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여행>
아침부터 엄마에게 전화한다. 목소리를 가다듬고,
...응, 엄마,,, 같이 저녁이나 먹자구, 엄마날에도 못갔고.....
이렇게 말할 셈이다. 근데, 전화를 받지 않으신다.
남편과 볼일을 다보고, 이젠 정말 전화를 받아야하는데, 배에선 꼬르륵거리는데, 아직도 집에 안계신다.
생각해주는 사람 안중에도 없는 맘변한 애인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마음의 준비가 없는 깜짝초대는 거절당했을지 모른다.
할수 없이, 남편과 같이 저녁을 먹었다.
남편이 좋아하는 <곱창전골>.
나는 담백한 음식을 좋아하지만, 괜찮다고 하고 2인분 찌개에 밥을 먹는다.
엄마없이 먹는 저녁이라 김이 샌다. 그래도, 후르륵 쩝쩝 잘먹었다.
저녁식사후 전화가 연결됐다.
"....헉헉헉...."
거의 기진맥진한 엄마 목소리!
"왜그래?"
할머니들과 베낭메고 버스타고 고비뜯으러 갔다왔는데, 차를 잘못타서 3시간 걸렸다는 엄마...
봄이면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이다.
".. 지금 토론토에 있어. 조금 있다 들어갈께."
대학에서 밤강의 듣는 남편을 떨구고, 서점을 흩어본 다음에 엄마에게 들렀다.
엄마가 좋아하는 노란카네이션과, 여러 종류의 꽃들이 심어진 긴 화분을 들고.
교회에서 올해 카네이션을 안달아 줘서, 평생에 처음으로 카네이션꽃을 달아보지 못한 어머니날이 됐다는 엄마.
그래도 괜찮아 하신다.
나도 맞장구친다.
"그럼 엄마 괜찮아. 자식들이 옆에 없어도 모두 엄마 생각하고 있었을거야. 나도 오고싶었는데, 못왔다니까?"
그날 뜯어온 <산나물> 냄새가 나는 거실에서 그렇게 잠시 방문하고, 엄마와 작별했다.
돌아오는 길... 저녁 10시에 수업이 끝나는 남편에게로 가서 그에게 핸들을 넘기고 두런두런 오다가 보니, 어디선가 번쩍번쩍하는 불빛. 경찰에게 걸렸다. 시속 50km 제한속도에서 74km로 달렸다는 늙수그레한 경찰의 말. 약간 봐주서 벌점1점과 벌금 65달러를 먹었다. 이젠 이런 일에는 신경이 곤두서지도 않는다. 조심하라는 뜻이야, 서로 그렇게 위로한다.
그 다음부터 얼마나 졸음이 쏟아지는지, 정말 정신없이 졸았다. 매주 좋아하는 공부를 위해 밤거리를 달려서 수업을 듣고 새벽1시경 집에 오는 남편이 위대해 보인다. 지겨운 공부도 하지않았고, 운전을 하지도 않는데, 정말 1초도 맨정신으로 앉아있을 수가 없다. 가끔씩, 눈을 번쩍 뜨고, 헛소리를 읖어대며 집에까지 왔다.
<그담날 아침>
아이들 아침으론 떡국, 도시락을 싸고 학교로 내뺀다. 학교자원봉사들을 불러서 학교교사와 학생들이 아침을 대접하고, 감사를 표하는 날이다. 매년 이맘때면 이런 초대장을 받는다. 아침도 먹지않고 가야함에도, 아이들이 보고싶어 빠지지 않는다. 내 아이뿐 아니라, 꼬마들의 비척비척하는 걸음걸이, 장난끼담은 볼때기, 뽐나게 차려입은 아이들을 보는게 무지 즐겁다.
오늘도 비스켓빵과 머핀, 과일칵테일, 치즈, 음료수등이 차려져있다.
아침을 다 먹을즈음, 아이들이 한학년씩 들어온다. 찬 바닥에 앉는다. 강당 둘레엔 부모들이 앉아있게 된다.
교장이 인사말한다.
