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붙이기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캐나다의 커피샵 팀 호튼스(Tim Hortons)를 국민다방이라고 부를것 같다.
이곳 사람들에게
무척 사랑을 받는 업소이고, 요소요소에 안 세워진 곳이 없으며 커피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서비스 부분에서 캐나다의 베스트 브랜드로 뽑혔다 하니, 얼마만큼 대중의 사랑을 받고있는지 알만한 일이다.
장거리 여행을 하다보면, 휴식이 필요한데, 팀 호튼스는 그런 사람들의 필요를 가장 적절히 소화시켜주고 있다. 큰 고속도로 곁에는 팀 호튼스 뿐 아니라, 각종 유명 업소가 한군데 몰려있어 사람들에게 선택의 기쁨을 제공하지만, 작은 지방도로를 지날때는 팀 호튼스가 거의 유일한 휴게소이다.
오늘 밖에 나간길에 사진을 찍어왔습니다.
안하던 짓?을 하려니까, 좀 눈치가 보여서, 사람없을때 한장!! ㅎㅎ
사람들은 이곳의 커피를 즐기며, 여행에 쌓인 피로를 조금씩 덜어내고 "볼일"을 보는 곳으로 이를 이용한다. (공중화장실이 거의 없는 캐나다에서 이 역할을 대신 맡아서 해준다)
팀 호튼스는 케네디언들이 좋아했던 하키 선수의 이름이라는데, 이 팀 호튼스가 커피와 도넛 업계에 발을 디디면서부터 명암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동네에서 잘나가던 소규모 커피샵들이 팀 호튼스만 들어오면 맥을 못추고 문을 닫게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자연히 팀 호튼스는 더욱 많아지고, 더욱 확고부동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커피샵은 설탕이 많이 붙은 찐덕찐덕한 도넛도 물론 있지만 바로 만들어지는 샌드위치에 더욱 주안점을 두고 있다. 야채 샌드위치, 에그 샌드위치, 치킨 그릴 샌드위치등 영양면에서 뒤떨어지지 않는 여러 가지 샌드위치와, 각종 수프(soup)를 즉석에서 빨리 제공하니 영양을 생각하는 바쁜 사람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고 있다.
이 팀 호튼스의 커피 컵은 거리에 뒹구는 쓰레기양으로 최고로 뽑혔다고 하는데, 그만큼 많이 팔린 것을 반증하는 것 같다.
얼마전 동네 신문 페이슬리 아드보케이트에서는 8학년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는데, 항목중 "커뮤티티에 무엇을 가장 원하는가?"라는 질문에 "팀 호튼스"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대답한 것을 보고, 혼자 웃었던 적이 있다.
인구 1100명에 불과한 우리 동네는 팀 호튼스의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인가 보다. 만약 들어온다면 이곳에 있는 작은 식당들이 큰 타격을 받게 될 게 분명하다.
팀 호튼스가 잘되는 이유중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들은 나름대로 고객끌기 이벤트를 많이 한다.
최근에 실시하고 있는 "RRRRRR---oll up the rim to win(롤 업 더 림 투 윈)"도 그중 하나이다. 커피를 다 마신 다음에 컵의 테두리를 밀어올리면, 그들이 제공하고 있는 경품이 나타난다. 많은 것이 play again이고, 가끔가다가 커피나 도넛을 공짜를 제공받을 수 있는데, 최근에 가장 큰 경품으로 4륜 구동 자동차를 포함시겼다.
드라이브- 쓰루(drive thru)를 가는 곳에 홍보포스터가 붙어있군요.
그러고보니 토요타 차군요. 견물생심이라고 사람들을 유혹합니다.
오늘 제가 산 커피는 꽝이었습니다.
팀 호튼스에서 제공하는 경품 때문에 지금 캐나다 한곳은 시끄럽기 그지없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퀘벡의 한 초등학교 10살짜리 어린이가 학교 쓰레기통에서 팀 호튼스 커피컵을 발견한다. 그 아이는 그걸 집어들고, 호기심으로 컵의 입구부분을 밀어올리기 시작하는데, 이게 단단해서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 옆에 있던 12살 같은 학교 선배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 아이가 밀어올리자, 그안에 자동차 사진이 인쇄되어 있다. 자동차에 당첨된 것이다.
이 학생들은 학교교사에게 그 컵을 가지고 달려갔다. 교사는 이를 확인하곤, 두 부모를 부른다. 이들 부모는 이 차를 어떻게 이용할까? 일주일씩 번갈아가며 탈까? 같이 디즈니랜드에 놀러갈까? 하면서 기뻐했다고 신문에는 전하고 있다.
문제의 그 컵은 아니고, 이렇게 생겼지요. 자동차와 바베큐 그릴이
상품으로 그려있군요.
팀 호튼스는 자사 그라인드 커피를 종류별로 팔고 있습니다.
여느 식품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습니다. 고객들의 커피취향을
붙들어놓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팀 호튼스에 가자, 신청인은 한명만 받는다고 하니, 컵을 주은 부모가 그의 이름을 쓰려고 했나 보다. 여기서 서로의 마음이 갈라지기 시작했는지, 컵을 밀어올린 아이의 부모가 의의를 제기하고 나선다. 우리 아이가 밀어올렸으니 우리 아이에게도 권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들의 세세한 감정까지 신문에서 전해주지 않으니, 누구의 잘잘못이라 급히 판단할 수 없어 보인다.
