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생각났다.
활짝 핀 꽃밭이었다.
지난 주 우리집에는 사람꽃이 피었었다.
사람들이 피어내는 이야기꽃이 피었었다.
참으로 먼곳에서 방문해준 사람들이 있었다.
얼굴도 모르며 알게 된 사람들.
바로 인터넷 친구이다.
카페에서 알게된 부부가 우리집을 찾아왔다.
작년에 나이아가라에서 함께 1박 캠프를 하며 정을 들인 부부이다.
남편은 미국인. 아주 귀여운 인상으로, 한국음식을 좋아하는 <한국맨>이다.
그들이 미국 보스턴에서 이곳까지 인터넷 지도에 의하면 10시간, 중간에 큰 휴식없이 오면 11시간 걸리는 거리를 휴가내서 찾아왔다.
나의 오랜 <페이슬리> 선전이 드디어 빛을 보게 된 사건이었다.
그 먼 거리를 달려와준 정성이 얼마나 고마운지, 우리는 <집안청소>와 <음식준비>로 그 정성의 반을 보답했다.
젊은 그 남편은 아이들에게는 오빠처럼, 삼촌처럼 그렇게 잘 놀아준다. 말이 통하고, 저희들을 이해해주는 그에게 아이들은 특별한 애정을 갖고있다.
예정에 있던 그들 부부와 하루를 보내고 이틀째 놀고있는데,
토론토의 조카가 온다는 전화가 왔다.
제 사촌(내 큰딸)의 생일이 다가오자, 선물을 한아름 사들고 3시간을 운전해서 왔다. 이 조카 역시 우리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방문자가 된다. 엄마, 아빠가 해주지 않는 것을 이 언니는 늘상 아이들편에서 들어준다. 새로나온 영화를 함께 봐주는 것도 이 언니고, 나는 보기만 해도 머리가 어지러워 가까이 가고싶지도 않은 <탈것>이 많은 <원더랜드>에 데려가주는 것도 이 언니이다. 생일때마다, 아이들을 챙겨주는 것은 물론이고.
그 조카가 올라온다는 것은 알았지만, 교회가 끝나갈 즈음, 예배당으로 찾아온 건 폴라였다. 폴라네가 소식없이 방문했던 것.
나와 함께 있는 언니의 친구인 폴라엄마는, 우리 가게 앞집에 난 집을 보러 왔다고 했다. 이 가족도 우리들에게는 특별나다. 폴라아빠는 캐네디언이어서, <영어권>의 파워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함께 점심을 정신없이 먹고(사실은 전날 먹다 남긴 음식에다가, 호박무침 한가지만 보탰었다), 동네 유람도 같이 했다.
폴라네는 <이주>의 의사가 조금있어, 우리집에서 엎어지면 코닿는 곳에 있는 할머니가 사시던 집을 보러온 것이다. 함께, 낡은 집을 둘러봤다. 폴라엄마가 다리가 불편해, 많은 시간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데, 약간 힘들것처럼 보였다. 폴라아빠는 에스컬레이터를 놓을만한 공간도 있다고 좋아했다. 어쨋거나, 이사란 쉬운 문제가 아니어서 어떻게 진행이 될지 자못 궁금하다.
그 뒤에 또 한명의 방문자가 찾아왔다. 그는 우리 언니를 보러왔다. 우리 옆 마을에서 가게하는 언니다. 언니가 우리집으로 이사온뒤 한번도 보지 못했다고, 폴라네도 볼겸 행차를 한 것이다.
저녁을 먹고, 이야기에 빠져있는데, 한팀의 방문자가 또 등장했다.
“We have another visitors!”
이것이, 이날의 나의 주요 인사였다. 다시 모두가 서로를 소개하고, 인사한다.
이분들은 옆마을에 사는데, 우리집에는 처음 오는 분들이다. 몇번인가를 우리 가게를 방문했었는데, 만나지를 못했다고. 늦은 시간이지만, 잠시 인사하러 들렸다고 한다. 예쁘게 자란 십대딸과 함께였다.
선룸과 부엌에 사람들로 꽉 찼다. 선룸에서는 남자들이 <영어>로 이야기한다.
부엌에서는 아줌마들이 <한국어>로 이야기한다.
거실에서는 아이들이 벌레와 노느라 정신이 없다.
온 집안이 왁자하다.
저녁을 먹는 동안은 제대로 된 음식을 못먹이나 해서, 마음이 동동거렸는데, 저녁식사후에는 즐기는 일만 남았다. 남아있는 과일들을 깎아내며, 행복한 마음이 가득찬다. 오늘은 우리집을 주인공으로 모두 만나게 된 것이다.
이 얼마나 뿌듯한 일인가?
