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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요

마음맞추기... 토버모리 캠핑의 모든 것



숫자가 많아질수록 마음맞추기가 힘이 든다.

우리 가족(5)과 의사표현을 오래전부터 한 막내동생(1)과의 캠핑계획을 세우고, 사이트를 뒤졌다. 

매번 가는 곳, 부루스반도 국립공원 캠핑장의 RV 사이트는 이틀간 연이어 비어있는 곳이 없다.

하루만 하고 오는 것은 진기한 경험의 70%는 맛보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좀 무리가 가더라도 2박3일 이상의 일정이 적당하다.

짱구는 굴릴수록, 더 잘 굴러가는지... 언뜻 보니 하룻밤을 자고, 캠핑 사이트를 옮긴다면 2박3일 자고 올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84 사이트에서 하룻밤 #106에서 하룻밤 이렇게 이틀 빌리기로 했다.


키치너-워터루에 사는 사촌오빠네는 참가불능을 이야기했고, 엄마도 이번 캠핑에 오지 않겠다고 했다. 총 7명이 묵을 수 있으니, 마지막 한자리는 누구든 끼어든다면 받아주겠지만, 얼핏 보기에 원하는 가족이 없는 듯싶었다.


그런데 문제는 캠핑이 임박해서 터졌다. 

미국에 사는 세째언니, 형부가 캐나다를 방문한다는 소식이다. 두분 최근에 하던 일을 접고, 첫번째 은퇴여행이 되는 셈이다. 언제나 바빠서 캐나다에 점만 찍고 갔던 두분이 여유를 갖고 오신다고 하니, 캐나다 가족들 심심턴 차에, 일거리를 만나 복잡하게 짱구들을 굴리기 시작했다.


마침, 우리가 캠핑장에 가기로 한 그 시간과 두분의 방문 스케줄이 겹치니, 당연히 두분께 캠핑을 하겠느냐고 여쭤봐야 한다.

캐나다 가족들 의견으로는 "고생스런" 캠핑에 그들을 억지로 끌어들일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있었다.

나 역시, 그런 쪽이었지만, 만의 하나, 좋아한다면 함께 하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었다.


두분이 가신다고 하기도 전에, 일단 엄마의 마음이 바뀌셨다. 세째딸 사위가 간다면 당신은 "반드시" 함께 가야 하신다는 것이다. 작년에 한번 다녀오셨던 엄마는 사실상, 어느 정도 고생스럽다는 것을 아시고, 포기하셨었는데 캠퍼 멤버에 따라서 마음은 언제고 왔다갔다 할 수 있다는 것 이해해줘야 한다. 시카고의 두분께서는 캐나다 방문을 앞두고, 캠핑을 어떻게 하느냐가 가장 큰 과제였을 것이다. 


골프광인 그분들은 가족이 있는 지역들을 돌아다니며, 골프치는 것과 캐나다 유명한 곳 한두군데 돌아보는 것을 염두에 두었지, 말만 들어도 "야만스러운" 캠핑을 생각진 않으셨을 테다.


어느날 긴 심호흡을 하고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차저차 한데, 캠핑에 대한 생각이 어떻냐는.

그랬더니, 세째언니 왈, "형부가 한번 하시겠다고 하네" 그런다.

잘 결정하셨다 하고, 후속작업에 들어갔다.


세째언니 형부가 끼니, 다른 가족들도 "합류의사"를 보내왔다. 그래서 보니, 총인원이 11명으로 늘어난다. 나는 잽싸게 캠핑 사이트를 뒤진다. 캠핑 트레일러 사이트는 바닥이 났지만, 작은 텐트 사이트는 여유가 있어서 빈곳을 이틀 예약했다.


모든 게 준비되고 나서도, 몇가지 문제가 걸렸다. 토론토에서 오시는 큰형부와 엄마를 실어올 차가 없는 것이다. 누군가 가서 모셔와야 하는데, 결국 이 문제로 작전회의차 모였던 세 자매들의 설전이 벌어졌다. 와중에 엄마는 차편이 마땅치 않으니, 오시지 않겠다고 하고. 희생해야 하는 누군가를 모처럼 방문오게 되는 세째언니, 형부에게 맡기기로 하였다. 그들분의 계획은 막내와 사촌오빠가 사는 워털루에 도착해서 며칠 보내고, 캠핑장에 가까운 우리집으로 와서 함께 캠핑을 하다가, 엄마가 계신 토론토에서 지내다가, 다시 워털루에서 시카고를 갈 계획을 세우셨던 거다. 그런데, 워터루-토론토-페이슬리-토론토-워터루 이런 식으로 여행경로가 틀어지게 됐으니, 운전거리가 많이 늘어나고, 복잡한 생각이 들었을 게다. 특별히 토론토에서 1차 집결지 페이슬리까지는 3시간이 걸리니, 오고 가고 생각하면, 만정이 떨어질만도 하다. 페이슬리에 모여, 또 2시간 토버모리로 올라가야 하니, 토론토에서 올라온 가족들은 근 5시간 걸리는 여정에서 출발부터 질리지는 않았나 모르겠다. 



