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31일>
“오늘이 며칠이지?”
둘째가 이를 닦다가 묻는다. “글쎄 3월 마지막 날인가?”
하면서 생각하니, 내 생일이 담날이란 걸 깨닫는다.
멀쑥한 표정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것마냥, 둘째 표정이 멀뚱하다.
조금있다, 막내가 “엄마 오늘이 며칠이지? “묻는다.
그때 방에서 밖을 내다보며, 하는 큰애의 말
“엄마 해피 버스 데이”
막내가 눈을 찡그리며, 울먹울먹한다.
“오늘이 아닌데,,,”
했더니, 내일이 엄마 생일이란다.
막내는 <깜짝 파티>를 준비중이었다는데, 언니가 입을 열어 무척 속상해진 얼굴이다.
학교가야 하는데,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뒷일을 하지 못한다.
“괜찮아. 엄마는 너희들이 기억해주기만 하면 돼.” 등을 토닥여 준다.
“내일 당신 생일이지?”
남편의 말….
와우, 올해 생일은 어쩐일인지 모두가 기억을 해준다.
이 정도면 됐다. 난 항상 그걸 꿈꿔왔다. 모두가 기억해주는 생일.
다른 것 하나 없더라도 그런 기억만 해준다면…
물론 특별히 남편에게 향한 기대였지만.
내일은 토론토에 갈 작정이다.
언니와, 동생과 나… 그리고 동생의 두 어린 딸 세살짜리 꼬마와 3주된 어린 것을 데리고…
장난감 도매상에서 물건도 사고, 언니친구집(나도 친구처럼 느껴지는)과, 엄마집을 방문하고, 다시 올라올 생각이다.
아이들이 엄마 생일에 엄마가 없다고 의기소침해있지 않을까 걱정이 됐지만, 오래전에 세워놓은 계획이라, 미룰 수가 없었다.
남편에게 말한다.
“내 생일 선물은 내일 여행으로 할께. 걱정하지 말아..”
<4월1일>
내 음력생일이다.
아이들이 음력을 잘 몰라, 이 날을 그냥 생일로 정해 지낸다.
아침에 엄마에게서 전화왔다.
“오늘 토론토 내려오냐? 네 생일이지? 미역국과 김 준비해놓는다. 와서 먹어라..”
항상 토론토 가면 엄마의 식사대접을 받고오긴 하지만, 그래도 내 생일 이름표 미역국을 먹게 되다니, 황송하기만 하다.
아침에 약간의 눈이 내렸다.
세명의 자매와 두명의 꼬마자매(조카)가 탄 차가 예정시간보다 1시간 늦게 떠났다.
오늘 저녁 먹을 감자탕과 밥을 준비해두고 가느라고. 오늘 저녁 상차림 담당은 남편이 하게 된다.
여자끼리의 수다…
“역시 운전은 남자가 해야 “하면서 간간히 남자를 추켜세우기도 하면서, 토론토에 들렀다. 언니친구는 새 콘도를 사서 이사했다. 점심을 맛있게 얻어먹고, 작은 궁전처럼 생긴 콘도를 구경하고. 언니 좋겠네… 하면서. 사는 이야기 한다.
도매상을 들러 엄마집에 가는 길, 하이웨이 운전하기엔 실력이 딸려서 일반도로로 많은 시간을 들이며 엄마집에 가니, 큰언니 형부도 와있다. 엄마의 따뜻한 밥을 얻어먹고… 속사포로 이야기하느라, 집안이 들썩들썩한다. 숨쉬기조차 바쁜 나들이…. 엉덩이를 뜨기가 힘겹다. 그래도 집에서 기다리는 어린 것들땜에 더이상 늦기전에 작별을 고한다.
엄마, “3주난 어린것을 데리고 여행하는 정신없는 사람들이 어딨냐”고 우리를 싸잡아 혼내신다. 예전에는 애기낳은 방에서 백일까지 나오지 않았다고.
어쨋든 나물보따리 싸줘서 차에싣고 한국식품점에 들린다. 가뿐 숨 몰아쉬며 장보기.. 남편이 좋아하는 <맛동산>과 조카가 칭얼댈때 줄 <새우깡>도 집어넣고. 김치꺼리를 사갖고 돌아온다.
엄마집에서 아이들과 전화통화로 약속한 집 당도시간은 9시. 모두 잠자리에 들 시간인데, 9시까지 도착하기가 힘겹다. <엄마생일인데…>하며 말꼬리를 흘리며 아쉬워하는 아이들 소리가 귀에 쟁쟁하다.
안개낀 길을 어렵사리 달려 집에 9시30분경 당도했다.
짐을 풀기도 전에 “애들아, 애들아 엄마왔다”소리쳐 부르고,
문앞에 가니 작은 쪽지가 붙어있다.
We waited waited and waited but you no no come come!!
So we all went to bed. Sorry.
Anyway happy birthday.
Your Children>
기다리다 기다리다 지쳐서 잠잔다는 소식이었다.
에고 가슴 아퍼라.