오늘 지난주 왔던 폴라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번주에 다시한번 집을 보러 온다는 것이다. 콘도미니엄 아래층에 사는 한가족이 나온 집에 관심있다며 같이 올라온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안해서 들르지않고 그냥 갈 생각도 했다고 한다.
내가 정색을 하며 말한다.
“언니, 그런 말 하지 말아요. 언니가 그렇게 하면, 저에게 욕들어요. 언니가 먼곳으로부터 이렇게 와주는 것만도, 얼마나 고마운데… 사실 말하자면요, 이렇게 와주는 것이 나는 자랑스러워요. 우리집을 방문해준다는 것이 저에겐 자랑거리가 된다는 거란 말이지요.”
사실 나의 이런 병은 꽤 오래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내 사정 여하를 떠나서, 사람들을 부른다. 그러나 부른다고 다 오겠는가?
이렇게 먼곳으로 이사오고 나니, 부르긴 부르지만 반응이 없다. 그래서, 이제는 더이상 부르지 않았다. 오고싶으면 언제든 오시오, 그런 밑자리만 깔아두었다. 그것이 이제 조금씩 열매가 맺어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사람을 부른다>는 게 <부를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말은 아니다.
지난번 친구가족이 갑자기 찾아왔었다. 딸 셋이 있는. 그들은 어디 가는 길에 들렀다고 했는데, 내 마음으로는 재워보내고 싶었다. 내 속에는 어디서 자느냐, 무엇을 먹이느냐는 계산에 없다. 그때 내 옆에 앉아있던 언니가 그 후에 다른 방문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농담삼아 말했다.
“아니 근데, 민자는 사람만 불렀지, 잠잘 자리는 생각을 했는지, 이불은 깨끗한 것이 있나, 아주 근심이 됐다”는 것이다.
그 후로 언니와 내가 집안 정리를 했다. 나는 지치는데, 언니는 이 정리안된 집안을 손을 보아주고 있느라고, 입술이 다 부르트고 있다. 사람마다 제각각이라더니, 이렇게 일을 벌리는 사람과, 그 일을 마무리해주는 사람이 있나보다. 이제는 한두명, 혹은 한두가족 상시로 받을 만큼 준비가 되었다고 느낀다.
그러므로, 여러분들,,,
페이슬리를 관심갖고 지켜봐달라.
언제, 보따리싸서 한번씩들 다녀가시라.
푼수아줌마의 음식솜씨를 음미하시고…
활짝 핀 꽃밭이었다.
지난 주 우리집에는 사람꽃이 피었었다.
사람들이 피어내는 이야기꽃이 피었었다.
참으로 먼곳에서 방문해준 사람들이 있었다.
얼굴도 모르며 알게 된 사람들.
바로 인터넷 친구이다.
카페에서 알게된 부부가 우리집을 찾아왔다.
작년에 나이아가라에서 함께 1박 캠프를 하며 정을 들인 부부이다.
남편은 미국인. 아주 귀여운 인상으로, 한국음식을 좋아하는 <한국맨>이다.
그들이 미국 보스턴에서 이곳까지 인터넷 지도에 의하면 10시간, 중간에 큰 휴식없이 오면 11시간 걸리는 거리를 휴가내서 찾아왔다.
나의 오랜 <페이슬리> 선전이 드디어 빛을 보게 된 사건이었다.
그 먼 거리를 달려와준 정성이 얼마나 고마운지, 우리는 <집안청소>와 <음식준비>로 그 정성의 반을 보답했다.
젊은 그 남편은 아이들에게는 오빠처럼, 삼촌처럼 그렇게 잘 놀아준다. 말이 통하고, 저희들을 이해해주는 그에게 아이들은 특별한 애정을 갖고있다.
예정에 있던 그들 부부와 하루를 보내고 이틀째 놀고있는데,
토론토의 조카가 온다는 전화가 왔다.
제 사촌(내 큰딸)의 생일이 다가오자, 선물을 한아름 사들고 3시간을 운전해서 왔다. 이 조카 역시 우리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방문자가 된다. 엄마, 아빠가 해주지 않는 것을 이 언니는 늘상 아이들편에서 들어준다. 새로나온 영화를 함께 봐주는 것도 이 언니고, 나는 보기만 해도 머리가 어지러워 가까이 가고싶지도 않은 <탈것>이 많은 <원더랜드>에 데려가주는 것도 이 언니이다. 생일때마다, 아이들을 챙겨주는 것은 물론이고.
그 조카가 올라온다는 것은 알았지만, 교회가 끝나갈 즈음, 예배당으로 찾아온 건 폴라였다. 폴라네가 소식없이 방문했던 것.