 

사이프러스 레이크에서 세째언니와 형부.. 비누없이 이곳서 세수하시는 형부.





실루엣 사진들.. 뭔가 특별한 이미지를 만들려 했지만, 실패한듯.^^


최대한, 불편하지 않게 하려고 했지만, 여러가지 사정상 세째언니, 형부에게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 멀다먼 먼 곳에 각 가정이 거주하니, 온 가족이 함께 모이려면,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나는 안가도 상관없다" 하는 엄마를 설득해야 했고, 마음이 편편치 않지만, 손님을 부려먹어야 했던 우리 자매들의 고충 때문에 왈가불가 얼굴 붉히며 싸운 끝에 11명 멤버의 캠핑이 궤도에 올랐다.




캠핑사이트에 붙어있는 사이프러스 레이크.. 한여름에 튜브타고 놀면 좋을만한 곳. 석양은 이곳에서 늘 만난다.


#184번과 #36번은 그 숫자의 거리 만큼이나, 먼곳에 있었다. 36번 캠프 사이트에는 추가 차 한대를 주차하고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캠핑의 호스트로서 캠핑장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인물이다. 내가 중요해서가 아니라, 모든 물건의 소재를 나 만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누구나 나를 불러대고, 내가 없으면 손을 놓고 앉아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언니차를 빈 사이트에 주차하는데, 생각외로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차를 주차해놓고, 걸어서 돌아와야 했기 때문에. 



우리는 이사중.. 텐트는 그냥 통째로 들고가기로. 이사가 이렇게 쉽다면 매일이라도 하겠네.


캠핑장에 돌아왔더니, 모두가 원망스러운 얼굴로 나를 본다. 트레일러에 놓았던 아이스박스가 새서 얼음이 녹아 맥주박스를 젖게 만들었고, 맥주를 호기스럽게 들고나르다가, 젖은 박스밑으로 맥주가 쏟아져, 맥주를 마시기전에 땅이 흡수해버렸으며, 그 와장창 깨진 유리조각을 줏어내느라, 모두가 피곤해져있는 참이었다. 내가 있었어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겠지만, 그렇잖아도 낯선 곳에서 일을 먼저 치렀으니, 뒤숭숭한 출발이다.


한곳에선 텐트치느라 부산하고, 한곳에선 모닥불을 때고, 이제 저녁을 해야 한다. 


식단은 막내와 나와 종화언니가 짰다. 우리 셋 사이에 공통점이 하나도 없다. 성격, 생김새, 사는 방식 모두... 그런데 한가지 공통점을 찾았는데, 종화언니와 내가 7살 차이, 나와 막내가 7살 차이였다. 어쨋든 14년 사이에 태어난 우리 셋이 식단 담당을 했다. 막내와 언니가 도와주지 않았으면, 캠퍼들이 꼼짝없이 내가 한 맛없는 밥과 식단으로 삼일을 살았어야 했는데,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채식주의자 엄마, 나의 두딸까지 고려한 건강식으로 다섯끼가 채워졌다. 너무 담백해질 음식을 걱정했는지, 워털루 사촌오빠는 삼겹살과 생선을 기부해왔다. 모든 음식재료들은 집에서 다듬고 씻어왔다. 심지어 쌀까지 다 씻어오고.


부루스 국립공원 캠핑장은 전기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 그런 점 때문에 캠핑장 얻기가 다른 공원보다 수월하다. 밥통도 사용할 수 없다. 트레일러 안에는 프로판 가스가 있지만, 개스 위험이 있고, 밧데리로 안을 밝히는 전기는 들어오지만, 밥을 할 정도로 강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부루스타를 주로 이용했다. 


