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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래 루미 미리.

나래 루미의 비건 라이프

둘째의 비건(vegan) 결정은 2011년 1월이었다. 

마음속에 어렴풋하게 자리잡혔던 것이 모듬회 큰 접시에서 헛발길질 하는 게다리를 보면서 였다고 믿고 있다. 뉴욕 플러싱의 한 횟집이었다.

풍성한 여러종류의 회중에는 게도 있었는데, 몸통의 살은 발라져서 회접시에 올려져있는데, 싱싱함을 강조하느라고 올려놓은 게다리가 아직도 살아서 꿈틀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게뿐 아니라, 잘려진 문어도 몸을 비비 꼬아대고 있었다.


그렇잖아도, "먹거리"에 민감하던 그때에 죽지않은 생물이 식탁에 탁 올려졌으니, 둘째의 얼굴색이 새하야져가기 시작했다. 그후로 앞으로는 생선도 먹지 않는 비건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베지테리안과 비건 사이에서 고민하던 참이었다. 그녀의 새해 다짐이었다.


어떤 인생의 신념을 자기것으로 하는데는 여러가지 동기가 있는데, 비건들은 주로 동물애호에서 비롯되어진다고 본다. 

더 나아간다면, 다이어트를 하면서 갖게 된 음식물에 대한 관심이 육축사업의 폐해와 지구환경까지 자연스럽게 수순을 밟아간 것으로 보인다.


그럼 비건이란 무엇인가?


완전채식주의자로 불린다. 육류는 물론이고, 해산물등 일체의 "넘의 살"을 먹지 않는다. 그리고 그 육류가 만들어내는 우유, 치즈, 달걀, 꿀등도 먹지 않는다. 이런 재료가 들어간 어떤 음식도 먹지 않는다. 


채식주의와 육식주의가 가끔은 대립을 한다.

육식이 부족해서 어떤 곤란을 겪었던 사람에게는, 육식을 하지않는 사람들이 무모해보인다. 채식주의자들에게도 병이 생긴다. 암도 오고, 기타 다른 질환도 생긴다. 인생의 많은 해석되지 않는 속이야기처럼 여기에도 많은 이야기들이 숨겨져있다. 길지않은 인생을 살아온 결과, 자신에게 알맞는 방법으로 식생활을 하는 게 맞는 말이겠다. 다만, 인스턴트 음식이나, 청량음류, 설탕, 흰밀가루등 공인된 조심해야할 음식을 피한다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일단 우리는 나래와 루미의 비건 life를 조금 더 쫓아가보자.


올 여름, 둘다 아르바이트를 구하지 못했다. 농장의 야채수확 하는데서 연락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전부다. 할수없이 두 아이를 우리 가게에서 일하게 하는데, 두명이서 사이좋게 나눠서 시간을 쓰고있다. 가게가 있는 곳은 집으로부터 30 분 자동차 거리이고, 매일 출퇴근을 했는데, 어느날 기름값이 아깝다며, 가게 위층의 아파트에서 있을 것이라 하였다. 가게 이층 빈 아파트에 "민박"을 꾸며놨지만, 비어있는 시간이 많아 그애들이 그걸 이용하겠다는 말이다. 둘은 캠프를 떠나는 아이들처럼 장을 한보따리 봐왔다. 저희들이 좋아하는 비건 식재료들이다. 이 칼럼에 올려진 사진들이 아이들이 시장봐온 그것들이다. 시장본 값은 둘이 공평하게 나눴다고. 음식에 대한 책임은 내게 있는데, 저희들 먹거리를 스스로 장만하다니, 기특하구먼. 한번 쓱 훑어보니, 한 2주일은 둘이서 먹을양이 될 것 같다.


비건들을 위한 치즈도 있다. 비건 터키도 있고, 당연히 콩우유를 마신다. 비건이 되면 먹을 것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 산업이 발달해서, 비건용 햄버거까지 찾아낼 수도 있다. 