이야기는 점입가경, 사람들은 이 두 가정의 싸움을 구경하면서도 누가 행운의 컵을 버렸는지 궁금했다. 그런데 학교의 직원인 한 사람이 그 컵은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왔다. 가능하다면, 주변에 증인을 찾아서 본인의 컵임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단지 나에게도 어떤 권리가 있는지 알아보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더니, 며칠 지나니까, 변호가가 개입된다. 그는 DNA검사를 통해서라도 컵의 주인이 자신의 고객임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한다.
자자...
이 사건은 재판으로까지 번질지도 모른다.
당신이라면 어떤 판결을 하겠는가?
지역신문의 칼럼니스트의 의견이 그럴듯하여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주고자 올려본다. 이 필자는 컵을 버린 사람의 "욕심"을 한마디로 비웃고, 부모들에게도 경종을 울린다. 그는 차를 판값을 두 아이의 교육 펀드로 해서 저금을 해놓고, 그 아이들이 대학에 갈때 학자금으로 쓰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하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 돈은 아이들에게도 별다른 의미가 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야말로 뜻있는 일에 기부하는 쪽으로 큰 맘을 쓰는 것이 그 아이들과 부모들을 위해서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글쎄 그건 강건너 불구경인 사람의 중얼거림일뿐이겠지.
어쨋거나, 작은 경품에 세 가정이 매달려있다. 경품이나 로터리 당첨이 비극으로 이어지는 예는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최근것 생각나는 것만 해도, 아주 머리를 흔들게 하는 사건이 있었다.
1등 2천7백만 달러에 당첨된 사람이 부인과의 이혼이 마무리될때까지 그 일을 비밀로 하였다. 이혼이 마무리되고, 시간이 흐른뒤, 당첨 무효가 다가오기 얼마전 그 돈을 찾았다. 그러나 그렇게 감쪽같이 그 일이 끝날 것인가?
결국 그 일도 지금 법정싸움중이다. 이런 일에는 변호사들이 눈치빠르게 몰려들어 그들이 돈을 챙기면서 싸움을 벌인다. 참 안된 일이다. 전부인에게 약간의 돈을 주면 끝날것 같은데, 그 "약간의 돈"에 항상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주는 사람은 억울하고, 받는 사람은 약소하게 생각되고..
이런 이야기와 관련있는 영화는 "The Island"이다. 복제인간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는 복제인간들을 일정 공간에 가둬놓고 사육한다. 그러나 그들은 사육당하는 지 모르고, 온 세계가 오염되어서 바깥 세상으로 나가면 죽는다는 세뇌를 받고 그곳에서 길들여진다.
태어날때부터 아일랜드에 대한 환상을 주입받고 탄생한 복제인간들의 유일한 희망은 로터리에 당첨되는 것이다. 그에 당첨되면 세상에 단 하나뿐인 파라다이스 섬으로 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의 최후의 날을 포장한 인간 최고 과학자의 발상일 뿐이다. 복제인간들의 주인인 인간들이 장기가 필요하게 되면, 복제인간을 수용한 병원은 그를 죽이고 필요한 장기를 적출해낸다는 것이다.
곧 로터리당첨은 죽음의 날인 것을 안 똑똑한 복제인간들의 내용을 그린 것이 이 영화이다.
로터리는 화려한 옷을 입은 죽음의 사자일수도 있음을 주변을 통해서 배운다. 사람들이 욕심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한, 그리고 돈을 "쓸 능력"이 없는 이들에게 안겨지는 그 돈은 그의 인생을 망치는 독이 되지 않는가?
아주 인격이 훌륭한 어떤 사람이 있는데, 그가 요행히 당첨되었다 하자. 그는 "돈 쓸 능력"이 충분히 있다. 그렇다 치더라도 주변이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소용이 없게 된다. 그가 뜻있게 쓴 일에 대해서 험담하고 시기하게 될 것이다. 가까운 사람중에는 나의 지분은 이정도는 되는데, 하는 그런 마음이 들 수도 있다. 여기에서 싸움이 일어나고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는 딜레마가 발생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당첨되자마자 지구를 떠나듯이 혼자 없어지기도 하지만, 그 주인공이 나라면, 나는 돈을 버릴찌언정, 나를 싸들고 어디로 움직여서 돈만 남은 유령으로 살 생각은 절대로 없다.
그러니, 아예 그런 화근을 안만드는 게 상책일 듯싶다.
그러나 말이다. 화를 부를만한 그런 큰 돈이 아니라, 경품으로 주는 차 한대나, 요긴하게 쓸수있는 10만불 미만의 돈은 당첨을 꿈꿔도 되지 않을까?
아 못말리는 "공짜"의 꿈이여!!
'너나, 그리고 우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민욱의 유학의 시간들.. (0) | 2006.04.10 |
---|---|
동양의학의 널리퍼짐을 소망하며 (0) | 2006.03.31 |
"익명"을 다시 생각한다 (0) | 2006.03.11 |
일의 결정에서... 두마음을 품는자 (0) | 2006.02.28 |
친구여... 함께 생각해보세나.. (0) | 2006.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