첫날 저녁은 된장찌개와 생선 구이.. 그리고 엄마와 내가 준비한 밑반찬이었다. 나온김에 둘째날 아침은 막내가 집에서 눌러온 누렁지밥과 남은 된장찌개, 점심에는 삼겹살과 야채, 아이들을 위해선 비건 치킨, 야채구이가 있었고, 저녁에는 수제비를 만들어먹었다. 반죽은 물론 집에서 흰 밀가루, 홀 위트 밀가루 두종류로 만들어왔고, 또

두종류의 수제비를 끓였다. 


저녁에 수제비로 좀 헐겁게 한 까닭은 모닥불에 옥수수, 감자를 구워먹을 배를 만들기 위해서. 옥수수는 구웠지만, 감자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구워서 모두 버렸다. 감자는 배고플 때나 먹는, 비상식량밖에는 안되는 것 같다.


(옆사진은 막내, 엄마, 세째언니, 왼쪽부터)



마지막 날 아침.. 남은 밥과 누룽지를 끓여서 적당히 먹고가자는 의견들이 있었지만, 아침 메뉴로 준비한 것은 콩나물 김치국과 따뜻한 밥. 나머지 쌀을 다 붓고 밥을 짓고, 잘라온 김치와 콩나물을 넣고 팍팍 끓여서 먹었다. 신주단지처럼 모시고 다시던 국물용 다시마는 사용할 때가 되니,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그냥 끓였는데도, "민디표 국"으로 인기를 얻었다. 완전 담백하다는 것이었다.^^


바리바리 싸들고 갔던 음식들을 모두 소화했고, 자칫 부족할뻔 했던 단백질 공급(삼겹살과 생선)까지, 자평하기를 음식은 A+쯤 되지 않았을지.


잠만 푹자준다면, 캠핑은 아주 즐거웠다고들 말하게 된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다.


잠자리는 우선 트레일러 침대에서 6명, 텐트에서 5명 자기로 했다. 귀빈 세째언니 형부는 물론 트레일러, 그리고 우리 가족 5명이 텐트에서 자기로 했는데, 첫날 난 죽는 줄 알았다.


에어 매트리스도 폈고, 삼단요도 있어서 잠자리는 불편하지 않았다. 막내네 텐트였는데, 넓어서 다섯명 자기에 넉넉했고, 마침 기온도 적당해서 춥지도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새벽에 일어났다. 국립공원 규칙상, 모든 음식물은 차안에 넣고 자야 한다. 밤에 동물들이 음식을 헤집고 다니기 때문이다. 텐트밖에 "크르렁"거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하는데, 나는 곰이 나타난 줄 았았다. 곰 주의보가 있기도 했기에 곰이라고 생각했다. 크르렁 씩씩거리는 사이로, 새끼들인지, 크흥크흥 하는 소리도 함께 난다. 남편을 깨웠다. 그리고 아이들도 일어났다. 텐트밖으로 보니, 곰은 아니었지만, 라쿤(너구리) 가족이 온 캠프 사이트를 뒤적이고 있다. 남편말에는 새끼곰만한 라쿤이라 한다. 


신발을 던지고 휘래쉬를 비추고 하여, 그들 가족을 쫓아냈다. 음식물을 치운다고 했었는데, 옥수수, 감자 등과, 야채등을 밖에 둔 것을 알게 됐다. 라쿤이 옥수수 몇개를 훔쳐서 달아났고, 새벽에 온 가족이 나가서 음식물을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다. 숭늉을 끓여먹고 바닥에 남은 냄비는 그냥 두고, 다른 것들은 다 치웠다. 다른 가족들은 다시 잠이 들었는데, 나는 그후로도 2번이나 라쿤 가족들이 텐트 옆에서 어슬렁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나중엔 냄비를 내팽개치는 소리, 뭔가를 훌쩍이며 핥는 소리 등등을 들으면서, 산속에 산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겠구나, 다른 가족들을 걱정하면서 잠을 잤다.


그 다음날 보니, 냄비에 있던 밥알 몇개와 국물이 싹쓸이 되어있고, 냄비는 바닥에 내동댕이쳐있다. 첫날의 경험으로 우리는 둘째날 모든 음식 단도리를 확실하게 하였다. 나의 우려와는 달리, 다른 캠퍼들은 동물 소리는 그다지 못들었는지, 불평들이 없었다.


