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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 그리고 우리

디지털 네이티브 vs 디지털 이민자

 

아이들은 우리와 다르다고 생각해왔다.

생각의 차이를 넘어서, "뇌 구조"의 차이가 있는 건 아닌가 싶었다.

 

그 답을 오늘 얻었다.

그들은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들이다.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개인용 컴퓨터, 휴대전화, 인터넷, mp3와 같은 디지털 환경을 태어나면서부터 생활처럼 사용하는 세대"를 뜻한다.

 

디지털 네이티브의 한축에는 디지털 이민자(digital immigrants)가 존재한다. 그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후천적으로 디지털 기술에 적응해간 30대 이상의 기성세대를 일컫는다. 디지털 언어를 구사함에 있어서 마치 외국어를 구사할때 모국어의 억양이 남아있는 것처럼 디지털시대 이전의 흔적이 남아있다는 특성이 있다고 사전은 말한다.

 

참 즐거운 발견이 아닌가?

 

외국땅에 살고있는 1차 이민자로서, 디지털 이민자라는 또다른 개념의 이민자로 살고 있음을 알게 되니, 만감이 교차한다.

 

2012년을 넘기면서, 가장 큰 사건은 나도 명실공히 디지털 이민자로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 입지 굳히기는 "기기"를 장만하는 데서 시작한다. 인터넷 검색과 다른 사람들 것 건너다 보기, 상상하기를 넘어서, 내손에 "획기적인 기기"가 들어왔을 때 한꺼번에 이민연수를 확 높인다. 26일날 "아이패드 4"를 선물받았다. 남편의 아이디어로 아이들은 약간의 돈을 보탬으로서 곁붙어  "온가족이 나에게 주는 엄청난 선물, 아이패드"를 받고, 거의 울뻔했다. 가족의 선물이 아니었으면, 내손으론 절대로 장만하지 못했을 기기였다.

 

 

2013년은 새땅 디지털의 세계로 온 것이 과연 잘한 일인지, 후회할 일인지 올해가 끝나가는 시점에 서보면, 알게 될 것 같기도 하다.

 

어제는 어른들 모임중에 갑자기 각자의 아이패드등, 타블렛과 스마트폰들이 식사를 끝낸 식탁에 동원되었다. 새로운 세상에 첫발을 들인 나는 내 기기를 자랑하고 싶었고, 그들은 내가 모르는 앱의 세상을 알려주었다.

 

사실은 별것 아닐 수도 있으나, "카카오톡"이 무언지, 그 느낌이 무언지 궁금하긴 했다. 아직 스마트폰은 없지만, 아이패드만으로도 카카오톡 계정을 만들수 있었다. 내 전화기에 등록되어 있는 사람들을 친구로 하라고 알려준다. 새해가 좀 지나고, 내 아이패드에 조금 더 안정이 되면, 그들을 친구로 초대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도 실시간 대화가 된다하니, 처음 얼마간은 첫대면의 즐거움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국민 게임이라는 "애니팡"도 다운로드했다. 게임이 끝난후 자랑하고 싶냐고 물어서, 사촌오빠에게 자랑한다는 메세지를 몇번이나 날렸다. 나중에 그 정도의 점수를 자랑한 것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지, 알게 되겠지만.

 

아이들을 보면, 동시에 꽤 많은 정보를 다루고, 인터넷 대화를 하고, 학교숙제를 한다. 그것이 불가사의했다. 그런데, 아이패드를 쓰면서 보니, 나도 온갖 스크린으로 이리저리 바람불듯이 쓸려다닌다. 어디에서 작정하고 머물수가 없다.

 

이런 점이 디지털 네이티브들의 뇌구조가 다르게 형성되어 간다는 이야기인가 보다. 그들은 정보분석이 빠르고, 동시작업이 가능한 이들이다. 나는 언제나 한가지를 끝내고, 다른 것을 하는 식으로 살아왔고, 그것을 선호했다. 그런데, 이 기기는 사람을 그렇게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걸 나쁘다고만 말하고 싶지는 않다. 어쩌면 우리가 개발하지 않은 두뇌의 한곳은, 인간은 수많을 것을 동시에 할수 있는 그런 능력이 있는지도 모른다. 큰애는 나도 "애플 가족"이 되었다고 얼마나 기뻐하는지 모른다. 애플 기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끼리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등 편한 것이 많다. 제가 살고있는 세상이 얼마나 경이로운지 엄마가 알게 되어서 기쁜 표정이다.

