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고지서가 올때마다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래가지고서야, 살아갈수 없을 지경이다. 처음엔 그저 공사 때문에 전기공구를 많이 써서 그런가보다 했다.
그리고 피크타임과, 오프타임별로 새롭게 전기세를 책정하는 스마트 전기세 때문에 전기료가 많이 올라간다고
했던터라, 그런가 했다.
두어달이 지나서는 전기회사가 과잉부과 한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고지서를 들고 전기회사로 찾아갈까 생각하기도 했다.
그쯤해서 인터넷에는 전기세가 많이 나와서 울먹인다는 소비자들의 고발이 있었고, 히팅 시스템의 문제점들이 오르고 했다.
우리집은 Geo-Thermal 히팅 시스템을 사용한다. 이 시스템은 지열을 이용한 것인데, 전기와 협동하여 집안을 뎁히는 시스템이다.
이런 가구들중 전기세가 많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는다. 혹한에는 지열이 많지 않고, 전기를 많이 쓰게 된다는 말이다. 올해의 겨울은 강추위가 지속되었고 말이다.
이젠 히팅 시스템을 바꿔야 하나,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됐다.
히팅도 절제하고, 전기도 별로 쓰지 않았던 지난 3월 전기료가 또다시 700달러를 쳤다. 머리를 무언가로 세게 맞은 느낌이다.
남편과 솔이아빠가 이것저것 들여다보다가, 히팅시스템의 컴프레셔가 고장난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제서야, 히팅회사에 전화를 했다. 우리것을 설치해준 그 회사가 우리 동네에 아직도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는 사위와 함께 와서 전반적인 것을 체크업해주었다. 컴프레셔가 작동을 하지 않았고, 필터는 먼지가 꽉 차서 새로운 것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일러주었다.
집안 두군데에 있는 벽난로는 유니온 개스를 이용한다. 벽난로는 매일 저녁 켜놓았고, 마루공사 중에는 지하실에서 그것을 밤새 키고 잤는데도, 한달 사용료가 70달러 내외였다. 개스비가 현재로서는 훨씬 저렴해보인다.
오늘 업자로부터 견적서를 받았다. 컴프레셔를 교체하느냐, 유니온 개스 시스템으로 전환하느냐, 두가지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
컴프레셔만 쿄체하는 것도 적은 돈은 아니지만, 유니온 개스 시스템으로 한다면, 오랜 시간 후에는 훨씬 경제적일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겨울이 긴 캐나다에서 히팅에 문제가 생긴다면 살수가 없다.
다행이 이제 막 따뜻해질테니, 그리 급하게 결정할 필요는 없다. 지난 겨울은 매달 1,000달러를 전기세로 날려버렸다.
이번 사건을 겪으며 나는 이 불만들을 남편에게 꽂아댔던 것같다. 그런 것들은 남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던 것일 게다.
혹은 어떤 문제점이 있을때 빨리 감지하지 못하는 우리 둘에게 화가 났을수도 있다.
은근히 꽤 경제적인 체하는 편이다. 낭비가 싫다. 생색이 나지도 않고, 절약할 수도 있는 이런 일에 헛돈이 들어가는 것이 그야말로 너무 억울하다.
이런 일은 또 있었다.
차는 돈덩어리다. 트레일러 끄는데 이용되는 큰차가 있다. 엔진이 5.7L이고 기름을 엄청 먹어대는 닷지 듀랭고다.
이것이 자주 타지도 않았는데, 최근 수리에 큰 돈을 들여야 했다. 딜러에서는 몇번을 오라가라 하면서 고쳤는데, 고친 것을 타고가는 길에, 다시 “엔진”에 불이 들어와 꼭지가 돌아가려고 했다.
딜러로 리턴해서 다시 손보게 해서 타고 돌아온 적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3000달러 이상을 주고 고쳤는데, 10일쯤 지났을까, 차에 큰 소리가 났다. 다시 딜러에 갔더니, 견적을 뽑아주는데 파트가 와봐야 하는데 그것을 제외하고 타이어 교체를 권고하면서 1,000달러의 견적서를 보여준다.
이거야말로.. 그래서 더이상 딜러와는 상관을 하지 않기로 했다. 차가 노후되어 고쳐야 할 것은 많겠지만, 총체적으로 봐줘야 할곳에서 1주일후에 나빠질 것을 알려주지 않은 것도 괘씸하고, 여하튼지 믿을수가 없었다.
그 차는 동네 정비소에서 300달러 수준에서 고쳤다. 타이어는 아직은 쓸만하다고.
전문가가 아니니 무엇이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알수가 없다. 불평을 속시원히 말하는 성격도 못된다. 그러니 이런 것들은 은근히 옆에 있는 남편에게 갈수밖에 없다.
또 있다. 4월이면 세금보고를 하게 된다. 이게 보통 복잡한 문제가 아니다. 가게와 개인, 그리고 아이들까지.
올해도 우린 작년에 맡겼던 회계사에게 다시 맡겼다. 세금낼때마다 몫돈이 들어가고 회계사비의 지출로 휘청대게 되니, 고얀히 좋은 감정일수 없게 된다.
마침 그분은 은퇴를 앞두고 후임자를 찾고 있으니 우리가 다른 회계사에게 넘겨도 크게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는데, 그것도 게을러서 매년 하던 분에게 그대로 맡겼다. 역시나 올해도 남편은 세금을 물어내야 하고, 회계사비는 또 그것대로 나가야 해서, 몫돈이 왕창 들어가야 한다.
효율성을 지향한다고 하면서, 가게와 먼거리에 집을 사서, 매일 출퇴근하는 이런 비경제적인 삶의 형태를 오랫동안 유지해왔고, 기름값, 차 유지비, 집세 등등 불필요한 것들에 나가는 돈이 많다. 여러 사람이 이런 것들을 걱정해주었지만, 귓등으로만 들었었다.
이렇게 집안 경제를 걱정해본 적이 많지 않다. 그런 것들은 남편의 몫이었다. 아마도 그런 호시절은 다 지나간 것 같다.
유지가 되지 않는다면, 생활의 규모를 줄여야 한다. 이런 경제적인 부분이 잘 안풀려서인지, 정신이 자꾸 멍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철”없이 순진하게 살았던 것이 좋았지만, 그런게 아닌라고 누군가가 나를 깨운다.
더이상 남편의 일일수만은 없다. 가게가 돌아가는 것도 이제는 나보고 해보란다.
나의 불평을 더이상 들어줄수 없어서 남편이 내린 결단이다. 내가 섶을 지고 불로 뛰어들어가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다.
숫자만 나오면 혼미해지는 주제에 말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란 말이 여기에도 해당된다. 남편의 일처리에 믿음을 주지 못한 것들이 있었다는 말이다.
나는 할 생각도 없으면서 그렇게 입만 나불대었다는 것이지. 남편은 한번 맛을 봐라, 그래야 나를 이해하지 이런 심정인 것같다.
그렇다고 나를 혼자 내버려두지야 않겠지. 길게 같이 가야 하는 길, 나도 알아야 그가 편해질 것이다.
민첩하지 못한 우리 두 사람, 머리를 맞대면 조금 더 빨리 감을 잡게 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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