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가을이 아쉬워
잠시 밖을 걷는다.
자연은 저이들대로 열심히 잎을 떨구고 있는 중이다.
겨울맞이를 하고 있나보다.
가을이 내게 주는 언어는 어떤 것일까?
예전의 나는
조급증에, 급하게 쏟아냈던 언어들이 미처
곰삯지못해 울퉁불퉁함만을 퍼올렸다.
그래, 고운 빛깔로 변하는 이 가을의 나뭇잎만도 못한 언어들을
피워냈었구나,
고개를 주억거린다.
다듬어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함께 매만질 친구가 있을까.
친구와 정성껏 이야기하다보면,
나의 언어가 그 너머의 의미까지 이해받아지면서
고운 언어들로 바뀌는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
그리하여 언어로 치유되어서
내안에서의 생기를 다시 결집시킬수 있는 그런친구,
혹은 나는 그런 친구가 되어줄 수 있을까..
그래, 나는 물을 좋아한다.
언제나 이파리들은 그다음 순서고, 물이 보이는 곳이면 항상
숨을 한번쯤 멈추었다가 다시 내뱉곤 했다.
물이 무엇을 네게 주더냐,
그가 그 은밀한 언어를 보여주더냐.
가을은 제 몸을 벗음으로, 안으로 품고있던 물을 보여주는구나..
가을은 풍성함이다.
제힘으로 끝까지 지켜낸 우거진 이파리들이다.
가장 만발한 이파리들이 절정에서 그렇게 추락하는구나.
삶이 그럴진대, 인생이 옷을 겹겹이 입으며 과시하다가
그렇게 속절없이 벗을날이 있을진대...
너도 나도 우리도
이렇게 어깨동무하게 되는 것을..
가진 상처 그대로, 이렇게..
.
.
.
그러나 우리의 희망은 아직도 유효하다.
썩음에서 생명이 난다는 말을 믿고있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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