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여 기간의 편집기간을 가졌던 캐나다한인사가 드디어 세상에 빛을 보았다.
이민 50여년의 역사가 그 안에 담아있어, 한인이민사를 한눈에 볼수 있는 기념비적인 책이다.
이민의 산증인이기도 한 노삼열 박사가 지난 12일 출판기념회에서 전했던 축하의 말을 다듬어 이곳에 싣는다.
그는 이민의 삶은 자의적인 것 같아도, 사회적인 맥락에서 살펴봐야 하며
우리들의 역사를 소중히 여기는 민족이 번영한다고 강조했다.
역사를 소중히 여기는 민족
-캐나다 한인사 출간을 축하하면서
2014년 4월 12일
노삼열 (토론토 대학 정신의학과 교수)
항상 그렇게 살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가끔은,
묵상 속에서 삶의 의미를 되새겨 봐야 할 것입니다.
나를 만들어 주고 있는 현실속에서
이웃과 나에 대한 정직한 기도가 있어야 합니다.
이런 행위를 생략하고 사는 것은 진정한 인간의 삶이 아닙니다.
평범하지 않은 삶의 형태를 선택한 우리는
이민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왜, 이 곳 캐나다에서 살고 있는가?
이민의 목적이 무엇이었는가?
우리가 걸어가는 이 이민의 길이라는 것이,
식량이 떨어지거나, 지각의 변동을 피하여
새로운 굴을 파고 안주하기 위하여 이동하는
개미와 미물들의 행위 같은 것인가?
고향의 어떤 모습을 견딜 수 없어서,
외부의 힘에 의하여,
조상의 혼이 묻힌 땅을 잃어 버려서
혹은 다른 어떤 연유로 떠나왔던,
우리는나 자신과 나의 가정과 자손들이 번영하는 것을 보기 위하여
낯선 곳으로 모험을 시작한 것입니다.
동기와 모양은 어떠하든지, 우리는
살고 있던 곳의 환경이, 사회가, 정치가, 경제가
혹은 가족이나 이웃과의 관계가 어려워서
아니면 더 좋은 기회라고 믿었기 때문에 이민을 선택했습니다.
우리의 터,
부모들이, 선조들이 부단히도 열심히 살아 온
그들의 숨결이 결결이 숨겨져 있는 땅
겹겹이 묻힌 뿌리 깊은 한이 깔린
강과 들과 계곡들
웃음과 풍악으로 가슴 들먹이던
춤이 있는 들판을
그 속에서 세세히 이루어 온 정이 담긴 마을
서러움과 가난함 속에서 피워 온
우리만의 나눔과 정이 듬뿍담긴
그런 땅을 뒤로한 것입니다
이것은 개인적 선택만일 수는없습니다.
이민은 극히 개인적 결단인 듯하지만,
개인의 문제가 아니요,
사회적 과정입니다.
역사의 궤도에서 튕겨져 나온 것입니다.
그런데, 사회적 환경은
모든 사람에게 동등하게 펼쳐지는 것이 아닙니다,
평등한 기회를 주지도 않습니다.
진실한 마음으로 구하는 자,
꿈을 소유한 자들,
목적이 있는 사람들이
더 좋은 사회적 조건을 더 많이, 더 빨리 획득하게 됩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한 계획을 하는 사람들,
계획을 위한 수단을 동원하고,
그것을 위하여 자기 만족과 쾌락을 늦출수 있는
가난한 마음의 소유자들이
더 평등한, 공정한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자신의 삶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는 자들만이
이런 삶을 살수 있습니다.
자신의 삶의 가치를 아는 것에서
우리는 자신감과 절제를 동시에 얻게 되기 때문입니다.
자신에 대한 정체성과 자존감에서
삶의 의욕과 희망과 용기와 인내,
그리고 지혜를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정체성과 자존감은
자신과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됩니다
특히 소수민족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걸어 온 길을 더듬고,
그 과정을 분석 하는 작업,
그리고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것이 열쇠입니다.
그래서, 역사를 망각한 상태로 사는 집단은
자신들만의 문화를 만들지 못합니다.
외부의 문화에 구속되거나 희석되어 버립니다.
자신의 역사를 만들어가고, 공부하면서
역사 속에서 사는 자들이 번영합니다.
그들의 삶이, 가정이 그리고 자손들이 번영할 것입니다
캐나다 한인이민사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 책이 머리로 쓰여진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쓰여진 것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의 기술이 아니라,
a collection of lived stories, lived experiences 입니다.
서툰 점이 드러난다 하더라도,
부족한 점이 지적된다 해도,
생략된 것들이나 과장된 것들이나
잘못 덧붙여진 점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들의 지난 날을 돌아보기에 충분한,
가슴을 적시고 감동과 공감을 자극하기에 넉넉한
값진 내용이 담긴 책입니다.
편집인과 한인회장과 이사장, 집필진 모든 분들에게
그리고 후원자와 후원기관들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재 캐나다 한인 모든 가정이 구입하기를 바랍니다.
교회와 학교가 반드시 소지해야 하는 필독서가 되리라고 믿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노고에 머리 숙여 감사 드립니다
올해 발간된 캐나다 한인사와 노삼열 박사가 편집한 영문판 "Korean Immigrants in Can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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