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 시절, 종교행사를 취재하러 간 적이 있다.
찬조출연한 어느 교회의 부부중창단의 노래를 듣게 되었는데,
그 당시 반달 모양으로 서있던 단원들중
하얀옷에 까만 치마를 입은, 한 아줌마의
눈망울이 아직도 안 잊혀진다.
노래를 부르는 그윽한 자세의
그분은 나에게 합창단의 꿈을 심어주었다.
물론 그 때 나는 미혼인 시절이었으며,
결혼에 대한 어떤 계획도 갖고있지 않았다.
작년의 일이다.
교회 주보에 작은 소개글이 있었다.
올해 <서긴 컨추리 코러스(Saugeen Country Chorus)>에서
메시아 합창공연을 준비하고 있는데,
참여를 희망하는 사람은 연락하라는 내용이었다.
연락처를 보니, 아이들 피아노 선생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혀있다.
용기를 내서, 다음 피아노 교습을 받으러 갔을때,
합창단 가입의사를 밝혔다.
다이앤(선생)이 “interesting”이라고 반색하며 장소를 알려준다.
이곳에 정착한지 4년째가 되는 때였다.
매주 일요일, 2시간씩 연습하는 시간이 꿀같이 달콤했다.
메시아 곡중에서는 <할렐루야>밖에 불러본 것이 없었지만,
연습용으로 준 씨디를 많이 듣고,
집에서 맹연습했다.
발음도 서투르고, 특히 뜻을 몰라,
곡의 분위기를 살리지 못하는 것도 많았다.
첫 작업이, 전체 곡을 훑어보며,
모르는 단어 찾아 가사를 섭렵하고,
그 다음엔 내 파트인 앨토를 익힌다.
피아노 선생이 총 진행자로 연습한지 두달쯤 지나니,
진짜 지휘자가 나타났다.
오케스트라와 함께.
단원들은 첨에는 낮이 설었지만,
내 옆에서 나를 칭찬해주는 미리암 할머니부터,
연습장소로 쓰던 교회의 목사님,
또한 아버지와 두딸이 함께 나오기도 했고,
매년 <메시아>를 위해 모이는가 보았다.
공연에서의 짜릿했던 시간들,
연습장에 오가면서 씨디를 들으며 혼자
소리치며 노래하던 기억들,
공연이 끝난 후에 손님 몇몇이 들러 <메시아> 공연
정말 좋았다고, 칭찬도 해주었다.
자신은 페이슬리 커뮤니티 콰이어(페이슬리 지역 합창단)에
속해있는데, 한번 이곳에도 들어오면 어떻겠냐는 오퍼도 받았다.
페이슬리 합창단의 공연은 작년 크리스마스 공연때 보았다.
참, 아름다운 합창이었다. 문화행사라 그런지 그런대로
정장한 동네 사람들이 들어찬 교회 강당에서 펼쳐졌는데,
한국말로 해도 가사가 귀에 안들어을때가 있는데,
이 합창단의 공연은 명확한 가사전달이 참 흥미롭다고 느껴졌다.
올초, 합창단의 활동이 재개하기 시작하는 소식들이 들려왔다.
나는 여러가지 바쁘고(밥해야하니,,,ㅎㅎ)
내년쯤에 한번 시작할까 하고, 가입을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다시 다이앤이 나에게 말한다.
자신이 이번 페이슬리 합창단 반주를 맡았는데,
한번 해볼 생각이 없냐고…
<하고 싶은 맘>과 <할 수 없는 상황> 안에서
헤매다가, 연습하는 2주째가 지나갔다.
연습이 시작된 수요일 6시경이 되자 어째, 반드시 가야할 것 같았다.
가입의사가 있으면, 지휘자던지, 합창 관계자에게
우선 연락하고 그들이 새 단원을 맞을 준비를 해줬어야 하는데,
3번째까지 빠지면, 다시 시작하기 힘들것 같아,
아이들에게 밥을 차려주고 재빨리 연습장소로 갔다.
그때 호기심으로 쳐다보던 사람들,
“Can I join this choir”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이렇게 말했더니,
앉으라며, 악보를 찾아서 하나씩 준다.
그때서 반주하던 다이앤이,
자신이 추천했다고 하고, 나를 아는 다른 단원이,
우리 가게 이름을 대면서, 나를 소개하기도 한다.
