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비가 무진 옵니다.
어렵사리 달려있던 낙엽들이 하룻새 많이 떨어졌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 빛깔을 다 죽이진 못해
어느곳엔 처연히 붉은빛을 뽐내며 서있는 가을의 모습을 봅니다.
요즘 아주 마음이 흡족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렇게 가을이 일그러지기 전에
페이슬리의 찬연한 가을을 사진에 담아놓았기 때문입니다.
지난주 마치, 축복처럼 날이 째지게 좋았습니다.
감기기운으로 비실비실하면서도
어떤 제한된 기회일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우리집 막내를 데리고 페이슬리 투어에 나섰습니다.
매일 산발해서, 정신없어 보이는 꼬마의 머리를
단정하게 매줬더니, 그런데로 모델노릇하기에 손색이 없었습니다.
이제 여러분들은 저희집 막내와 함께 페이슬리 가을투어에
나서겠습니다.
페이슬리가 1851년 시작되었다고 나와있습니다.
올해로 152주년이 되는 것 같습니다. 캐나다의 나이와 비슷합니다.
페이슬리 사인이 있는 바로 밑에는 보트를 타는 사람들을
위한 선착장이 있습니다. 보트라고 해봐야 아주 작은 카누입니다.
노저어 가는것.. 최고 4명정도 탈 수 있지요.
여름에는 이곳에 많은 사람들이 카누를 싣고 와서, 아니면
동네에서 빌려서 카누놀이를 즐깁니다. 강가를 따라서 하루종일을
배안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있구요.
저는 한번 탔었는데, 너무 무서워서 그뒤로는 다시 시도하지 않습니다.
막내가 이곳에 엎드려 떠내려오는 낙엽을 건져내고 있습니다.
강물위에 있는 다리위에 올라갔습니다.
이곳에서 찍은 풍경입니다.
강가 오른쪽옆으로는 캠핑장, 트레일러(홈카) 공원이 있습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열지요. 여름내내 이곳에서 보내는 이들도 있습니다.
축제가 열리는 곳도 강가옆의 큰 잔디밭입니다.
요즘엔 물이 맑지 않아서, 조금 아쉽습니다. 그래도 경치는 아주 좋지요?
이쪽은 다른 쪽 줄기를 이루고 있는 강입니다.
저희마을이 티스워러 강과 서긴 강이 만난 곳입니다.
티스워러 강쪽으로는 요즘 샐몬들이 알을 낳기위해 올라오기 시작하더군요.
우리 애가 좋아하는 곳입니다.
강옆으로 고여있는 연못에서는 개구리가 많이 놀고..
두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보입니다.
이곳이 바로 연못바로 앞입니다. 오른쪽으로 나무들이 있지요?
이곳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습니다.
카누 가게가 댐위에 세워져있고, 저는 막내때문에 이끌려서
가끔 나와봅니다. 아직 물가에는 혼자 내보내지 못하겠더군요.
이제 좀 쉬었다 갈까요. 토론토에서 올라오는 동네 초입에 간이식당이 있습니다.
주로 간편한 음식들을 팔지요.
각자가 돈내고(?) 아이스크림을 사먹었습니다.
날아다니는 벌이 많아서, 바위위로 도피했습니다.
자 다 먹었으니 다음 장소로 가볼까요?
우리가 처음 들렸던 강의 하류부분입니다.
강옆으로 산책로가 만들어져있어서 제가 손님들 오면 가끔 모시고 가지요.
봄 여름에는 잡초가 그리 우거지지 않아서 물가를 보며 걸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잡초를 헤치고 들어가야 할 정도로 크게 자라있더군요.
물가를 갔다가 다지 되집어오는 막내와 물에 비친 가을그림자, 그리고
잡초가 잘 조화되는 듯 싶어 올립니다.
자 숨을 조금 들이쉬세요. 이 사진 아름답지요?
제가 찍어놓고도 얼마나 제 혼을 빼놓았는지,
어디 사진대회 출품해도 되겠습니까?
강 하류에서 더욱 아래쪽으로 렌즈를 대고 찍었습니다.
이 사진 하나 건진 것으로도 마음이 넉넉해오는 나들이였습니다.
강가옆에 난 산책로입니다. 제 그림자보이지요?
봄이면 푸른 것들이 올라오면서 군데군데 달래무지가 있습니다.
인적이 드문곳이어서 주저앉아서 달래뜯기에 적당한 곳입니다.
우리 가족이 먹을만큼 있는 것 같앴어요. 올해 처음 발견했습니다.
제가 이사진을 두번째로 좋아합니다.
물을 보고있는 아이의 모습이 깨끗하게 나왔어요.
상록수 가운데 있는 활엽수의 색이 붉어서 한방 찍었습니다.
강 건너편이지요. 그래도 하늘과 숲과 물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있지요?
이 사진 어떤가요? 개구리밥같이 생긴 큰 풀을 주안점으로 해서
찍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주연도 살고 조연도 살고 그렇군요.
갈색의 톤이 그런대로 가을을 잘 살려주고 있지요?
여러분은 지금까지 강가를 중심으로 페이슬리를 돌아봤습니다.
아주 부분적인 것만 담았지요.
조금 잘생긴 집을 배경으로 넣고 사진을 찍었는데,
막내가 "엄마가 스파이"라며 놀리더군요.
이번 투어에서는 어떻게 빠졌네요.
겨울준비를 단단히 하면서, 이렇게 가을을 품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