 

아이패드로 할수 있는 가장 "쓸모있는 일"중에 이북 리더기로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교보문고 이북 앱에 무료 이북을 다운받았다. 이렇게까지 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1주일 이상? 이것이 디지털 이민자의 한계다. 그러나 앞으로 찾아내는 것도, 찾아낸 것을 실행하는 것도 점점 빨라질 것이다.

 

"어른들의 식탁"에서도 무언가 한가지 다운로드 하는데, 수십분이 소용된 것 같다. 카카오톡을 개통하는 데도 마찬가지.. 우리들은 디지털 세상이 우리를 빨리 받아들여주지 않아서 아주 고생했다. 그리고 그 고생은 모인 우리들에게 많은 웃음을 주었다. 오래전부터 아이패드를 사용하고 계신 장선생님은 내게 vicki라는 앱과 crunchyroll이라는 앱을 소개해주셨다. 한국 드라마등 쇼와 만화등을 볼수 있는 앱인 것 같다. 아이패드 4는 화질이 선명해서, 드라마 시청하는 데 문제가 없다. 어떤 드라마에는  영어 자막이 뜨니, 영어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이다.

 

이것뿐이겠는가? 앱스토어에는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것들이 수천가지가 넘을 것이다. 아직 앱까지 살펴볼 주제가 되지 않는다. 큰애가 나를 위해 다운로드 해준것만 해도 번역기, 사전, 뉴스, 유튜브, 스카이프, 날씨등 유익한 것들이고,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었다는 "페이지"는 10달러를 주고 구매하기도 했다. 아이패드로 "글"을 쓸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다. 자판이 손에 익지 않아서, 아주 많이 서툴다. 그러나 지난 주 교회에서 설교를 들으며 아이패드를 이용해 메모를 했다. 노트를 들고다녔는데, "비싼 노트"인 아이패드를 이용해야겠단 생각이다.

 

장선생님은 "나는 이것 하나면 됩니다" 그렇게 말씀하셨다. 그분의 일상에 아이패드는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 된 것 같다.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고, 뉴스를 읽고, 한국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는 들고다닐 수 있는 "미디어"로 말이다.

 

노트북이나 데스크탑으로 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다. 사실 그렇기도 하다. 그러나 아이패드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사이의 교량역이다 싶다. 노트북도 휴대를 위해 만들어졌지만, 아이패드에 비할 수는 없다. 또한 무언가를 설명하고, 보여줄때 아이패드는 유용한 도구가 된다.

 

더이상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나누는 것은 무의미해 보인다. 우리는 누구나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함께 살고있다. 전화가 그 온라인의 1등 공신이고, 텔레비전, 라디오등이 그 뒤를 잇는다. 그러다가 이제 아이패드와 스마트폰으로 움직여온 것이다. 디지털 문화는 사람들의 생각을 밖으로 끌어내는 것이 특징인 것 같다. 내가 알고있는 지식, 경험, 생각을 바로바로 띄울수 있고, 그것을 공유한다. "폐쇄적"으로 기계와 씨름하는 사람이 생성될 수도 있지만, 애니팡 점수 몇점 올렸다고 자랑메세지를 띄워 보낼 수도 있다.

 

디지털 문화가 아직은 낯설다. 그러나 아이들이 조금 더 이해되고, 비슷한 종족이 되어간다는 그런 느낌이 있기도 하다. 디지털이라는 급류에 휩쓸려가면 안되겠지만, 디지털 물살이 주는 신선한 충격을 음미해볼만 하다는 생각도 든다.

 

남편은 오랫동안 휴대폰으로 아이들과 택스트를 해왔다. 아이들과 남편은 휴대폰 텍스트로 연결되어 있다. 그에게 있어서 휴대폰은 그 정도의 의미였다. 이번에 쿠바에서 휴대폰을 잃어버리고, 다시 똑같은 걸 오픈하려고 했다. "스마트폰은 별 쓸모도 없고, 비싸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그런데 알아보니, 아주 소액의 플랜도 있었다. 와이파이만 가능한 스마트폰을 신청했더니, 한달 25달러 플랜으로 스마트폰을 공짜로 장만할 수 있었다.