토버모리 캠핑장에 자주 가는 이유는 너무 멀리 갈수 없는 이유가 가장 크다. 가게를 핼퍼에게 맡기고 가려면, 가는날도 조금 일해야 하고, 돌아온 날도 저녁 시간 일해야 한다. 둘째날 하루 정도는 핼퍼에게 맡길 수 있지만, 며칠간을 혼자 가게를 보라고 할수 없다. 그래서 가까우면서 후회하지 않을 곳을 찾다보니 토버모리를 가게 된다. 국립공원이라, 가격도 싸다. 이번 처럼 어른이 많이 낀 캠핑을 할 경우, 어른 수에 따라서 사이트 빌린 값을 내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이 곳은 어른 7명까지 한 사이트에 허락하니,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2번째 사이트는 사실 차 한대만 주차해놓고, 가보지도 않았다. 그만큼 사이트 공간이 넓고, 이튿날 이사해간 #106 사이트는 물과 가깝고, 넉넉해서 20평 아파트에서 40평 아프트로 이사해온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토버모리 캠핑에는 여트(yurt)도 있어 텐트가 없는 사람이라면, 여트 캠핑도 권하고 싶다. 몽골텐트식으로 만든 여트에선 지난 겨울 캠핑을 해봤는데, 특별한 경험이었다.


둘째날 새벽 5시 조금 넘어 잠이 깨졌다. 새벽 화로 담당이신 큰형부께서 불을 피워놓아서 모닥불에 앉으니, "거실"같은 기분이 난다. 조금 있다가 막내딸도 일어났다. 텐트 가장자리에 잤던 막내는 잠을 설쳤던가 보다. 나와 남편과 막내가 아침산책을 하기로 했다. 운동화가 차속에 있어서 안된다는 큰형부를 두고, 우리 셋은 꿍짝이 맞아 해돋이를 찾아서 죠지언베이까지 걷기로 했다. 


사이프러스 레이크 캠핑장에서 갈수 있는 트레일은 마(Marr) 트레일, 호스(Horse) 트레일, 죠지언베이(Georgian Bay) 트레일이 유명하다. 이 트레일들은 모두 부루스 트레일로 이어져, 토버모리 육지 끝까지 연결되어 있다. 나이아가라 단층애로 구성되어 나이아가라부터 토버모리까지 이르는 800km  대장정의 부루스 트레일 꼭지점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18km를 걸을만한 용기가 있게 되면, 한번 시도해보고 싶다. 해안가를 따라서 바윗돌들을 지나가야 될 것이다. 우리가 인어석굴이라고 부르는 그 동굴로부터 토버모리 정점까지 이 정도의 거리이다. 하루나 이틀 정도 걸을 양이지 싶다. 


막내와 남편과 함께 그루토(Grotto)까지 갔다가 호스 트레일쪽으로 내려왔다. 마 트레일은 전날 걸었던 곳이다. 새벽 미명에 갔더니, 딱 한명의 사람이 있었다. 그는 삼각대를 펴놓고 사진을 찍는다. 그래, 보기만 해도 사진작가다. 그가 내게 묻는다. 너도 사진작가냐? 나는 아마츄어라고 답했다. 그리곤 속으로 사진을 배우고 있다고 하는게 더 알맞는 대답이었겠다는 생각을 한다.



사진작가는 아침에 만난다. 그들이 좋아하는 빛은 아침과 저녁에 있다. 아침에 아무도 없는 인디언 헤드와 죠지언베이 물과 절벽들을 보니, 작가들이 아침에 열광하는 이유를 조금 더 알것 같다. 세심한 물의 결들이 사진에 잡힌다. 인디언헤드에서는 빛이 너무 약하여 사진이 잘나오지 않았다. 삼각대가 필요했던 거다. 조금씩 여명이 든 반대쪽에서 좋은 사진들을 건질 수 있었다.


남편과 막내는 차갑고 새파란 물에서 수영을 한다. 그들의 건강미와 물과 친한 모습에 나를 투영시키며, 자랑스럽다.



 스노쿨링을 하는 막내.


캠프에 돌아오니, 어른들 모두가 깨어있다. 막내동생이 자신도 깨우지 그랬느냐고, 아쉬움을 표한다. 그러고보니 진정한 캠퍼는 막내동생이 아니었을까 싶다. 준비물도 철처했고, 틈만 있으면 쉬고 싶어하시는 어른들을 독려해서 조금이라도 걷게 하는 것도 그애의 몫이었다. 세딸이 한국에 있어선지, 마치 아가씨처럼 몸가볍게 움직이며, 여러 사람을 도왔다. 육중한 트레일러 주차할때 잔가지 하나라도 세심하게 치우면서 트레일러에 스크래치 않나도록 애쓰는 걸 보니 캠핑 파트너로 손색이 없다. 


