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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과 묵상

하나님 음성을 듣는 삶

조이 도우슨이라는 사람(할머니)이 쓴 “하나님 음성을 듣는 삶”이라는 책을 어제저녁에 끝냈다.
요즘의 나의 독서는, 집안에 있되, 읽지않았던 책들을 찾아서 읽는 것이다.

 

이 책은 세상에나, 2년전에 미국에 갔을때, 한국서점에서 산 것이었다. 그때 서점에서 책을 골랐던 기억은 있는데, 그 책을 2년간이나 썩히고 있었는지는 몰랐다.

 

마음은 하나님 관련책을 읽고싶었으되,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었나 싶다.

 

그녀는 하나님 음성을 듣는 삶을 산다고 한다. 어떤 일을 하기전에 하나님의 음성을 구하는 기도를 하고, 그가 알려주는 방법대로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예수전도단의 성경교사로 여러곳에서 강연하는등, 선교생활을 하고 있다는 걸 책을 통해 알게 됐다.

 

나는, 이런 약간의 신비주의적인 경향을 신뢰하지는 않는데, 그의 책을 마지막까지 읽다보니 신비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온전히 바친 삶을 산다면 그의 말이 허황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옛 선지자들이나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그가 원하는 것을 이행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도전을 주었다.

 

그리고 그가 마지막에 왜 보통의 사람(나같은 독자)에게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을까 판단할 수 있는 몇가지 체크 리스트를 주었다.


참고를 위해서 한번 올려볼까?

 

1. 삶속에서 항상 입을 벌려 하나님을 경배하며 그분을 찬양하는가?
2. 매일의 기도 가운데 다른 사람들을 위한 중보기도를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가?
3. 하나님의 성품과 방법을 알기 위해 성경 읽기에 효과적으로 시간을 할당하고 있는가?
4. 삶속에서 꾸준히 전도하고 있는가? 아직 주님을 영접하지 못한 사람들의 이름을 불러가며 정기적으로 기도하고 있는가?
5. 균형잡힌 식생활을 통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가?
6. 정기적으로 운동하고 있는가?
7. 가족문제  a.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  b.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가?  c. 가족예배를 드리고 있는가?
8. 재정적인 문제 a. 십일조 b.헌금 c. 작정헌금 d.빌린 돈
9. 편지나 전화 등의 수단을 통해 사람들과 원만한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가?
10.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충고를 해주고 있는가?
11. 용서를 하고 있는가?
12. 감사를 적절히 표현하는가?
13. 우리가 무례하게 대했던 사람에게 겸손히 용서를 구하며 보상하고 있는가?
14. 빌린 물건을 돌려주었는가?
15. 설교 말씀이나 우리가 신뢰하는 사람에 의해 개인적으로 받은 말씀을 주의 말씀으로 알고 순종하고 있는가?
16. 다른 사람에게 약속한 일들을 행하였는가?
17. 하나님께서 다른 사람들에게 주라고 말씀하신 것들을 주었는가?
18. 겸손함과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에 근거하여 항상 사랑하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가?

 

이건 특별히 종교에 몸을 바친 목회자들이나, 선교사들 또는 그에 준하는 사람들에게나 가능할 질문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그렇게 말한다고 해서, 나와 하나님의 일대일의  관계가 내가 평신도니까 그 강도가 약해도 되는가? 종교지도자의 빽을 등에 업고 하나님 앞에 설수 있나?

이 책을 다 읽고나니, 그제서야 나는 하나님의 자녀로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전연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이 세상을 살면서 가끔 하나님을 생각하고, 내가 필요할때 하나님께 간구하면 되는지 알았다.

 

이 세상 시민으로 살아나가야 하는 법칙이 있는 반면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법칙이 따로 있다는 말이다.

 

어떤 이들은 또 그렇게도 말할 수 있다.

