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으로의 여정이 그간 평탄하지 않았다.
눈물 콧물로 하소연도 해보고, 불쌍한 표정으로 동정도 바라고, 철학자적 고민에도 빠져보고..
다락방이란 카테고리에 교회와 믿음에 관한 소량의 글들을 담아두었었다.
그런데 그 "다락방"이 모 선교단체의 이름과 같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리고 그 선교단체가 정당성 여부를 의심받는 그런 단체라는 것까지. 목록의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요즘 들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말씀"을 집어넣었다. "말씀"을 읽고는 "묵상"을 해야 하니, 또한 이를 덧붙였는데, 무척 딱딱하게 느껴진다.
지난 연말에 동생들과 신앙이야기를 하게 됐다.
내 신앙의 고민을 약간 알고있는 그들의 조언을 듣다보니,
흠.. 그래 내가 그렇게 신앙인으로서는 "베이비"란 말이지? 하면서 거부감이 올라왔다.
한가닥 하는 것으로 지레 생각하고 있는데, 딱딱한 것을 소화하지 못하는, 베이비로 취급당한다는 생각을 하자, 좀 약오르기도 하고, 마음이 더욱 작게 오그라붙고 있었다.
그러다가 나의 기회가 왔을때 더 과장하여,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를 두꺼운 동앗줄인양 너스레를 떨며 이야기했다.
그랬다. 무시당하는 것이 싫었다. 처음 한번의 조언은 내가 쓴약을 먹듯 잘 받아들였지만은, 나의 상태를 그러리라 단정하고, 같은 "처방"을 연속으로 주니, 반발이 솟았다.
우습게도 신앙에서도 나는 질투와 승부의식을 느끼는 것 같앴다.
나를 빼고 두 동생이 맞장구를 치며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대단한지, 말씀이 얼마나 달콤한지, 나의 눈치를 보는 것처럼 ... 이런 맛 모르지?... 하면서 말할때는 나도 그래그래!! 하고 싶으면서도 입에서 말이 달아나는 것도 느끼고, 나는 점잖게 그들이 말하는 그 수준높은 "은혜의 강"을 짐작도 할수 없다는 것처럼 앉아있기도 했다.
그러나 그러는 와중에서도 동생들의 하나님에게로 향한 그 간절한 노력과 바람들이 읽혀지기는 했다.
동생중의 한명이 그랬다.
나는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을 따로 갖고 있다. 온전히 동행하는 시간.. 그런 시간이면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특별한 은혜를 주신다. 하나님과 만나는 자리를 잘 꾸며놓고, 그 자리에 앉아서 하나님을 만나면 되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그걸 하지 못해서 그게 안타깝다.
이런 모든 일들을 지나면서, 나는 내속에 있는 신앙을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된다. 목사님의 말씀이 그렇게 어렵게 다가왔던 것은, 나에게서 깨어부서져야 할 것이 있어서임을 깨닫게 됐다.
인간적인 믿음, 이렇게 착하게 살면 모든 것이 잘되겠지 하는 마음, 만약에 천국이 없더라도 대수냐, 있으면 그곳에 가게 될 것이고, 없더라도 크게 문제될 것 없다 하는 그런 초보적인 신앙..
기독교가 가르쳐주는 것중에서 그저 평범한 인간이 믿을 수 있는 것만 골라 믿었던 것에 대한 도전장이었다는 것이다.
목사님의 그런 강성 설교가 아니었다면, 나는 지금도 "좋은 게 좋은 것"인 신앙인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숨긴 것이 장차 드러나지 아니할 것이 없고, 감추인 것이 장차 알려지고 나타나지 않을 것이 없느니라."라는 말씀이 신명기에 나온다.
내가 아무리 "베이비"가 아닌척 하고, 도통한 듯이 하나님의 사랑하는 자녀처럼 있다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나의 바닥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숨겨져 있는 것이 하나도 없게 되는데, 그때는 어쩌란 말인가.
한사람이 나를 무시하는 것만 같아도 파르르 몸을 떨면서, 내 신앙의 근본을 묻는 물음에 부닥치면 그때는 어찌할 것인가?
말씀에 있다는 것이다.
내가 알아야 할것, 배워야 할것, 지켜야 할것이..
하나님께 매일 저녁 기도는 드렸고, 때에 따라서 성경책을 읽지만, 정해놓고, 정해진 자리에서 하지는 않았다.
새해들어서 성경을 읽기 시작한다. 기도도 드리고.
시간이 길어지면 찾는 사람들이 나온다. 주로 남편과 막내딸이.
기도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나를 부르며 남편이 다가오더니, 내 몸을 흔들기까지 한다. 아, 정말 괴롭다. 막내딸도 소리쳐 찾다가 기도하고 있는 내 몸을 조금 흔들어본다.
그 두사람, 모두 엄마가 잠들었는지 알았다고 하는데.
어쨋든 엄마(아내)의 성경읽기와 기도시간을 가족들에게서 확보해놓는 게 중요하다.
드러날 바닥을 위하여 청소를 해놓아야 한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시는 말씀들에 귀 기울일 작정이다.
세상에 범람하는 많은 교리들과 방식으로 문란해진 내 귀를 청소할 필요가 있다.
하나님이 나를 이끌어주시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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