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너나, 그리고 우리

이민...약속...귀향

2년이면 같애.

 

늦은밤, 친구들과 술집에서 했던 말이다.

이민을 오기로 결정하고, 2년만 가족들과 함께 있다가 다시 들어오겠다는,

당시엔 진지한 약속을 하고 비행기를 탔었다.

 

내가 생각해도 나의 이민은 조금 우스운 데가 있다.

 

1987,

출판사에서 근무하던 나는 시골에서 전화를 받고 귀향을 서둘렀다.

아버님이 위독하시다는 것이다.

전해 뇌경색으로 쓰러지시고, 병원에 6개월간 있다가, 집에 돌아가셔서 엄마와 언니의 병수발을 받으시던 중이었다.

 

아버지!

 

내가 도착했을 가족들 거의 모두가 자리를 같이하고 있었으며

나도 서둘러서 아버님 침상옆에 앉았다.

 

아버님의 얼굴은 푸르렀고, 미소를 짓는 것도 같았다.

나는 아버님이 일어나시리라 생각했다.

하나님께 기도했다. 지금껏 수수방관하듯 살아온 잘못, 용서를 구하고,

아버님을 일으켜세워주십사

 

그러나, 아버님은 돌아가시고 있는 중이었다.

아마도 나만 그를 믿지 않았던 같다.

 

그렇게, 우리곁을 떠나가셨다.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말씀도 남기지 못하시고.

 

아버님은 쓰러지신후 말씀을 잘하지 못하셨다.

또한 손이 흔들려 글씨도 못쓰셨다.

그래도, 우리가 아버님 살아생전에 집을 방문하면,

흔들리는 글씨로 너희들이 와서 좋다이런 이야기를 종이쪽지에 힘겹게 써서

보여주시곤 하셨다.

 

옆에서 아버님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가시는 시간조차, 운명을 눈치채지 못했다는 것이 내내 가슴에 상처가 된다.

조금 편히 보내드릴 있었는 것을.

 

그렇게 아버님이 가시고, 어머님의 반란? 시작되셨다.

 

오래전부터 캐나다에 살던 언니의 초청권유가 있었는데, 엄마가 결단을 내리신 것이다. 19 미만의 자녀를 동반으로 하는 가족초청이민

'너나, 그리고 우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똘벵이  (0) 2004.04.30
윤희에게  (0) 2004.04.21
칼럼 개선  (0) 2004.04.15
끄적 끄적..  (0) 2004.04.14
요즘 붙잡힌 생각  (0) 2004.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