물건 내리고, 동생가족 보내고
다시 올라오니, 아이들이 밖에 나와있다.
왜 안자고?
모두 얼굴이 샐쭉!
완전히 맛이 간 얼굴이다.
”다 틀렸어!”거의 울듯한 둘째.
그 애가 나를 끌고다니며 보여주는데.
침대마다 사람이 들어가있는 듯이 만들어져있다.
둘째의 설명인즉, 가짜 편지를 입구에 붙여놓고, 엄마를 깜짝놀라게 해주기 위해 침대에서 자는 모양을 만들어놓고, 모두 숨어있었는데, 엄마가 늦게 오는 바람에, 모든게 무산됐다는 것이다.
막내는 숨어있던 상자속에서 잠이 들고…ㅠㅠ
저희들도 엄마가 와서 확인할때까지 어딘가에 숨어있어야 하는데, 다 들켰다는 것…
미안하고 기쁘다.
괜찮아, 괜찮아.
아이들과 식탁에 앉았다. 감춰놓은 케익이 나오고,
아이들이 선물을 가져온다.
작은 서랍장, 핀이나 고무줄을 넣을 수 있게 만들어진 장식용, 서랍장,
우리 가게에서 파는 것인데 거진 10불이나 하는 것을 막내가 샀다.
그동안 일주일에 1불씩 받고 책읽고 25전, 50전씩 모은 전재산을 다썼다 한다.
둘째의 선물,
초와 작은 장식용 인형과 들고다닐 수 있는 머리빗. 모두 보라색으로 통일했고,
포장지도 보라색 으로. 저도 10불 정도 들었다는 설명..
다음은 큰애,
그동안 설겆이해서 매일 돈을 열심히 만들더니, 엄마선물을 사는 것이 아니고,
집안 어딘가있던 작은 꽃바구니를 할수없이 가져왔다. 제대로 된 선물을 준비하지 못한 것. 욕심이 많은 큰애답다. 그래도 고맙다고 말해줬다.
남편….
장미꽃다발 12송이 부케를 준다.
다음과같이 쓰여져있는 컴퓨터로 디자인한 붓꽃(아이어리스꽃) 사진이 들어간 편지와 함께
<이민자
사십일년의 영광스러운 세월과 함께
생일을 온가족이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아이어리스 꽃, 눈동자처럼
중요한 자리에서 우리를 지켜주십시오.
엄마는 그 더 이상의 뜻입니다.
송나래, 루미, 미리 그리고 남편이 사랑의 뜻을 전하며…
이천 삼년 사월일일>
“오늘이 며칠이지?”
둘째가 이를 닦다가 묻는다. “글쎄 3월 마지막 날인가?”
하면서 생각하니, 내 생일이 담날이란 걸 깨닫는다.
멀쑥한 표정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것마냥, 둘째 표정이 멀뚱하다.
조금있다, 막내가 “엄마 오늘이 며칠이지? “묻는다.
그때 방에서 밖을 내다보며, 하는 큰애의 말
“엄마 해피 버스 데이”
막내가 눈을 찡그리며, 울먹울먹한다.
“오늘이 아닌데,,,”
했더니, 내일이 엄마 생일이란다.
막내는 <깜짝 파티>를 준비중이었다는데, 언니가 입을 열어 무척 속상해진 얼굴이다.
학교가야 하는데,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뒷일을 하지 못한다.
“괜찮아. 엄마는 너희들이 기억해주기만 하면 돼.” 등을 토닥여 준다.
“내일 당신 생일이지?”
남편의 말….
와우, 올해 생일은 어쩐일인지 모두가 기억을 해준다.
이 정도면 됐다. 난 항상 그걸 꿈꿔왔다. 모두가 기억해주는 생일.
다른 것 하나 없더라도 그런 기억만 해준다면…
물론 특별히 남편에게 향한 기대였지만.
내일은 토론토에 갈 작정이다.
언니와, 동생과 나… 그리고 동생의 두 어린 딸 세살짜리 꼬마와 3주된 어린 것을 데리고…
장난감 도매상에서 물건도 사고, 언니친구집(나도 친구처럼 느껴지는)과, 엄마집을 방문하고, 다시 올라올 생각이다.
아이들이 엄마 생일에 엄마가 없다고 의기소침해있지 않을까 걱정이 됐지만, 오래전에 세워놓은 계획이라, 미룰 수가 없었다.
남편에게 말한다.
“내 생일 선물은 내일 여행으로 할께. 걱정하지 말아..”
<4월1일>
내 음력생일이다.
아이들이 음력을 잘 몰라, 이 날을 그냥 생일로 정해 지낸다.
아침에 엄마에게서 전화왔다.
“오늘 토론토 내려오냐? 네 생일이지? 미역국과 김 준비해놓는다. 와서 먹어라..”
항상 토론토 가면 엄마의 식사대접을 받고오긴 하지만, 그래도 내 생일 이름표 미역국을 먹게 되다니, 황송하기만 하다.
아침에 약간의 눈이 내렸다.