이세상과 하나님의 나라가 다르지 않다. 이 세상을 잘 살아내는 것이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한 것이다. 그런 것을 평신도사역이라 부를만 하다.

 

누가 딱히 이런 문장으로 나에게 설교한 적은 없지만, 나는 그렇게 받아들였었다. 살아나감과 하나님을 믿는 것에는 그다지 상충될 것이 없었다.

 

그런데, 그런데 조이 도우슨에 의하면 그렇지 않다.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을 실천해야 한다. 그때서야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

 

조이 도우슨의 방법이 다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나는 요즈음 같은 종교를 이야기해도,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다른 마음으로 있다는 것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나의 신앙이 올바른 것인지에 대해서도, 올바른 영적 지도자란 어떤 이들을 말하는 지에 대해서도   알고싶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내가 하나님의 자녀로 그에게 순종하는 전적인 신앙의 삶을 살지않았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동안 참으로 잘 살아왔다. 나에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적당히 잘 자라준 아이들, 아내 사랑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남편, 좋은 환경…

 

그런 것들이 견고한 성처럼 흔들리지 않을 줄 알았다. 이런 마음을 표현해 글을 쓰거나 하면, 나를 아는 이들은 오죽하면 “동화속에 사는 것 같다”는 말을 하곤 했다. 나는 내 삶이 특별히 동화적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내 삶이 그렇게 불려져오는 것에 대해 의아해했을뿐. 심지어는 “하나님을 믿으면서 나에겐 어떤 갈등도, 어려움도 없었다”고 호언하곤 했다.

 

그런데 그런데, 징조는 이렇게 왔다.

 

그동안 멋져보이던 것들이 보잘것 없어지기 시작했다. 변화없이 평화로운 조그만 마을이 정말 “어디를 가나 막다른 골목이 나타나는 대단히 협소하고, 사람들의 삶이 그저 그런” 초라한 시골처럼 여겨졌다.

 

아이들끼리, 교사와 학생이, 학교와 학부모가 한가족같은 작은 우리 아이들의 학교는 경시대회, 전국적인 시험에서 기도 못펴는 열등생들만을 모아놓은 곳이며, 그애들이 커서 도회로 나갔을때 문화충격을 당할 수도 있는 교육환경일수도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집도 오래되고 낡은 곳이니 쾌적하고 풍요로우면서 고급스런 그런 생활을 동경하여 “House For Sale”  사인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본다.

 

사이좋은 것 같은 우리 부부도 사실로 말하면 서로간에 도전을 주지못하고 안일하게 시간만 낭비해버린 나사풀린 그런 관계였을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이다. 내가 멋지게 걸치고 있었던 외투가 다 낡고  초라한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어쩌면, 새로운 삶의 방식이 필요한 때인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가지고 있는 것이 모두 대단했던 바울 사도가 모든 것을 한낱 쓰레기로 버린 것처럼, 바울같은 힘은 없을테니, 내 가진 모든 것이 낡고 보잘것없어보여야, 버리기 쉬울 것이니 그래서 이런 일들이 생기나?

 

아니면 현실의 눈을 뜨게 된 것일 게다. “동화처럼, 온실의 화초처럼” 살다가 만난, 초라한 현실이 나를 쓰라리게 한다.


솔직히 말하면 조이 도우슨이 주장하는 그런 삶을 살 용기가 없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이 아무리 평안하고 축복된 것이라 해도, 나는 옛사람을 벗어버리기 어려울 것 같다. 그럼에도 이런 글을 써야 하는 까닭은 예전에도 말했듯이 나의 신앙의 궤적을 남기기 위해서다. 내 몸안에서 요동치는 이런 흔적들을 흘려보내지 말고 기록하면서, 예전보다 조금 더, 한발짝만 앞으로 나아가기로 한다.

 

아이들을 보내주셔서, 그들의 사랑스러움으로 나에게 기적이 있음을 일깨워주시는 하나님을 향하여 조금씩 그 발을 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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