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타리오 한인 직업스트레스 연구 발표회
일시 : 5월 7일, 저녁6 시 - 8시
장소 : 로열르페이지 한인부동산 세미나실
1993 Leslie St., Toronto M3B 2M3
사람들이 예상할듯 싶은 결과가 나왔다.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건강상태가 여타 직업군보다 건강하지 않다는 결론 말이다.
지난 2013년부터 조사됐던 "온타리오 한인 직업스트레스 연구(Ontario Korean Business Stress Study)"에서 밝혀진 결과이다. 총 1288명의 한인 자영업자, 직업인을 망라해 인터뷰한 설문지 분석이 마침내 마쳐지고, 그 보고회가 5월 7일 목요일날 열린다. 이 일은 정부기관인 CAMH의 연구의 일환으로 노삼열 박사, 김일호 박사가 주도했고, 온주실협이 후원했다. 두분 박사님의 노고에 감사드리는 마음이다.
글쓴이는 인터뷰어로 2013년 6개월 정도 일했고, 그때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만나면서 참으로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그중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것은 몇몇 편의점 하시는 분들이 가진 "울분"을 곁에서 지켜봤던 일이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많은 분들도 물론 있었지만, 어떤 이는 정신적 분노가 극에 달해, 잘못 건드리면, 내게 설문지 책자를 집어던지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는 이도 있었다.
그랬는데 우려했던 것이 통계로 나타났다. 자신의 건강을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항목에서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전문직보다 4배 이상 높게 나타났고, 사무직보다는 2.5배, 기술직보다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관적 건강평가는 그것이 실제의 건강지표로 이어지는 바로미터로 설문조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여러가지 다른 의미있는 통계에 대한 분석이 교민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보고회 후에 부연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즘들어 "편의점"에 대해서 더많이 생각한다. 2년전, 인터뷰어로 일할때 사실, 나는 그들의 입장을 "듣는" 정도였다. 힘들어하면, 힘들어하는구나, 나쁘게 말하면, 그것이 내 일이 아닌듯이 진심으로 공감하지 못했었다. 겨우 2년이 지났을뿐인데, 그들의 "어려움"을 똑같은 강도로, 오히려 더 심하게 느끼게 된 것같다. 도시부터 시작해서 편의점들의 생존이 위협받기 시작했고, 그 범위가 점점 넓혀지고 있는 과정인듯싶다. 속속들이 대형마켓들이 들어서면서, 인기가 없어져간다. 규모가 어중간한 슈퍼마켓들도 생존에 허덕이고, 그보다 작은 편의점들은 그야말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있는 형편이다. 지난번 지구협 크리스마스 파티때 온주실협 권혁병 회장은 "살아남은 자가 이기는 자"라는 말을 해서, 모두들 쓴웃음을 지어야 했는데, 바로 그 말이 과장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지난 겨울의 편의점 한파는 뼈속깊이 시리게 했다.
헬퍼를 쓰던 가게들이 헬퍼들의 시간을 줄이고, 그나마 헬퍼 고용을 생각지 못하는 쪽으로 나아가니, 삶의 질은 더욱 낮아지고 건강을 챙길 시간도 없어져가는 것은 당연하다.
이 연구결과가 정부에 보고된다니, 늦은 감은 있으나 필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소규모 자영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에 조금 변화가 있으면 좋겠다. 최저임금 보장으로 극빈층을 배려하는 정책도 좋지만, 세금혜택등으로 소규모업자들의 숨통을 트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물론 편의점을 규모있고 알차게 경영하는 많은 이들이 있다. 그런 분들에게 누가 되는 글이 안되었으면 싶다. 자기 시간사용이 용이하고, 결정권을 가진 이 직업을 즐기면서 하는분들 말이다. 그들중에는 자식들을 훌륭하게 키워냈고, 은퇴를 준비하시는 분들도 곁에서 본다. 우리들이 바라는 소박한 꿈이다. 그러나 그꿈이 언제까지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어보인다. 선배들이 개척해놓았던 편의점이란 거대한 한인 비지니스 토양이 서서히 말라감을 지켜보는 마음이 안타깝다.
온타리오 실업인협회도 줄어드는 회원과 리베이트 때문에 여러가지 묘안을 고안중이란다. 개인적으로, 단체가, 그리고 정부에서 3박자가 맞아서 조금은 나은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른 길이 있다면 한번 뚫어보는 용기를 가져볼 수도 있겠다. 정글에 서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낀다.
건강하게 오래 살아남는 비지니스가 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방안이 연구되었으면 한다. 온주실협의 (절)반 프랜차이즈인 POS 프로그램의 성공이라든지, 기발한 아이템 창줄같은 것에 기대는 마음이다. 자포자기 의식을 버려야 하고 말이다. 먹고사는 일은 누구에게나 힘겹다.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겸허하게 경비를 줄이면서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는 마음이 있어야 할때인 것 같다.
사실은 장시간 일하는 편의점의 특징상 건강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추론에 근거하여 연구가 시작된 면도 있었을 것이다. "장사만 된다면, 그런것쯤이야" 하는 사람들을 향한 경고를 주기 위해서 말이다. 활황이던 때의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현재는 정신적인 문제까지 동반하여 편의점의 총체적인 점검이 된듯싶다. 시간이 흐르면서 과로로 인한 것보다는, 노력만큼 보상받지 못함으로서 얻어지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을 것같다는 생각이다. 자세한 내용은 보고회에서 나타날 것이니, 자숙하기로 하자. 발표회는 교민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관심있는 분들의 참석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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