아 황당하고 민망했던 출발..
알고보니, 이 합창단의 지휘자는
나와 함께 메시아 공연을 했던 사람(앨토로)이기도 했다.
어쨋든 지난 봄은 또 이 합창단 때문에 즐거웠다.
일월부터 준비해서, 6월에 무대에 한번 올리고,
다시 아이들 학교 개학하는 9월에 시작해서
크리스마스 공연을 한번 더 한다.
엊저녁 연습중인데, 한 여인이 슬쩍 나타났다.
지휘자가 돌려보니,
자신은 이번 공연에 올 수 없는데,
여기 이렇게 앉아서 조금 감상하고 갈 수 없느냐고.
조금 있다, 또 감상을 원하는 또 다른 할머니가 나타났다.
지난번 공연때는 둘째줄 맨 마지막에 서서
별 부담감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앞줄 맨 중간에 서게 됐다.
지휘자 코앞에 서있어서 음정과, 발음이 틀리면
얼굴이 빨개진다.
허약한 부분을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메시아> 공연팀은 올해 무척 약하다.
지휘자가 단원을 다 모집하지 못했는지,
지난주에는 알토 파트에 오로지 3명뿐이었다.
급기야는 엊저녁, <페이슬리 합창단>에 단원 지원요청을 해왔다.
반쯤 웃다 마는 것 같은 지휘자.
단원을 한번 일으켜세워놓으면, 음악에 빠져서
다시 앉으라는 소리를 안해, 서로들 눈치껏
앉아야만 하는.
그 지휘자가 고민하는 것을 보는 것같아 마음이 아프다.
어쨋든 페이슬리의 공연도 다가오고,
메시아 공연도 다가온다.
지휘자도, 반주자도 물론 단원들도 모두
자원봉사로, 이익금은 <페이슬리>는 푸드뱅크로
<메시아>는 어린이 여름음악캠프로 보내게 된다.
즐기면서 남을 조금 도울수도 있다니, 일거양득이다.
나의 조금 발전된 꿈은,
남편과 함께 하는 <부부중창단>을 하는것,
남편이 준비가 되는대로 다이앤을 꼬셔서 한번
해볼 수 있을까?
찬조출연한 어느 교회의 부부중창단의 노래를 듣게 되었는데,
그 당시 반달 모양으로 서있던 단원들중
하얀옷에 까만 치마를 입은, 한 아줌마의
눈망울이 아직도 안 잊혀진다.
노래를 부르는 그윽한 자세의
그분은 나에게 합창단의 꿈을 심어주었다.
물론 그 때 나는 미혼인 시절이었으며,
결혼에 대한 어떤 계획도 갖고있지 않았다.
작년의 일이다.
교회 주보에 작은 소개글이 있었다.
올해 <서긴 컨추리 코러스(Saugeen Country Chorus)>에서
메시아 합창공연을 준비하고 있는데,
참여를 희망하는 사람은 연락하라는 내용이었다.
연락처를 보니, 아이들 피아노 선생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혀있다.
용기를 내서, 다음 피아노 교습을 받으러 갔을때,
합창단 가입의사를 밝혔다.
다이앤(선생)이 “interesting”이라고 반색하며 장소를 알려준다.
이곳에 정착한지 4년째가 되는 때였다.
매주 일요일, 2시간씩 연습하는 시간이 꿀같이 달콤했다.
메시아 곡중에서는 <할렐루야>밖에 불러본 것이 없었지만,
연습용으로 준 씨디를 많이 듣고,
집에서 맹연습했다.
발음도 서투르고, 특히 뜻을 몰라,
곡의 분위기를 살리지 못하는 것도 많았다.
첫 작업이, 전체 곡을 훑어보며,
모르는 단어 찾아 가사를 섭렵하고,
그 다음엔 내 파트인 앨토를 익힌다.
피아노 선생이 총 진행자로 연습한지 두달쯤 지나니,
진짜 지휘자가 나타났다.
오케스트라와 함께.
단원들은 첨에는 낮이 설었지만,
내 옆에서 나를 칭찬해주는 미리암 할머니부터,
연습장소로 쓰던 교회의 목사님,
또한 아버지와 두딸이 함께 나오기도 했고,
매년 <메시아>를 위해 모이는가 보았다.