 

이런 것들도 디지털 네이티브에 대한 오해일 수 있다. 디지털화가 되려면 비싸고, 끝이 없다, 그래서 시작을 하지 않는다 이런 것. 잰 걸음으로 쫓아갈 생각이 아니라면, 약간 구형의 스마트폰으로 디지털 이민자로의 입지를 굳힐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지금 디지털 찬양을 시작하였나? 그렇진 않다. 아직 사용초보자이기도 하고. 그런데 이 디지털이라는 기기가 오히려 "어른"들에게 유익할 것 같기도 하다. 할일 많은 젊은이들은 무엇을 해도 얼마나 신나겠는가? 어른들은 몸으로 하는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는다. 심심하다는 말이 절대로 나올 수가 없는 것이 디지털 세상인 것 같다. 너무 많은 "놀거리"에 침몰당하지 않으려 애써야 할 정도로.

 

그런데 함정이 있긴 하다. 너무 많은 시간 몸은 놀리지 않고, 머리와 눈만 불을 밝혀두는 우를 범할 수 있으므로.  너무 재미있는 세상, 디지털에 빠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일이 남는다. 몸을 열정적으로 놀릴 "꺼리"를 만들고, 그걸 추구하는 걸 잊지 말자. 그렇게 건강을 다져놓는 것이 첫째 목표다. 그 다음엔 네이티브들에게 도움을 받아서 그들이 밟아간 세상을 천천히 따라가 보자. 그러다보면, 네이티브에 못지않는 디지털 이민자가 될 것이다. 이민 20여년이 넘어서니, 현지인들이 두렵지 않게 되든데, 디지털 세계도 그러하려나? 한번 몸을 밀어넣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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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 백과사전에 나온 디지털 네이티브와 디지털 이민자에 대한 설명

 

 

이들에게는 인스턴트 메신저 세대, 디지털 키드, 키보드 세대, Millennial 등 다양한 별명이 있지만, 디지털 언어와 장비를 마치 특정 언어의 원어민처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는 측면에서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말이 가장 적합하다.

 

디지털 네이티브와 유사한 개념으로는 미국의 톱 블로거인 Josh Spear가 제시한 디지털로 태어난 세대(Bone Digital)와 최근 엔제너라 인사이트(nGenera Insight)의 회장인 Don Tapscott이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책에서 제시한 넷 세대(Net Generation)가 있고, 이와 대비되는 개념으로는 후천적으로 디지털 기술에 적응해 간 30대 이상의 기성세대를 일컫는 디지털 이민자(Digital Immigrants)가 있다.

 

디지털 이민자들은 디지털 언어를 구사함에 있어 마치 외국어를 구사할 때 모국어의 억양(Accent)이 남아있는 것처럼 디지털 시대 이전의 흔적이 남아있는 특성이 있다. 실제로 디지털 네이티브와 디지털 이주민은 디지털 언어의 습득 및 활용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미 스탠포드 대학에서 나온 자료에 의하면, 디지털 네이티브에 해당하는 현재 미국의 대졸자들은 살아오면서 50만개 이상의 광고를 시청했는데, 20만개 이상의 이메일과 인스턴트 메시지를 주고 받아왔다고 한다. 또한 그들은 TV시청에 2만 시간 이상, 휴대폰 사용에 1만 시간 이상, 비디오 게임을 즐기는 데 1만 시간 이상을 보내며 성장했다. 한마디로 이들의 성장환경은 기성세대와 완전히 다른 것이다. 이러한 성장환경의 차이는 디지털 네이티브의 두뇌구조를 기존의 사람들과 다르게 만들었다. 실례로 2007년 10월 미국 캘리포니아대 신경과학자 게리 스몰의 저서인 ‘디지털 시대의 뇌(Brain)'에 의하면 의사 결정과 복잡한 정보 통합에 간여하는 DLPFC(DorsoLateral PreFrontal Cortex)라는 뇌의 부위가 활성화된 정도가 크게 달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