세명의 자매와 두명의 꼬마자매(조카)가 탄 차가 예정시간보다 1시간 늦게 떠났다.
오늘 저녁 먹을 감자탕과 밥을 준비해두고 가느라고. 오늘 저녁 상차림 담당은 남편이 하게 된다.
여자끼리의 수다…
“역시 운전은 남자가 해야 “하면서 간간히 남자를 추켜세우기도 하면서, 토론토에 들렀다. 언니친구는 새 콘도를 사서 이사했다. 점심을 맛있게 얻어먹고, 작은 궁전처럼 생긴 콘도를 구경하고. 언니 좋겠네… 하면서. 사는 이야기 한다.
도매상을 들러 엄마집에 가는 길, 하이웨이 운전하기엔 실력이 딸려서 일반도로로 많은 시간을 들이며 엄마집에 가니, 큰언니 형부도 와있다. 엄마의 따뜻한 밥을 얻어먹고… 속사포로 이야기하느라, 집안이 들썩들썩한다. 숨쉬기조차 바쁜 나들이…. 엉덩이를 뜨기가 힘겹다. 그래도 집에서 기다리는 어린 것들땜에 더이상 늦기전에 작별을 고한다.
엄마, “3주난 어린것을 데리고 여행하는 정신없는 사람들이 어딨냐”고 우리를 싸잡아 혼내신다. 예전에는 애기낳은 방에서 백일까지 나오지 않았다고.
어쨋든 나물보따리 싸줘서 차에싣고 한국식품점에 들린다. 가뿐 숨 몰아쉬며 장보기.. 남편이 좋아하는 <맛동산>과 조카가 칭얼댈때 줄 <새우깡>도 집어넣고. 김치꺼리를 사갖고 돌아온다.
엄마집에서 아이들과 전화통화로 약속한 집 당도시간은 9시. 모두 잠자리에 들 시간인데, 9시까지 도착하기가 힘겹다. <엄마생일인데…>하며 말꼬리를 흘리며 아쉬워하는 아이들 소리가 귀에 쟁쟁하다.
안개낀 길을 어렵사리 달려 집에 9시30분경 당도했다.
짐을 풀기도 전에 “애들아, 애들아 엄마왔다”소리쳐 부르고,
문앞에 가니 작은 쪽지가 붙어있다.
So we all went to bed. Sorry.
Anyway happy birthday.
Your Children>
기다리다 기다리다 지쳐서 잠잔다는 소식이었다.
에고 가슴 아퍼라.
물건 내리고, 동생가족 보내고
다시 올라오니, 아이들이 밖에 나와있다.
왜 안자고?
모두 얼굴이 샐쭉!
완전히 맛이 간 얼굴이다.
”다 틀렸어!”거의 울듯한 둘째.
그 애가 나를 끌고다니며 보여주는데.
침대마다 사람이 들어가있는 듯이 만들어져있다.
둘째의 설명인즉, 가짜 편지를 입구에 붙여놓고, 엄마를 깜짝놀라게 해주기 위해 침대에서 자는 모양을 만들어놓고, 모두 숨어있었는데, 엄마가 늦게 오는 바람에, 모든게 무산됐다는 것이다.
막내는 숨어있던 상자속에서 잠이 들고…ㅠㅠ
저희들도 엄마가 와서 확인할때까지 어딘가에 숨어있어야 하는데, 다 들켰다는 것…
미안하고 기쁘다.
괜찮아, 괜찮아.
아이들과 식탁에 앉았다. 감춰놓은 케익이 나오고,
아이들이 선물을 가져온다.
작은 서랍장, 핀이나 고무줄을 넣을 수 있게 만들어진 장식용, 서랍장,
우리 가게에서 파는 것인데 거진 10불이나 하는 것을 막내가 샀다.
그동안 일주일에 1불씩 받고 책읽고 25전, 50전씩 모은 전재산을 다썼다 한다.
둘째의 선물,
초와 작은 장식용 인형과 들고다닐 수 있는 머리빗. 모두 보라색으로 통일했고,
포장지도 보라색 으로. 저도 10불 정도 들었다는 설명..
다음은 큰애,
그동안 설겆이해서 매일 돈을 열심히 만들더니, 엄마선물을 사는 것이 아니고,
집안 어딘가있던 작은 꽃바구니를 할수없이 가져왔다. 제대로 된 선물을 준비하지 못한 것. 욕심이 많은 큰애답다. 그래도 고맙다고 말해줬다.
남편….
장미꽃다발 12송이 부케를 준다.
다음과같이 쓰여져있는 컴퓨터로 디자인한 붓꽃(아이어리스꽃) 사진이 들어간 편지와 함께
<이민자
사십일년의 영광스러운 세월과 함께
생일을 온가족이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아이어리스 꽃, 눈동자처럼
중요한 자리에서 우리를 지켜주십시오.
엄마는 그 더 이상의 뜻입니다.
송나래, 루미, 미리 그리고 남편이 사랑의 뜻을 전하며…
이천 삼년 사월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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