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는 아니다. 그리고 영화이야기도 아니다.
온타리오의 한도시 런던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엄마가 누구에 대해서 파업중이냐 하면, 바로 그들의 세 아이들에 대해서다.
14살, 10살, 8살짜리.
신문에는 엄마와 아들이 마주선 모습에 엄마가 자고 있는 텐트가 보인다.
텐트 앞에는 "Mom on strike" 란 사인판이 빨간 스프레이 페인트로 쓰여있다.
엄마는 왜 파업을 해야만 했을까?
바로 밑의 사진을 보면, 글을 읽지 않아도 이해가 된다.
아들의 방, 발디딜틈도 없이 어지러진 광경.
엄마가 아이들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다는 것을 알수 있다.
그래도 궁금하면 조금 더 기사를 보면 된다.
이 엄마는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싱글맘(홀어머니)이다. 그녀의 직업은 아이러니하게도 "파트타임 청소부"이다.
자기 직업으로도 이미 지쳐버렸는데, 아마도 아이들이 되게도 말을 안들었나 보다.
그 어머니는 이렇게 호소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소리도 지르고 울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엔 이렇게 밖에 나올수밖에 없었다.
이 글을 쓴 기자는 집안의 광경을 이렇게 말한다.
부엌에 가니, 싱크에는 더러운 접시가 수북하고, 계단에는 개털과, 장난감들, 그리고 방에는 각종 옷, 책, 장난감으로 뒤죽박죽이다.
엄마는 쓰고 있던 랩탑을 텐트속으로 끌어들이고, 잠도 밖에서 잔다.
아이들이 학교를 가고나면 잠시 집에 들어가 필요한 것을 내온다.
아이들은 음식을 혼자 만들어먹어야 하고, 청소를 해야 한다.
아이들은 이런 엄마 때문에 당황하고 있다.
"어떤 엄마가 자기 아이들에 대해서 이렇게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흔든다. 그러면서 아마도 엄마는 집안 청소를 다하고, 사과를 해야지만 집으로 들어오실거라고 덧붙인다.
이들은 심각한데 나는 웃음이 나온다.
사람들의 의견도 양분된다.
아이들에게 이렇게 하는 것은 "아동학대"에 속한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속이 시원하다"는 엄마들도 있다.
30대 말의 이 엄마의 고단한 삶이 또한 읽혀지기도 한다.
세 아이를 파트타임을 해서 키우려니 경제적인 것과, 함께 시간에 쪼들렸을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은 그런것을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된통 걸린 것이다.
지난 8일자 토론토 스타지 3면에 실린 기사... 때로는 아이들에게 "거친
사랑"이 필요할 때도 있다고 강조하는 로잰씨.
우리집의 아이들 방을 본다.
막내의 방이 가장 깨끗하다. 그리고 둘째는 오늘 아침, 정신없이 이것저것 걸쳐보고, 뱀허물처럼 벗어놓은 옷들이 눈에 띈다. 그런 것들만 걷어낸다면 봐줄만하다.
그리고 내가 요즘 꼬나보고 있는 큰딸.
빨래해준 옷이 아직 바닥에 있다. 제가 정리하겠다고 해서 한 바구니 담아서 방에 들여놔준지가 이틀전인데 바구니를 엎어서 이리저리 흩어놓고 아직도 정리가 되지 않았다. 흐음... "제가 하겠다"는 것을 뭐라 하고싶지 않지만, 그 시간이 너무 걸린다.
오늘 아침, 아이들에게 그 신문을 보여줬다.
처음에는 아이들은 영화이야기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더니, 둘째는 신문에 난 남자아이가 귀엽게(마음에 들게) 생겼다고,,, 제 언니에게 뛰어간다. 오 십대여!!
듣던지 안듣던지, 나는 아이들 뒤에 대고 말한다.
"청소는 말이지, 같이 하면 쉬운데, 혼자하려면 너무 힘들거든. 나눠서 해야지. 요즘 우리집도 이집과 닮아가는 것 같지 않니??"
원래 "깨끗하지 못한 나"는 중간 이하로만 되면 그런대로 만족한다. 아이들에게 그다지 잔소리하지 않는 편인것이, 나도 못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런던의 그집처럼 되지 않기 위해 아이들과 나, 정신차려야겠다. 파업으로까지 가정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은 좀 심하다. 아이들이 어렸을때부터 잘 교육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로잰씨는 아이들과 대화중이고, 아이들이 엄마가 제시한 약정서에 사인하면 집안으로 들어가겠단다. 그들의 분쟁이 좋은 쪽으로 해결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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