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을 휩쓸고 있다.
오늘은 어릴때 몇번 와봤던 벌말이란 바닷가에 갔었다.
이 가족 저 가족(사촌들까지) 모여 꽤 많은 식구들이 한자리에 있었다.
바위가 아주 많은 곳이고, 자갈이 물살에 반들반들해진 소주병 조각들과 섞여있었다.
고기를 굽고, 회(이름 잊었네)를 먹으면서 소주와 산사촌 술을 마셨다.
그전에 아이들과 바위위에 올라가서 바다를 보았지.
대학에 들어간 후 아주 가정적이셨던 아버지와 우리 자매들이 이곳에 왔었다.
백일장을 하기 위해서 였지.
한적하고 전망좋은 바위위에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작문을 했었다.
우리는 자매가 많아서 무엇을 해도 손색이 없는 집안이다.
그때 누가 일등했었는지 잊었는데,
그 단단하고, 넓어보였던 바닷가에 가니 그 생각이 나더라.
둘째가 묻는다.
엄마는 바닷가에 오면 뭐했어?
백일장이야기도 해주면서, 엄마는 연필과 노트만 있으면 바닷가에서
오랫동안 있을 수 있었다고 말해줬다.
너희들도 글을 쓰고 싶냐고 은근히 부추기면서.
그애가 잠깐 기다리라고 하더니 없어진다.
얼마후에 나타난 그애의 손에는 내 가방에서 찾아낸,
노트와 볼펜이 들어있다.
여러 사람이 있는 그 복잡한 곳에서 그 노트를 펴고,
바다를 보니,
다시 눈물이 난다.
나는 얼마나 더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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