물론 주요 식재료는 야채와 과일이다. 그리고 차를 자주 마시고, 가끔은 바나나, 초코렛등으로 아이스크림을 만들어도 먹는다. 생각해보면 어린 나이에 음식에 그렇게 신경쓰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비건이 되려면, 음식을 만들고 그걸 즐겨야만 한다. 필수조건인 셈이다. 그저 고기를 안먹겠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식재료로 어떻게 음식을 만들 것인가를 끊임없이 연구한다. 


루미는 비건 요리책을 사서, 하나씩 시도하고 있다고 즐겁다고 말한다. 파스타로 만드는 요리도 많고, 특별히 두부와 콩을 이용한 요리들이 많다. 비건이 되면 부족하게 될 영양소에 대해서 본인들이 잘 알고 있다. 맹물에 꼭 레몬을 담가 마신다거나, 하는 것도 그애들이 지키는 철칙이다. 예전에는 카레를 잘먹었다. 그런데 카레 가루에 계란성분이 섞였다는 걸 알고부터는 식단에서 아웃이다. 김치도 멸치액젖이나 새우젖이 들어가면 먹지않는다. 그래서 최근에는 액젖이 들어가지 않는 김치를 담그고 있다. 된장국을 끓일 때도 다시마로만 국물을 낸다. 조금 신경을 더 쓴다면, 마른 버섯, 양파, 무우등으로 국물을 낼 수 있을 것이다. 멸치나 새우등을 넣지 않아야 비건음식이 된다.


음식을 선택한다는 건, 비단 음식만의 일이 아니다. 삶의 스타일을 바꾼다는 것이다. 생각하는 것, 행동하는 것, 즐기는 것 모두를 바꾸게 된다. 페이슬리 가게 위층으로 옮긴 것도, 필요없는 개스비를 줄인다는 생각이다. 가끔은 엄마, 아빠를 부끄럽게 만들때도 있다.


나래는 오래전에 탈모증세가 있었다. 그리고 피부도 알러지성이다. 아직도 이 두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다. 머리카락은 군데군데 빠진곳이 아직도 있다. 동물 털 알러지는 요즘 한결 나아진 것 같지만, 목과 배주변의 피부가 우둘두툴하다. 이런 것들이 비건 음식으로 치유되기를 바란다. 


나래가 알러지를 갖게 된 이유는 내게 있다고 생각한다. 나래를 임신했을때, 그동안 마시지 않았던 우유를 마시기 시작했다. 물론 뱃속의 아이를 위해서 내가 선택한 일이다. 그때 상한 우유를 먹었던 기억까지 있다. 상한 우유가 나래에게 나쁜 영향을 미쳤다, 그렇게 본능적으로 느낀다. 엄마가 좋아하지 않는 음식, 게다가 상한 것까지... 이것이 나래의 알러지에 대해 내가 갖는 죄책감이다. 


사실이야 어찌됐든, 비건들이 맹공격하는 게 우유다. 우유는 인체에 맞지 않으며, 송아지의 음식을 사람들이 먹는다는 것과, 우유에 포함된 항생제 등등으로 우유를 적대시한다. 


나래의 고등학교때부터의 친구 룩(Luke)이 있다. 학생회장도 했고, 사회활동에 관심이 많다. 그애는 정말 살이 많이 쪘었다. 그애의 엄마 역시 한국사람들이 외국에 나와서 놀래고, 다시한번 쳐다보게 되는 그런 체형을 가졌다. 집안의 내력이라고 볼만한 그런 거구의 몸매였다. 그랬는데, 룩이 비건으로 바뀌고, 대학에 가고 오랜만에 그애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딸들을 통해서 룩의 근황을 듣긴 했지만, 정말 그애를 몰라봤다.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탈렌트 외모가 되어있었다. 바지가 허리위에까지 다 올라가지 않고, 엉덩이 중간에 걸치는 그런 패션이었는데, 날렵하고 얼굴에서는 광채가 났다. 룩은 현재, 베지테리안 협회에서 일한다 들었다. 최근에는 마라톤에 도전, 체력을 다지고 있으며, 학교 등하교도 자전거로 하는등, 환경주의자의 삶으로 들어서는 것 같다. 룩의 엄마도 얼마전 마주쳤는데, 아들에게 영향을 받았는지, 살이 많이 내려있었다. 집안의 내력같아 보이던 단단한 아성이 룩의 행동으로 달라진 것을 볼수 있었다. 