"여러분들이 하는 여러가지 활동들은 여기 계신 분들의 도움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겁니다. 저쪽을 보세요."하면서 한편을 가르키니, 아이들이 모두 부모들에게 시선을 돌린다. 교장이 "이쪽도 보세요"하니, 2백명의 아이들 시선이 모두 내쪽으로 쏟아진다.
그중에서 우리 아이들 눈동자를 찾아내고, 웃음을 보낸다. 그애들과 나만 통하는 그런 표정을 짓고. 아이들이 일제히 나를 보는 것만 같다. 작은 봉사가 큰 상으로 돌아올때가 이럴때이다.
아이들은 각 학년마다 간단하게 감사를 표하는 순서를 갖는다. 그중에서 생각나는 건.
아이들이 주고받는 말처럼 서로 묻고 질문한다.
"자원봉사가 뭐지?
필드 트립을 돠와줘.
책을 읽어주지.
운전을 해주기도 해.
아침식사도 만들어주지.
그런데, 돈을 받지 않아.
돈을 받지 않아."
음악선생이 만든 곡에 가사를 입혀서 아이들이 노래한다.
그렇게 아침을 보낸다.
<이날 오후>
언니와 성경공부 모임에 갔다. 봉사자 모임 때문에 늦어졌다.
모두들 나와서 공부를 시작하고있다. <순결>에 대한 것이다.
우리의 몸은 하나님의 성전이기 때문에 성스럽고 거룩하게 사용되어져야 한다고 배운다.
다윗이 정욕을 이기지 못하고, 부하의 아내 밧세바를 아내로 맞이한 것을 찾아내서 그 안에 깃들은 뜻을 같이 나눈다.
대단한 사람 다윗,,, 하나님의 사랑안에 있는 그도 정욕때문에 그런 큰 죄악을 범한다. 밧세바의 남편을 죽이게 되기까지.
하나님의 분노가 무섭다. 왜 안 그런가. 하나님이 말하신다. 네게 부족한 것이 무엇이냐. 내게 달라고 하면 내가 주고않았겠느냐? 너는 작은 행복을 크게 여기고 사는 그런 이들의 가정을 짓밟은 것이다. 밧세바가 낳은 자식을 죽인다.
그 와중에 선지자의 말을 들은 다윗이 회개한다.
죽도록 회개한다. 자신의 잘못을 안다. 하나님이 첫번째 자식을 죽이고, 다시 2번째 아이를 주신다. 그것이 솔로몬이다.
하나님의 아픔을 보는 것같다. 사랑하는 자녀의 범죄, 그리고 그의 회개, 그를 다시 받아들이는 그런 <사람같은 하나님>을 느낀다.
그리고, 다윗같은 사람... 남 부러울 게 없는 그가 저지른 죄를 보면서 사람이 참으로 약하다 생각한다. 그러나, 그 죄에서 건져질 수 있다. 악함으로 시작된 일이 하나님의 선하게 만져주신 것을 느꼈다.
<이날 저녁>
너무 피곤해서인지 눈이 제대로 떠지지 않는다. 저녁지을 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 집에 왔지만, 한 30여분간 누워서 정신을 차린다음 밥을 차린다. 오징어볶음과 삼겹살 굽기 둘중 한가지에서 오락가락하다가, 삼겹살로 정하고 상을 차린다. 삽겹살을 구워내는데 시간이 조금 걸려서, 합창연습하러 가야 하는데 또 1분30초를 남기고 출발한다. 그래도 차는 안타고 갔다. 날씨도 좋고, 간당간당 제시간에 들어갔다.
이제 연주회가 가까와온다. 곡이 조금씩 익어간다. 누구를 초대해야 하나, 머리속이 바쁘다. 누가 온다고 해도, 티켓을 돈주고 사라고 할 작정이다. 문화에 대한 값을 치러야 한다. 그러다 보면, 남편밖에는 더 올 사람이 없어지더라만. 언니는 분명, 그리고 동생도 아마 오게 되겠지. 세 딸중 2명은 참석할테고. 가사를 아주 외울 생각을 했다. 잘 될까?
아침부터 엄마에게 전화한다. 목소리를 가다듬고,
...응, 엄마,,, 같이 저녁이나 먹자구, 엄마날에도 못갔고.....
