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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멜로디

달팽이 행진곡

엊그제는 정말 하루종일 비가 왔다.

이런 날은 어쩔수 없이 한국이 생각난다. 

그런데 그럴싸한 비속 추억이 없는 게 안타깝다

고 끝내려고 하니, 다행스럽게도 한가지가 떠오른다.


시골길이었다.

여름방학, 뽐나는 대학생이 시골로 내려간거다.

누구와 함께 였는지, 왜 그랬는지 생각나지 않는다.

비가 온다고 다 맞을만하지 않다.

적당한 온도여야 하고, 적당한 비의 굵기여야 한다.

그때가 그랬던 것 같다.

윗동네에서 아랫동네까지 비를 맞으며 걸었다.

나중에는 신발도 양말도 벗었던 것 같다.

그 영화같은 자유스러움은 오늘날까지 뇌가 기억하고 있다.

나의 "낭만"을 시골친구들에게 과시하고 싶었던 걸까?


그때 맞았던 그 비의 감촉이 이 순간 피부의 솜털을 일게 한다.


잠시 멈춤한 사이 밖을 나갔다.

비가 오면, 그 비를 흠씬 즐기기 위해 나온 생명들이 있다.

달팽이들.. 한두 마리가 아니고, 여럿이 가을비에 끈끈한 몸을 쭉 밀어내며 주위를 살핀다.


그들의 세계에 방해꾼이 되어 셔터를 누른다.





다섯 아이들은 내가 데려다 놓았다. 그랬더니, 모두들 제몸을 재빨리 껍질안으로 감췄다.







이렇게 작은 달팽이들도 있었다. 이것은 다른 종류로 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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