나와 함께 있는 언니의 친구인 폴라엄마는, 우리 가게 앞집에 난 집을 보러 왔다고 했다. 이 가족도 우리들에게는 특별나다. 폴라아빠는 캐네디언이어서, <영어권>의 파워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함께 점심을 정신없이 먹고(사실은 전날 먹다 남긴 음식에다가, 호박무침 한가지만 보탰었다), 동네 유람도 같이 했다.
폴라네는 <이주>의 의사가 조금있어, 우리집에서 엎어지면 코닿는 곳에 있는 할머니가 사시던 집을 보러온 것이다. 함께, 낡은 집을 둘러봤다. 폴라엄마가 다리가 불편해, 많은 시간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데, 약간 힘들것처럼 보였다. 폴라아빠는 에스컬레이터를 놓을만한 공간도 있다고 좋아했다. 어쨋거나, 이사란 쉬운 문제가 아니어서 어떻게 진행이 될지 자못 궁금하다.
그 뒤에 또 한명의 방문자가 찾아왔다. 그는 우리 언니를 보러왔다. 우리 옆 마을에서 가게하는 언니다. 언니가 우리집으로 이사온뒤 한번도 보지 못했다고, 폴라네도 볼겸 행차를 한 것이다.
저녁을 먹고, 이야기에 빠져있는데, 한팀의 방문자가 또 등장했다.
“We have another visitors!”
이것이, 이날의 나의 주요 인사였다. 다시 모두가 서로를 소개하고, 인사한다.
이분들은 옆마을에 사는데, 우리집에는 처음 오는 분들이다. 몇번인가를 우리 가게를 방문했었는데, 만나지를 못했다고. 늦은 시간이지만, 잠시 인사하러 들렸다고 한다. 예쁘게 자란 십대딸과 함께였다.
선룸과 부엌에 사람들로 꽉 찼다. 선룸에서는 남자들이 <영어>로 이야기한다.
부엌에서는 아줌마들이 <한국어>로 이야기한다.
거실에서는 아이들이 벌레와 노느라 정신이 없다.
온 집안이 왁자하다.
저녁을 먹는 동안은 제대로 된 음식을 못먹이나 해서, 마음이 동동거렸는데, 저녁식사후에는 즐기는 일만 남았다. 남아있는 과일들을 깎아내며, 행복한 마음이 가득찬다. 오늘은 우리집을 주인공으로 모두 만나게 된 것이다.
이 얼마나 뿌듯한 일인가?
오늘 지난주 왔던 폴라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번주에 다시한번 집을 보러 온다는 것이다. 콘도미니엄 아래층에 사는 한가족이 나온 집에 관심있다며 같이 올라온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안해서 들르지않고 그냥 갈 생각도 했다고 한다.
내가 정색을 하며 말한다.
“언니, 그런 말 하지 말아요. 언니가 그렇게 하면, 저에게 욕들어요. 언니가 먼곳으로부터 이렇게 와주는 것만도, 얼마나 고마운데… 사실 말하자면요, 이렇게 와주는 것이 나는 자랑스러워요. 우리집을 방문해준다는 것이 저에겐 자랑거리가 된다는 거란 말이지요.”
사실 나의 이런 병은 꽤 오래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내 사정 여하를 떠나서, 사람들을 부른다. 그러나 부른다고 다 오겠는가?
이렇게 먼곳으로 이사오고 나니, 부르긴 부르지만 반응이 없다. 그래서, 이제는 더이상 부르지 않았다. 오고싶으면 언제든 오시오, 그런 밑자리만 깔아두었다. 그것이 이제 조금씩 열매가 맺어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사람을 부른다>는 게 <부를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말은 아니다.
지난번 친구가족이 갑자기 찾아왔었다. 딸 셋이 있는. 그들은 어디 가는 길에 들렀다고 했는데, 내 마음으로는 재워보내고 싶었다. 내 속에는 어디서 자느냐, 무엇을 먹이느냐는 계산에 없다. 그때 내 옆에 앉아있던 언니가 그 후에 다른 방문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농담삼아 말했다.
“아니 근데, 민자는 사람만 불렀지, 잠잘 자리는 생각을 했는지, 이불은 깨끗한 것이 있나, 아주 근심이 됐다”는 것이다.
그 후로 언니와 내가 집안 정리를 했다. 나는 지치는데, 언니는 이 정리안된 집안을 손을 보아주고 있느라고, 입술이 다 부르트고 있다. 사람마다 제각각이라더니, 이렇게 일을 벌리는 사람과, 그 일을 마무리해주는 사람이 있나보다. 이제는 한두명, 혹은 한두가족 상시로 받을 만큼 준비가 되었다고 느낀다.
그러므로, 여러분들,,,
페이슬리를 관심갖고 지켜봐달라.
언제, 보따리싸서 한번씩들 다녀가시라.
푼수아줌마의 음식솜씨를 음미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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