이렇게 말할 셈이다. 근데, 전화를 받지 않으신다.
남편과 볼일을 다보고, 이젠 정말 전화를 받아야하는데, 배에선 꼬르륵거리는데, 아직도 집에 안계신다.
생각해주는 사람 안중에도 없는 맘변한 애인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마음의 준비가 없는 깜짝초대는 거절당했을지 모른다.
할수 없이, 남편과 같이 저녁을 먹었다.
남편이 좋아하는 <곱창전골>.
나는 담백한 음식을 좋아하지만, 괜찮다고 하고 2인분 찌개에 밥을 먹는다.
엄마없이 먹는 저녁이라 김이 샌다. 그래도, 후르륵 쩝쩝 잘먹었다.
저녁식사후 전화가 연결됐다.
"....헉헉헉...."
거의 기진맥진한 엄마 목소리!
"왜그래?"
할머니들과 베낭메고 버스타고 고비뜯으러 갔다왔는데, 차를 잘못타서 3시간 걸렸다는 엄마...
봄이면 일어나는 에피소드들이다.
".. 지금 토론토에 있어. 조금 있다 들어갈께."
대학에서 밤강의 듣는 남편을 떨구고, 서점을 흩어본 다음에 엄마에게 들렀다.
엄마가 좋아하는 노란카네이션과, 여러 종류의 꽃들이 심어진 긴 화분을 들고.
교회에서 올해 카네이션을 안달아 줘서, 평생에 처음으로 카네이션꽃을 달아보지 못한 어머니날이 됐다는 엄마.
그래도 괜찮아 하신다.
나도 맞장구친다.
"그럼 엄마 괜찮아. 자식들이 옆에 없어도 모두 엄마 생각하고 있었을거야. 나도 오고싶었는데, 못왔다니까?"
그날 뜯어온 <산나물> 냄새가 나는 거실에서 그렇게 잠시 방문하고, 엄마와 작별했다.
돌아오는 길... 저녁 10시에 수업이 끝나는 남편에게로 가서 그에게 핸들을 넘기고 두런두런 오다가 보니, 어디선가 번쩍번쩍하는 불빛. 경찰에게 걸렸다. 시속 50km 제한속도에서 74km로 달렸다는 늙수그레한 경찰의 말. 약간 봐주서 벌점1점과 벌금 65달러를 먹었다. 이젠 이런 일에는 신경이 곤두서지도 않는다. 조심하라는 뜻이야, 서로 그렇게 위로한다.
그 다음부터 얼마나 졸음이 쏟아지는지, 정말 정신없이 졸았다. 매주 좋아하는 공부를 위해 밤거리를 달려서 수업을 듣고 새벽1시경 집에 오는 남편이 위대해 보인다. 지겨운 공부도 하지않았고, 운전을 하지도 않는데, 정말 1초도 맨정신으로 앉아있을 수가 없다. 가끔씩, 눈을 번쩍 뜨고, 헛소리를 읖어대며 집에까지 왔다.
<그담날 아침>
아이들 아침으론 떡국, 도시락을 싸고 학교로 내뺀다. 학교자원봉사들을 불러서 학교교사와 학생들이 아침을 대접하고, 감사를 표하는 날이다. 매년 이맘때면 이런 초대장을 받는다. 아침도 먹지않고 가야함에도, 아이들이 보고싶어 빠지지 않는다. 내 아이뿐 아니라, 꼬마들의 비척비척하는 걸음걸이, 장난끼담은 볼때기, 뽐나게 차려입은 아이들을 보는게 무지 즐겁다.
오늘도 비스켓빵과 머핀, 과일칵테일, 치즈, 음료수등이 차려져있다.
아침을 다 먹을즈음, 아이들이 한학년씩 들어온다. 찬 바닥에 앉는다. 강당 둘레엔 부모들이 앉아있게 된다.
교장이 인사말한다.
"여러분들이 하는 여러가지 활동들은 여기 계신 분들의 도움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겁니다. 저쪽을 보세요."하면서 한편을 가르키니, 아이들이 모두 부모들에게 시선을 돌린다. 교장이 "이쪽도 보세요"하니, 2백명의 아이들 시선이 모두 내쪽으로 쏟아진다.
