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건이를 엊저녁 건졌다.
12권의 책을 겨우 8,100원에 샀다.
수지맞았다.
더군다나, 한국에 있는 인터넷 서점인데, 이곳 신용카드가 결재가 됐다.
설마 되겠어, 하고 번호를 적어넣었는데 그게 한번에 통과되다니 놀랬다.
무슨 이런 횡재가 있단 말인가?
"이태훈의 여행사진 100배 잘찍기" 전 12권이다.
주문하고 다운로드 하는데 전체 1시간도 안 걸린 것 같다.
12권의 책이 종이책이었다면, 배달받고 한권씩 들춰보는 데만도 큰 노력이 들어갔을텐데.
비행기타고 한국서점에 갈 필요도 없이,
잠안오는 새벽, 거실에 앉아서 저렴한 알뜰쇼핑을 하다니, 대견할 뿐이다.
이태훈이란 작가에 대해서 잘모르면서 선뜻 산 이유는 파격적인 가격과 내용 때문이었다.
두번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그가 세계를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나 설명해준다.
단행본으로 나왔다면 그리 두꺼운 책들은 아니겠지만, 아이패드로 보기에 상큼하니 좋다.
이태훈 작가는 책을 펴내자는 리디북스의 제안을 받고 이 책을 무료로 할 생각도 했다고 한다.
자신을 알리자는 의미에서.
그러나 출판사의 권유로 정가에서 80% 할인된 가격으로 한권에 900원씩, 한 케이스로 사면 8,100원에 판매한다.
이렇게 하니, 수많은 사람들이 다운받아서 그는 1억을 버는 작가가 됐다고 한다.
그는 이책외에도 사진이 들어간 여러가지 책을 이북으로 발간했다.
어떻게보면, 크게 고민하지 않고 책을 내는 것처럼 보인다.
그건 준비가 잘된 공장에서 쉼없이 물건이 나오는 원리를 닮은 것 같다.
오랜동안 여행을 해왔고, 사진을 찍어왔고, 신문사 기자경력으로 다져진 글쓰기와
사진강사를 해온 그의 여력이 녹아들었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콘텐츠만 있으면, 다른 것들을 걱정할 필요는 없는 시대가 온것 같다.
그는 전세계 500여 도시를 여행할 꿈이 있으며, 현재까지 수백여 도시를 돌았다고 한다.
그의 사진은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한번 자세히 보게 하는 어떤 이야기가 있다.
그것이 비단 여행지여서만은 아닐 것이다.
오늘 새벽 책을 훑어보고 나서, 뭔가 나도 할수 있겠다는 용기가 들어 산책길에 폼을 좀 잡아봤다.
그런데, 사진은 여전히 잘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달 말 차타고 오다, 잠시 서서 거리를 찍었던 것이 더 나아보인다.
나는 햇빛때문이라고 불평한다.
그러나 조금 더 사진집을 들여다보면, 아이디어가 잡힐 것 같기도 하다.
이 사진집을 다 보게 되면, 나도 연장탓(사진기)이나, 장소탓(여행지)을 하게 될 수도 있다.
그가 발품팔고 정성을 들여 찍은 사진을 사진정보와 함께 명쾌한 사진강의까지..
이세상은 이외로 감사한 일들이 많다.
혹시 관심있는 분들은 인터넷 서점 "리디북스"를 검색해서 이태훈 작가를 찾으면 그가 쓴 책들이 나온다.
이북(ebook)... 매력적이고 편리하다.
5월 29일 촬영
6월 8일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