공연에서의 짜릿했던 시간들,
연습장에 오가면서 씨디를 들으며 혼자
소리치며 노래하던 기억들,
공연이 끝난 후에 손님 몇몇이 들러 <메시아> 공연
정말 좋았다고, 칭찬도 해주었다.
자신은 페이슬리 커뮤니티 콰이어(페이슬리 지역 합창단)에
속해있는데, 한번 이곳에도 들어오면 어떻겠냐는 오퍼도 받았다.
페이슬리 합창단의 공연은 작년 크리스마스 공연때 보았다.
참, 아름다운 합창이었다. 문화행사라 그런지 그런대로
정장한 동네 사람들이 들어찬 교회 강당에서 펼쳐졌는데,
한국말로 해도 가사가 귀에 안들어을때가 있는데,
이 합창단의 공연은 명확한 가사전달이 참 흥미롭다고 느껴졌다.
올초, 합창단의 활동이 재개하기 시작하는 소식들이 들려왔다.
나는 여러가지 바쁘고(밥해야하니,,,ㅎㅎ)
내년쯤에 한번 시작할까 하고, 가입을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다시 다이앤이 나에게 말한다.
자신이 이번 페이슬리 합창단 반주를 맡았는데,
한번 해볼 생각이 없냐고…
<하고 싶은 맘>과 <할 수 없는 상황> 안에서
헤매다가, 연습하는 2주째가 지나갔다.
연습이 시작된 수요일 6시경이 되자 어째, 반드시 가야할 것 같았다.
가입의사가 있으면, 지휘자던지, 합창 관계자에게
우선 연락하고 그들이 새 단원을 맞을 준비를 해줬어야 하는데,
3번째까지 빠지면, 다시 시작하기 힘들것 같아,
아이들에게 밥을 차려주고 재빨리 연습장소로 갔다.
그때 호기심으로 쳐다보던 사람들,
“Can I join this choir”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이렇게 말했더니,
앉으라며, 악보를 찾아서 하나씩 준다.
그때서 반주하던 다이앤이,
자신이 추천했다고 하고, 나를 아는 다른 단원이,
우리 가게 이름을 대면서, 나를 소개하기도 한다.
아 황당하고 민망했던 출발..
알고보니, 이 합창단의 지휘자는
나와 함께 메시아 공연을 했던 사람(앨토로)이기도 했다.
어쨋든 지난 봄은 또 이 합창단 때문에 즐거웠다.
일월부터 준비해서, 6월에 무대에 한번 올리고,
다시 아이들 학교 개학하는 9월에 시작해서
크리스마스 공연을 한번 더 한다.
엊저녁 연습중인데, 한 여인이 슬쩍 나타났다.
지휘자가 돌려보니,
자신은 이번 공연에 올 수 없는데,
여기 이렇게 앉아서 조금 감상하고 갈 수 없느냐고.
조금 있다, 또 감상을 원하는 또 다른 할머니가 나타났다.
지난번 공연때는 둘째줄 맨 마지막에 서서
별 부담감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앞줄 맨 중간에 서게 됐다.
지휘자 코앞에 서있어서 음정과, 발음이 틀리면
얼굴이 빨개진다.
허약한 부분을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메시아> 공연팀은 올해 무척 약하다.
지휘자가 단원을 다 모집하지 못했는지,
지난주에는 알토 파트에 오로지 3명뿐이었다.
급기야는 엊저녁, <페이슬리 합창단>에 단원 지원요청을 해왔다.
반쯤 웃다 마는 것 같은 지휘자.
단원을 한번 일으켜세워놓으면, 음악에 빠져서
다시 앉으라는 소리를 안해, 서로들 눈치껏
앉아야만 하는.
그 지휘자가 고민하는 것을 보는 것같아 마음이 아프다.
어쨋든 페이슬리의 공연도 다가오고,
메시아 공연도 다가온다.
지휘자도, 반주자도 물론 단원들도 모두
자원봉사로, 이익금은 <페이슬리>는 푸드뱅크로
<메시아>는 어린이 여름음악캠프로 보내게 된다.
즐기면서 남을 조금 도울수도 있다니, 일거양득이다.
나의 조금 발전된 꿈은,
남편과 함께 하는 <부부중창단>을 하는것,
남편이 준비가 되는대로 다이앤을 꼬셔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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