루미는 여러모로 비건 덕을 많이 보는 것 같다. 얼굴을 덮었던 여드름이 때가 되었는지, 많이 들어갔고, 체형이 요가등 운동과 함께 많이 늘씬해졌다. 가끔씩 피로를 호소할 때가 있는데, 이럴 때 남편은 "비건 피로감"이라고 놀린다. 


군것질은 많이 하진 않지만, 칩스도 가끔 먹는다. 그것도 드레싱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크림(우유종류)이 들어간 것은 먹지 않는다. 음식을 살때 내용물을 반드시 읽어보고 사는 것은 기본이고, 요즘에는 비건용이라고 쓰여있는 음식들이 많아서 그런 것을 고른다.


어떻게 생각하면 까닭스럽다. 특별히 여러사람이 모인 자리가 그렇다. 아주 많은 음식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비건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은 한정된다. 그러면 곁에 있는 사람들을 신경쓰게 할때도 있다. 언젠가 야유회에 나래를 데려가게 됐는데, 그날의 주 메뉴는 갈비와 꽁치였다. 나는 나래를 위해서 따로 야채 구이를 마련해갔다. 좀 별쭝맞아 보인다. 


병에 든 물은 환경에 나빠서 마시지 않고, 반드시 물병을 갖고 다니며, 자동차 보다는 자전거나 기타 다른 공공교통을 이용하는 등 나름대로 환경을 생각하며 살아간다. 작은 움직임이라도 그것이 나중에 큰 흐름이 될 것이라 믿고 있다. 


소수지만 강력한 바람이다. 원래 고기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나는 두 아이들을 맞추는 게 어렵지 않다. 나도 은근히 비건이라고 물을 타려고 하다가, "사이비 비건"이라고 아이들에 의해서 쫓겨난다. 나는 상황에 따라서 팔색조로 변한다. 그래도 나는 "절반은 비건"이라고 내 자신을 그쪽으로 살짝 붙여놓는다.



비건들이 권장하는 단백질 소스


* Tempeh : 콩을 발효시켜 만든 인도네시아 음식 * 콩 종류 * 두부 * 땅꽁 잼 * 아몬드 * 현미

*시금치와 다른 녹색채소


집을 떠나 둘만의 처소로 갔으니, 알콩달콩 살림을 잘살고 있는 것 같다. 제 집(?)에 방문해도 된다고 해서 갔더니, 마루에 요가매트를 깔아놓고, 깔끔하게 정리해놓고 있다. 학기가 시작되면, 또다른 바쁜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독립"의 고지를 향하여 열심히 나아가고 있는 두딸이 대견하다. 가끔 위로공연차 집에 들러서 엄마밥을 먹기도 하고, 가게에 간 아빠를 위해 점심을 만들어 대령하기도 하는등, 이 여름을 "생활"에 열중하고 있다. 양양소나 그런 것들에 대한 정보가 더욱 확산되어서 음식에서 큰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비건들... 잘해봐라.



특별히 허미스(hummus)를 주목해보자(밑에 있는 것). 크림치즈, 버터, 마저린 같은 것을 먹지 않으니, 허미스를 선호한다. 

허미스는 콩으로 만든 발라먹는 잼같은 것이다. 빵에 주로 발라먹는다.



비건 식단을 따르는 두 딸 나래(왼쪽)와 루미.. 건강해 보이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