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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래 루미 미리.

완전한 봄을 기다리며

어어어!!!

저게 뭐야?

눈이잖아.

 

어제 아침 창밖에는 눈이 솔솔 흩날리고 있었다.

성년기가 지난 자식이 집을 못떠나는 것처럼,

그렇게 질기게 자리를 털고 일어나지 못하는, 눈발에

웃음이 나온다.

 

그렇게 아침이 시작되었다.

 

오늘 오후,

막내 클럽 "부라우니"에서 "엄마와 딸이 함께 하는 하이킹"이 있는 날인데,

영 날이 아니올시다 인것 같다.

 

내 전속모델이기도 한, 막내와 풀섶 사이를 걸을 생각을 하니,

아이보다 내가 더 설레었다.

 

오후, 어느 정도 날이 개었지만,

눈바람을 머금은 것 같은 싸늘한 촉감이

볼에 닿는다.

 

바지를 두겹으로 입고,

겉옷은 세겹으로 입고,

그렇게 무장하고 약속장소로 갔다.

 

아이들과 엄마가 속속 도착한다.

 

막내는 엄마와 딸들을 둘러보더니,

"엄마들이 모두 제 아이를 닮았다!"며

나에게 소곤댄다.ㅎㅎ

 

아이들을 부풀려 놓은 것이 엄마들인가?

 

아직 잎들이 솟지 않았다.

잔디깔린 땅들이 질척인다.

 

아이들은 지팡이할 나무를 하나씩 구해들고,

산행 준비를 마친다.

 

아직 봄이 무르익으려면 먼듯 보인다.

키 큰 나무에 새순이 눈에 보이지도 않을만큼씩 달려있다.

 

몇개의 나무 다리를 건너고,

종이처럼 흩어져 피어있는 하얀 야생 꽃무더기를 지나고,

올라가기 힘든, 약간의 언덕배기도 지나고

그렇게 앞뒤 줄을 따라가다 보니,

짧은 하이킹이 끝난다.

 

살림의 냄새를 좀 깊숙이 맡고싶었던

나에게는, 조금 기대에 못미치는 나들이였다.

 

기다리다 보면,

하늘을 올려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수풀이 무성해지겠지.

그때 다시 한번, 긴 산책을 해야겠다.

 

san

 

캠핑장소로 많이 쓰이는 공원입니다. 언덕이 시원해서 한장찍었지요.

 

 

san

 

자, 이제 걸어볼까요?

 

san

 

발에 밟힐것 같이 피어있는 보라색 꽃. 접시꽃은 아니고,,, 제비꽃입니다.

 

san

 

숲길을 걷다가 하늘을 한번... 앙상한 가지들에서 잎이 돋으면 아주 다른 풍경이 될겁니다.

 

san

 

san

 

하이킹을 끝내고, 잠시 휴식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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