연의 나비색을 표현하기 어려울 듯 싶었다.
나비원은 아름답게 꾸며진 정원이었다. 작은 폭포수가 있고, 물고기와 자라가 함께 헤엄치는 연못도 있었다. 말하자면 식물원 같은. 그래서 겨울의 한끝에서 훈풍을 느낄 수 있었다.
잿빛의 나무들과 눈으로 덮인 하얀 세상에서 초록과 꽃, 그리고 조용히 날아다니는 나비의 정원에 들어가니, 약간 현기증이 났다.
곤충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 있는 막내 미리에게는 좋은 나들이가 되었다. 그러나, 그밖의 사람들에게는 좀 싱거웠던 것도 같다. 기대만큼 볼거리가 많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저 코를 벌름거리며 봄냄새를 맡은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혹시 정보가 필요한 분들을 위해서 웹사이트 주소를 올린다.
http://www.wingsofparadise.com/
자 그럼, 사진으로 나비원을 감상해보자.
들어가는 입구에 표구되어 있는 곤충들. 그 색과 모양이 아름답다.
나비가 있는 정원. 나무들이 한여름처럼 자라있었다.
생각에 잠긴 나비... 이렇게 풀이나 꽃에 앉아있는 나비에게 조용히 다가가서
손을 내밀면 나비가 손등으로 기어오른다. 아주 얌전하게 해야 한다.
사람들은 등에 어깨에 손에 나비를 붙이고, 그들과 대화하느라 바빠보였다.
이런 애벌레가 아름다운 나비가 된다니.. 호랑나비의 경우 알에서 애벌레로,
애벌레에서 번데기가 된 다음, 10일에서 15일이 지나면 성충이 된다.
번데기가 날개있는 성충(나비)으로 변하는 것을 "우화"라고 한다.
몰포나비가 번데기를 깨고 나와 젖은 날개를 말리고 있다.
많은 번데기들을 한군데에서 우화시키고 있었다. 호랑나비와 검은색 나비등이
번데기를 깨고 날개를 펴고 있다.
물 먹는 나비.. 정원안에는 이런 나비 물그릇이 곳곳에 있었다.
나비는 정말 조용(?)했다. 이렇게 조용한 나비도 날개짓을 하면, 지구 반대
편에 있는 곳에서는 폭풍이 불수도 있다는데. 이걸 "나비효과"라고 한대나?
사회학적으론 아무리 작은 일도 그 파장이 있다는 말이겠지. 의미없는 일은
없다는 말이렷다.
조카 유니에게 두 마리의 나비가 붙어있다. 함께 기뻐하는유니의 엄마와
언니들..
이렇게 날개가 헤진 것도 있었다. 막내 미리는 이를 발견하고 아주 애닯아
했는데..
요건 모양이 조금 다르지? 조카 지아가 초록색 나비와 즐거
운 한때를 보낸다.
미리의 표정은 왜 이리 엄숙한지.. 상처입은 나비 때문인지, 아니면..
..
그래서 뒤늦게 물어봤다.
- 너 나비원에서 어떤게 좋았어?
- 나비 본 것.
- 그런데 왜 얼굴이 그리 심각했니?
- 세상이 바로 그래야 하지 않을까? 나비들이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동물들이
뛰어놀고, 풀이 많고 꽃이 있는 그런 곳.
- ....
- 지금 이곳은 차가 많고, 동물들은 무서워서 나오지도 못하잖아.
- ...
- 공해가 심하고.
- 그래서 그렇게 심각했어?
- ...
- 지금은 겨울이니까 그렇지 곧 풀이 우거지면 그렇게 될거야.
- 시골은 낫지만, 도시는 더 심하지. 고치기엔 사람들이 벌여놓은 게 너무 많아.
"나비들의 낙원"을 다녀온후 꼬마 환경론자는 태산같은 걱정을 쏟아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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