그중에서 우리 아이들 눈동자를 찾아내고, 웃음을 보낸다. 그애들과 나만 통하는 그런 표정을 짓고. 아이들이 일제히 나를 보는 것만 같다. 작은 봉사가 큰 상으로 돌아올때가 이럴때이다.
아이들은 각 학년마다 간단하게 감사를 표하는 순서를 갖는다. 그중에서 생각나는 건.
아이들이 주고받는 말처럼 서로 묻고 질문한다.
"자원봉사가 뭐지?
필드 트립을 돠와줘.
책을 읽어주지.
운전을 해주기도 해.
아침식사도 만들어주지.
그런데, 돈을 받지 않아.
돈을 받지 않아."
음악선생이 만든 곡에 가사를 입혀서 아이들이 노래한다.
그렇게 아침을 보낸다.
<이날 오후>
언니와 성경공부 모임에 갔다. 봉사자 모임 때문에 늦어졌다.
모두들 나와서 공부를 시작하고있다. <순결>에 대한 것이다.
우리의 몸은 하나님의 성전이기 때문에 성스럽고 거룩하게 사용되어져야 한다고 배운다.
다윗이 정욕을 이기지 못하고, 부하의 아내 밧세바를 아내로 맞이한 것을 찾아내서 그 안에 깃들은 뜻을 같이 나눈다.
대단한 사람 다윗,,, 하나님의 사랑안에 있는 그도 정욕때문에 그런 큰 죄악을 범한다. 밧세바의 남편을 죽이게 되기까지.
하나님의 분노가 무섭다. 왜 안 그런가. 하나님이 말하신다. 네게 부족한 것이 무엇이냐. 내게 달라고 하면 내가 주고않았겠느냐? 너는 작은 행복을 크게 여기고 사는 그런 이들의 가정을 짓밟은 것이다. 밧세바가 낳은 자식을 죽인다.
그 와중에 선지자의 말을 들은 다윗이 회개한다.
죽도록 회개한다. 자신의 잘못을 안다. 하나님이 첫번째 자식을 죽이고, 다시 2번째 아이를 주신다. 그것이 솔로몬이다.
하나님의 아픔을 보는 것같다. 사랑하는 자녀의 범죄, 그리고 그의 회개, 그를 다시 받아들이는 그런 <사람같은 하나님>을 느낀다.
그리고, 다윗같은 사람... 남 부러울 게 없는 그가 저지른 죄를 보면서 사람이 참으로 약하다 생각한다. 그러나, 그 죄에서 건져질 수 있다. 악함으로 시작된 일이 하나님의 선하게 만져주신 것을 느꼈다.
<이날 저녁>
너무 피곤해서인지 눈이 제대로 떠지지 않는다. 저녁지을 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 집에 왔지만, 한 30여분간 누워서 정신을 차린다음 밥을 차린다. 오징어볶음과 삼겹살 굽기 둘중 한가지에서 오락가락하다가, 삼겹살로 정하고 상을 차린다. 삽겹살을 구워내는데 시간이 조금 걸려서, 합창연습하러 가야 하는데 또 1분30초를 남기고 출발한다. 그래도 차는 안타고 갔다. 날씨도 좋고, 간당간당 제시간에 들어갔다.
이제 연주회가 가까와온다. 곡이 조금씩 익어간다. 누구를 초대해야 하나, 머리속이 바쁘다. 누가 온다고 해도, 티켓을 돈주고 사라고 할 작정이다. 문화에 대한 값을 치러야 한다. 그러다 보면, 남편밖에는 더 올 사람이 없어지더라만. 언니는 분명, 그리고 동생도 아마 오게 되겠지. 세 딸중 2명은 참석할테고. 가사를 아주 외울 생각을 했다. 잘 될까?
'너나, 그리고 우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집에 핀 꽃 (0) | 2003.06.01 |
---|---|
삶안에 있는 죽음 (0) | 2003.05.19 |
물 (0) | 2003.05.12 |
처음듣는 목소리.. (0) | 2003.05.04 |
몽상가들의 이야기 (0) | 2003.0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