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k(공원)과 Gardens(정원)은 다르다.
공원은 보다, 광범위하고 넓고, 자연친화적인 반면, 가든은 사람손이 많이 간, 인공정원이다.
이번 토론토에 가서 공원과 정원을 보고 오니, 그 차이점이 조금 눈에 보인다.
사실 방문하기 전에는 그다지 염두에 두지 않았었다.
영어로된 어휘에 반응하는 언어해독 능력에 언제나 한계가 있어, 내 멋대로 글자를 해석하는 경향이 농후하다.
어쩌면 이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란 생각이 든다.
정원에 가서 공원같지 않다 탓하기도 하고, 공원에 가선 정원의 오밀조밀함을 꿈꾸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벚꽃이 피었던 하이 팍(High Park)은 토론토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공원이다. 벚꽃이 즐비하고, 큰 호수가 있고, 조깅하는 트레일이 있으며, 이런 사람들이 쉬며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카페테리아도 넓직하니 좋았다.
그 전날 갔던, 에드워드 정원이 왜소해보였던 건, 에드워드 정원을 하이 팍과 비교하였기 때문이다. 에드워드 가든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놓고, 하이팍에 가서는 에드워드는 조금 답답했다고 생각했다.
꽃이 만발할 6월쯤에 가면, 꽃 하나하나가 자태를 뽐내느라, 분주할 것이다. 그런 꽃들을 마주하면, 작은 것들이 주는 강렬한 향기에 취하겠지.
오랫동안 가꿔온 정원이라, 나이많은 나무들과 다리들 돌계단등이 심심치않게 정원을 수놓고 있어 오후 한나절 산책하기에 딱 알맞다.
토론토 대도시에는 이렇게 일반인에게 공개된 정원과 공원이 많이 있다.
입맛대로 골라서 찾아볼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대신, 공원에서 정원을 꿈꾸진 말고, 정원에서 공원을 기대하진 말아야겠다.
지난번 벚꽃 향연을 하이팍에서 담았다.
에드워드 가든에서는 작은 야생동물들하고의 만남이 즐거웠다.
다람쥐, 빨간새(카디널), 파란새(블루제이)...
화원도 문을 열지 않았고, 본격적인 개화는 이뤄지지 않은, 겨울이 남아있는 정원의 모습.
에드워드 가든
유럽 이주민들이 1812년 전쟁 이후로 이 지역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스코틀랜드계 섬유업자인 알렉산더 밀네씨와 그 가족은 1817년 이곳에 도착했다.
밀네의 농장과 방앗간은 거의 1세기 동안 번창해서 240 헥타르의 규모로 성장했다.
이 공원을 가로지르는 물줄기는 오래전부터 밀네 크릭으로 불려졌다.
1944년 캐나다 바니쉬 주식회사를 경영하는 사업가인 루퍼트 에드워드씨는 11헥타르의 밀네 농가를 사들였다.
그후 12년간 에드워드씨는 이 부지에 여러 시도를 하였다.
예를 들어, 바윗돌벽, 연못, 다리, 화원과 9홀 골프 코스까지.
에드워드씨의 꿈을 우리는 공원에서 확인할 수 있다.
1955년 토론토시는 이 부지를 사들였고, 그때 이후로 아름답고 독특한 에드워드 가든의 모양을 갖추게 되었다.
꽃과 개울물, 큰 나무들과 구비구비 언덕으로 구성된 에드워드 가든은 도심의 사람들에게 쉼을 준다. 뉴요커들의 마음을 만져주는 곳이 센트랄 공원이라고 했던가? 도심속 정원은, 작은 야생짐승들의 서식처이면서, 손잡은 노부부와 젊은 연인들의 밀어가 담긴, 이야기를 간직한 도시의 숨구멍이다.
말린 크렌버리 과일을 누군가 나무 둥지에 흩뿌려놓았다. 그 먹이 때문에, 근접촬영에도 자리를 뜨지 못하는 다람쥐. 욕심껏 먹는 다람쥐를 욕심껏 카메라에 담는다. 할일없이 카메라 가방을 메고 다니는 아줌마의 적절한 피사체가 되어준다.
도시와 마을들이 지역주민들을 위한 시설마련중에서도 공원, 트레일, 자전거길등 자연을 풍성하게 배치한다.
단기간으로 돈이 되는 사업은 아니지만, 이런 환경들이 사람들을 끌어모은다.
이런 행정을 펼치는 마을들이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다.
누구나,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는 자연으로 품을 내주게 된다. 그리고 그속에서 편안한 노후생활을 꿈꾼다.
마지막 지상에 머물 공간은 이런 요인들로 인해서 선택이 좌지우지 될 것이다.
.... 그런데, 에드워드 가든 주변에는 그야말로 기라성같은 멘션들이 포진해있었다. 외부인의 접근을 불편해하는 것이 분명해 보이는, 곁길 주차도 허용하지 않는 저이들만의 세계다. 에드워드 가든을 방불케 하는 아름다운 정원을 꾸며놓은.. 공개된 정원을 내집처럼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은 환경에서, 그에 버금가는 환경을 만들어놓은, 그들의 고급취미를 뭐라 할 생각은 없다. 나는 공원(정원) 근처를 노부부가 마지막 거처할 지상공간으로 생각하면서 밑그림을 그리는 중, 그러기에는 너무 규모가 크고 번잡스러운 외관에 괴리감을 느끼는 중인 게다. 내 상상이 부서지는 걸 목격해야 하는 그런 것....
레슬리와 로우렌스(Leslie & Lawrence) 지역에 위치한 에드워드 가든을 찾다가 포기한 적이 몇번 된다. 두 길다 함정이 있다. 아마도 규모가 큰 정원을 포함하고 있어서인지 모르지만, 바닥판처럼 생긴 토론토 지형에 약간의 변화가 있고, 직선길로만 해서 정원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그날도 정원을 찾느라 주변을 헤매다가, 어느 길에 위치한 고급호화 멘션들을 보게 됐다. 그야말로 현관을 금박이로 입힌 것 같은 집까지. 미국의 어느 도로가 그랬었다. 잘 지어지고 멋있게 생긴 집들이 즐비한 그 길로 까닭없이 드라이브하는 차들이 많아서, 그 도로를 아예 주민들이 사들여, 입장료를 내야만 통과할 수 있었다. 해변을 낀 그 도로를 여행사 차타고 돌았던 생각이 난다.
"사유재산의 힘"이다. 어쩌면 알게 모르게 이런 일들이 주변에도 일어나고 있을 것같다. 내가 실수로 지나치게 된 로우렌스 근처의 길도, 머잖아 길목을 막아놓고, 필요한 사람에게만 개방하는 그런 길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고 말이다. 최적의 요지에 아름다운 집을 짓고 살고 싶은 인간들의 마음의 욕망이 커지면 커질수록 혜택은 소수에게 돌아갈 것이다. 욕망을 조절하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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