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생생한 삶의 이야기들이 이번 주말엔 가득합니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한 남자의 장례식에 가는 길만해도,
길위를 덮었다가 차가 다가오면 부리나케 날아오르는 새들과,
전날에 내린 빗물로 생기가 오른 5월의 초목들은, 모두 제빛깔을 뽐냅니다.
나물을 뜯으러 새벽부터 올라온 언니의 차가, 낮게 퍼진 수풀더미 옆, 다리옆에 세워져 있습니다. 고비를 잘라내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 언니일행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그것 뿐입니까? 연휴를 맞아, 차 지붕에 보트며 자전거며, 그리고 홈카까지 끌고, 산천좋은 곳으로 올라오는 차량의 행렬이 끝이 없습니다.
그는 사십몇해를 살다 갔습니다. 그와 눈을 똑바로 뜨고 마주쳐다본 것은 거의 한번도 없을 겁니다. 그는 한 3년전, 옆마을에 가게를 구입해서 들어왔습니다.
딸 하나와 부인을 남겨놓고 갔습니다.
살아있을 때 빈번한 연락을 하지 않았던 것이 서글픕니다. 남편과 찾아간 날, 시신을 볼 수 없었습니다.
“내일 장례식이에요. 와주시면 애 아빠가 좋아할 것 같애요. 보지 못할지는 알지만, 그래도 지켜볼 것 같애요. 외롭지 않게 보내고 싶어요.” 눈이 충혈된 부인이 소매를 잡으며 말합니다.
다음날 일하는 사람이 없어서 바쁜 가게때문에 나 혼자 장례식에 다녀왔습니다.
그리곤 삶과 죽음을 생각합니다.
그날 찾아온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가 속해있던 도시와 너무 먼곳이어서 그랬을까요? 부인의 간곡한 부탁이 생각납니다.
췌장암이었습니다. 그는 술을 많이 먹는 것 같앴습니다. 만날때마다 마지막엔 취해있는 그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췌장암이 어떻게 생기는 것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술을 원망하게 됩니다.
관속에 누워있는 그가 너무나 낯설게 느껴집니다. 몇번 마주쳤을 뿐이지만, 전연 모르는 사람같습니다. 핏기가 없어서 그럴까요?
목사님의 설교가 남습니다.
“그는 고향으로부터 멀리 떠나서 이곳에 이르렀습니다. 그의 이승에서의 여행을 마감하는 자리입니다. 다음 여행은 하나님과 함께할 것입니다.”
내 마음에 두려움, 그가 마지막 순간에 그의 세상의 짐을 내려놓고 하나님께 의지했는가 그런 궁금증이 듭니다. 그랬기를 바랍니다.
장례식장을 떠나 집으로 오는 길에, 남편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친구가족이 와있다는 소식입니다. 얼마만입니까? 그들과 안만난지가 거진 4년이 가까와오는 것 같은데, 어떻게 소식도 없이 들렸을까요?
그들을 보고싶은 마음에, 생이 다시 요동칩니다.
집에 도착하니, 수더분한 아줌마가 세딸을 데리고 나타났습니다.
“아~니! 얘가 누구야?”
“그렇잖아도 내가 나래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었어. 내 딸이지…”
“악!”
서로 등을 감싸안고 웃음을 떠트립니다. 딸 둘이었던 집에 안본 사이에 한명을 더 만들어서 나타나다니…
“내가 그랬었지? 나래엄마에게… 아니, 어쩌다가 딸이 셋이나 됐수?”
ㅋㅋ
“애 키우면서 내 생각 많이 했겠네..”
“맞아 맞아.”
그 친구가 날라온 소식중에도 죽음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친하게 지냈던 친구의 동생과 그 동생을 잃고 슬픔에 잠겼던 그 어머니의 죽음이야기… 그럴 수가.
친구에게 전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옛날 이야기에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다른 곳에 놀러가는 중간에 들렀다는 겁니다. 예약해놓은 모텔도 있고, 가야된다고 우기는 바람에 그들을 보냈습니다.
참 사는 것은 요상합니다. 죽음 가운데 삶이 있고, 삶 가운데 죽음이 있습니다.
예기치 못하게 죽음은 오지만, 역시 삶안에 포용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에게도 그런 일들이 생길 겁니다. 그때 너무 슬프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잘 모르는 이의 죽음에도 소리없는 눈물이 그렇게 흐르고, 마음이 그렇게 아프던데 말입니다. 어쩌면 그건 그 남자의 얼굴에 내 남편의 얼굴을, 혼자남은 부인의 얼굴에 내 얼굴을 대입하면서 더욱 슬픔을 극대화시킨 것이었는지도 모르지요.
