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울 거야.
일몰을 사진에 담으려고 해거름의 물가로 가선 그런 생각을 한다.
발밑에 깔린 자갈들을 내려다 보면서,
물웅덩이에 하나씩 빠뜨려진 갈매기의 깃털을 보면서,
구름에 싸여서, 별 감흥없이 지는 해를 보면서,
분명히 이런 것들이 그리울 거란 생각한다.
처음 이 동네에 왔을때 “웰컴 투 페이슬리! “하면서 사족으로 붙이는 말이 있다.
“이렇게 조용한 동네에 오니, 어떠냐? 도시하곤 많이 다르지?”
그러면, 나는 세 아이들이 머리속에 확 떠오르면서,
“뭐, 그렇게 조용하지도 않다. 아이 셋과 함께 있으면, 토론토나 여기나, 조용하지 않기는 일반이다”하고 대꾸하곤 했다.
그런데 요즘 그 “조용하다”는 말의 진정한 뜻을 알아간다.
도시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을 꼽으라면 차를 주차하는 일이다.
아이들이 어렸을때 살았던 도심의 아파트에서 길을 지나다가,
기저귀등 잠시의 쇼핑을 위해 주차해야 하면, 항상 곤혹스럽다.
길가 주차장은 만원이고 자리가 있다면 주차금지 구역등이었다.
남편은 나와 아이들을 차에 남겨놓고, 물건을 사러 들어가곤 했는데,
남편이 나올때까지 내 가슴은 숯덩이처럼 탄다.
경찰이 오는지, 누가 무어라 하지 않을지 가슴이 콩알만해진다.
적정한 자리에 주차하려면, 골목길을 돌고돌아, 한참을 헤매도 자리를 찾기가 어려울때가 많다.
도심의 아파트에서 떠나서 조금 나은 동네로 이사갔다.
우리가 구한 아파트는 공간도 넓고, 또 아파트 전체를 색페인트로 칠하고 아이들 방은, 분홍색에 예쁜 그림을 그려놓았었다. 옛 주인이 정성으로 잘 꾸며놓은 집이어서, 감사하면서 살았다.
그런데, 어느날부터인가, 아래층 사는 사람이 위로 찾아올라오기 시작했다.
본인은 밤에 일하고 낮에 자야하는데, 우리 아이들이 떠들고 우당탕거리는 소리 때문에 잠을 잘 수 없다고.
의사소통 하나 하려면, 용기를 내서 몇번 연습한 다음에 해야했던 그 당시에 아래층 사람의 불만을 수시로 듣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그것도 신경질적으로 이야기하고, 관리실에 말한다고 엄포를 놓기도 하고.
관리실에 고발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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