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막내가 키우던 빨간머리 붕어(Red head)가 죽었다.
그렇잖아도, 며칠전부터 힘이 달리는지, 자꾸 뒤집어져있어서, 아이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전날도, 상태가 안좋다고, 다른 그릇에 혼자 치료를 시키더니,
결국 아침이 되어 죽은 것을 발견했다.
이 붕어는 막내의 8살 생일선물로 사준 두 마리중 하나이다.
다른 한마리는 아이들이 그의 부인이라고 불렀던 “퀸”이다.
그 뒤에 그들의 아이같이 보이는 같은 종류지만 덩치가 아주 작은 두마리 물고기도 사서 넣었다.
아이들이 프린스, 프린세스라 이름붙여 이 왕족 고기 가족은 한때 행복한 날들을 보냈다.
그러나, 어제저녁 킹이 죽으므로써, 이제는 프린스 한마리만 남아, 다른 친구 물고기와 살고있다.
물고기를 보면, 그들보다도 그들에게 들이는 내 딸의 정성에 더 마음이 쓰여진다.
아주 작은 유리항아리, 산소호흡기도 없는 그것은,
물을 갈아놓으면 얼마나 자주 더러워지는지.
맑은 물에서 유영하는 것은 바로 갈아준 그날이거나, 그 다음날 정도뿐이다.
배설물과, 물고기밥에서 생기는 찌꺼기등이 그렇게 만드는 것일게다.
그러면, 막내는 물고기를 다른 그릇에 담아놓고, 청소를 해준다.
밥을 퍼먹어도 될 정도로, 세제로 깨끗이 닦은 다음,
생수를 부어준다.
동네 물이 나빠진 이후로, 아이들은 수도물을 쓰지 않는다.
언제나, 물병에 든 “비싼 물”을 이용한다.
나는 물고기들의 수명을 잘 알지 못한다.
다만, 애완동물 가게에서 보면,
동물의 수명이 긴것은 비교적 높은 가격인것 같다.
그러니, 5불 안팎이면 살 수 있는 물고기들은, 수명이 아주 짧지않나 짐작한다.
그렇다면, 이번에 죽은 킹은 1년하고도 1개월을 살았으니, 제명을 다했다 싶다.
우리들은 킹이 할아버지가 되어서 죽은 것이라고 막내를 위로했다.
아이들의 동물키우기는, 완전히 아이들 차지다.
그런고로, 아이들이 동물을 키우다 슬픈일을 당하면, 그것도 아이가 감당해내야하는 일이다.
동물을 사줄때, 그런 언질을 한두번 하다보니,
아이들은 슬픔처리 방식도 생기는 것 같다.
며칠전에는,
작은 새 한마리를 막내가 들고왔다.
친구와 자전거를 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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