다른 캠퍼들도 모두 한가닥씩은 했다. 엄마는 밑반찬과 찹쌀가루를 묻힌 깻잎, 뽕잎, 묵 튀김으로 우리들 입을 즐겁게 해줬고(더 먹겠다고 어른들이 싸웠다!!), 큰형부는 화로 담당으로 캠핑장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으며, 세째언니는 감탄사를 연발하는 것으로 우리들의 염려를 환희로 바꿔주었다. 세째형부는 "그런데, 좋은 집 놔두고 왜 이런 고생을 하느겨?"라며 우리를 놀려댄다. 이분만은 다음에 또 캠핑을 하자고 할지, 오리무중이다. 종화언니는 아픈 다리 때문에 산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짜증이나 시무룩한 모습을 한번도 보여주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유용하게 잘 지내는 모습으로, 또한 까닭스런 잠 습관도 단체생활에 양보한 것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왔는지. 우리집 세아이들은 저희들 끼리 놀아야하는 고충이 있었지만, 그래도 어린 조카들이 없으니, 어른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무난히 캠핑생활을 잘 견뎠다.


루미의 19번째 생일이 마침 캠핑 둘째날이어서 비건식 스타일인 수박 케잌을 준비했고, 팡파레 호루라기와 안경으로 그애를 기쁘게 해줬다. 마침 수영을 갔다오는 아이를 기다려, 온 가족이 호루라기를 불어대니, 얼마나 즐거웠을지.. 루미의 성인식까지 2박3일의 꽉찬 일정이 뿌듯하기만 하다.




캠핑에 대비한 마음가짐


*불편하다.. 그것이 캠핑이다. 현실로 돌아오면, 지금의 안정된 생활에 훨씬 고마와하게 될 것이다.


*잠만 잘잔다면.. 잘자기 힘들다. 텐트든 침대가 있는 트레일러든, 어쨋든 눅눅하고, 시끄럽고(자연의 소리), 온도가 맞지 않는다. 잠을 못잤다고 그 다음날 그렇게 피로하진 않다. 잠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게 아니라면, 며칠간의 고통은 또다른 약이 된다. 가장 고역인 것은 잠자다가 화장실 가야 하는 것, 트레일러안에 작은 화장실을 이용하지 않으려는 분들이 많다. 남들에게 피해를 안주려는 그 마음은 가상하지만, 모두가 그런다면, 오히려 더 불편해질 것이다. 그깟 소리쫌 나는 것 신경쓰지 말자.


*식단은 다 짜가지고 가고, 너무 많은 음식재료를 준비하지 않는다. 언제나 부족할 것 같지만, 나중에 보면, 배불러 죽는 사람들이 생긴다. 캠핑 음식은 조리가 가능하게, 다 다듬어가고, 바로바로 끓여먹을 수 있게 한다.


*장작 부족하지 않게 준비한다. 불이 없는 캠핑은 앙꼬없는 찐빵이다. 한여름이라도, 불이 있어야 모두 모인다. 구워먹는 것에 대한 환상을 너무 갖지 않는 것도 좋겠다. 언제나 감자는 숱으로 변한다.


캠핑시즌이 끝나가는 데 이게 웬 캠핑 홍보? 사실은 캠핑 트레일러에 들인 돈이 너무 많다. 그래서 열심히 다녀야 본전을 뽑는다. 앞으로 한 10년 이상은 캠핑을 다녀야 할듯.. 캠핑 트레일러 장만할 사람은 죽자사자 캠핑할 사람들에게 권한다. 일년에 한두번 해서는 본전 근처도 못간다. 질좋은 텐트가 훨씬 경제적이다. 그걸 몰랐다..



새벽 이 길을 걸어올라가면, 인디언 헤드와 그루토를 만난다. 

죠지언베이 트레일은 휠체어로도 갈수 있도록 도로를 단장했다.

몇몇은 자연의 깊은 맛을 헤치는 심각한 도로라고 하기도 했다.

그래도 유모차를 밀거나, 다리 아프신분들 인디언 헤드까지 가, 

죠지언베이 깊은 물을 볼수 있게 만든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