열심히 일했던 사람, 할수만 있다면 생의 마지막 쓴잔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그 사람을 보내고 헛헛할 가족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남아있는 딸과 부인이 기운을 차리고, 사람과 하나님의 사랑안에 있다는 것을 알아챘으면 좋겠습니다. 살아있을때 자주 만나야겠어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한 남자의 장례식에 가는 길만해도,
길위를 덮었다가 차가 다가오면 부리나케 날아오르는 새들과,
전날에 내린 빗물로 생기가 오른 5월의 초목들은, 모두 제빛깔을 뽐냅니다.
나물을 뜯으러 새벽부터 올라온 언니의 차가, 낮게 퍼진 수풀더미 옆, 다리옆에 세워져 있습니다. 고비를 잘라내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 언니일행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그것 뿐입니까? 연휴를 맞아, 차 지붕에 보트며 자전거며, 그리고 홈카까지 끌고, 산천좋은 곳으로 올라오는 차량의 행렬이 끝이 없습니다.
그는 사십몇해를 살다 갔습니다. 그와 눈을 똑바로 뜨고 마주쳐다본 것은 거의 한번도 없을 겁니다. 그는 한 3년전, 옆마을에 가게를 구입해서 들어왔습니다.
딸 하나와 부인을 남겨놓고 갔습니다.
살아있을 때 빈번한 연락을 하지 않았던 것이 서글픕니다. 남편과 찾아간 날, 시신을 볼 수 없었습니다.
“내일 장례식이에요. 와주시면 애 아빠가 좋아할 것 같애요. 보지 못할지는 알지만, 그래도 지켜볼 것 같애요. 외롭지 않게 보내고 싶어요.” 눈이 충혈된 부인이 소매를 잡으며 말합니다.
다음날 일하는 사람이 없어서 바쁜 가게때문에 나 혼자 장례식에 다녀왔습니다.
그리곤 삶과 죽음을 생각합니다.
그날 찾아온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가 속해있던 도시와 너무 먼곳이어서 그랬을까요? 부인의 간곡한 부탁이 생각납니다.
췌장암이었습니다. 그는 술을 많이 먹는 것 같앴습니다. 만날때마다 마지막엔 취해있는 그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췌장암이 어떻게 생기는 것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술을 원망하게 됩니다.
관속에 누워있는 그가 너무나 낯설게 느껴집니다. 몇번 마주쳤을 뿐이지만, 전연 모르는 사람같습니다. 핏기가 없어서 그럴까요?
목사님의 설교가 남습니다.
“그는 고향으로부터 멀리 떠나서 이곳에 이르렀습니다. 그의 이승에서의 여행을 마감하는 자리입니다. 다음 여행은 하나님과 함께할 것입니다.”
내 마음에 두려움, 그가 마지막 순간에 그의 세상의 짐을 내려놓고 하나님께 의지했는가 그런 궁금증이 듭니다. 그랬기를 바랍니다.
장례식장을 떠나 집으로 오는 길에, 남편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친구가족이 와있다는 소식입니다. 얼마만입니까? 그들과 안만난지가 거진 4년이 가까와오는 것 같은데, 어떻게 소식도 없이 들렸을까요?
그들을 보고싶은 마음에, 생이 다시 요동칩니다.
집에 도착하니, 수더분한 아줌마가 세딸을 데리고 나타났습니다.
“아~니! 얘가 누구야?”
“그렇잖아도 내가 나래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었어. 내 딸이지…”
“악!”
서로 등을 감싸안고 웃음을 떠트립니다. 딸 둘이었던 집에 안본 사이에 한명을 더 만들어서 나타나다니…
“내가 그랬었지? 나래엄마에게… 아니, 어쩌다가 딸이 셋이나 됐수?”
ㅋㅋ
“애 키우면서 내 생각 많이 했겠네..”
“맞아 맞아.”
그 친구가 날라온 소식중에도 죽음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친하게 지냈던 친구의 동생과 그 동생을 잃고 슬픔에 잠겼던 그 어머니의 죽음이야기… 그럴 수가.
친구에게 전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옛날 이야기에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다른 곳에 놀러가는 중간에 들렀다는 겁니다. 예약해놓은 모텔도 있고, 가야된다고 우기는 바람에 그들을 보냈습니다.
참 사는 것은 요상합니다. 죽음 가운데 삶이 있고, 삶 가운데 죽음이 있습니다.
예기치 못하게 죽음은 오지만, 역시 삶안에 포용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에게도 그런 일들이 생길 겁니다. 그때 너무 슬프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잘 모르는 이의 죽음에도 소리없는 눈물이 그렇게 흐르고, 마음이 그렇게 아프던데 말입니다. 어쩌면 그건 그 남자의 얼굴에 내 남편의 얼굴을, 혼자남은 부인의 얼굴에 내 얼굴을 대입하면서 더욱 슬픔을 극대화시킨 것이었는지도 모르지요.
열심히 일했던 사람, 할수만 있다면 생의 마지막 쓴잔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그 사람을 보내고 헛헛할 가족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남아있는 딸과 부인이 기운을 차리고, 사람과 하나님의 사랑안에 있다는 것을 알아챘으면 좋겠습니다. 살아있을때 자주 만나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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