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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 그리고 우리

기계가 주는 기쁨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한지 그래도 꽤 오래된다.

픽셀이 무엇인지도 모를때, 우리는 가격이 만만해 보이고 사용하기 편한 놈으로 하나 장만했다.

수동카메라를 쓰다가, 후레쉬가 고장나면서 디지털의 세계로 접어들게 된 것이다,

 

 

사진에 관심있는 사람은 나였지만,

그 카메라가 손에 익기까지 또 몇개월이 걸렸다.

 

디지털 카메라는 현상하기는 까다로와도 그를 컴에 올릴 수 있다는 점이 아주 편리했다.

칼럼에도 사진을 간간이 올리면서, 자족하고, 가끔은 풍성한 예찬도 들으면서

나의 카메라 성능을 의심해보진 않았다.

 

 

사진을 현상하면,

옆에 그림자처럼 얇은 선이 쳐지듯이, 뭔가 파스텔을 입힌것처럼 나왔는데,

그것도 그런 것이려니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에서 좀 좋은 사진기를 마련하라는 소리가 들린다.

 

어딘지, 감도가 좋지않고, 질이 떨어지는 것이 예민한 사람들의 눈에는 보였든가 보다.

 

사진기에 무식함이 걷히면서 살펴보니, 내것은 픽셀 2.1로 아주 저질?의 것이었다.

쓸만한 것이 픽셀 "5"는 되는 것으로 이는 사진의 선명도를 의미한다.

 

줌이 되는 것도 아니고, 사진 한장을 찍으면 금새 화면이 깜깜해져서

다시 부팅하려면 한참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셔터를 누른후 몇초후의 모습이 화면에 잡히니, 제대로된 살아있는 장면을 잡아내기도 어려웠다. 실내에서 찍은 사진은 그 색이 확실히 떨어져서 항상 누런색을 덧입혀 놓은 듯이 나온다.

 

밧데리도 충전기가 없어서, 디지털 카메라용 강력밧데리를 때마다 사서 끼어야 했는데, 그 가격 또한 만만치 않았다. 동생은 충전기를 사라고 했지만, 구형에다가 언제까지 쓸지 모르는데, 또 다른 투자를 하고싶지 않기도 했다.

 

가장 결정적으로 내 사진기가 후졌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나래의 졸업식 사진을 찍고 나서 였다.

 

때마다 다른 엄마들보다 먼저 나가서 쪼그려앉기도 하고, 비스듬히 끼어서기도 하면서 여러 장면을 사진속에 담았는데, 나중 현상해보니 조카의 카메라에서 나온 사진들과 확연히 구별되었다.

 

색감이 떨어지고, 선명도가 그렇고,,, 그 좋은 장면들이 흐리멍텅하게 나온 것을 보니, 영 정이 떨어졌다. 조카의 사진기는 픽셀 5.1인가 그랬다.

 

남편의 권유로 우리들의 이른 결혼기념 선물로 새 디지털 카메라를 마련하기로 했다.

 

최근에 나온 것으로는 좋은 것에 속하는 픽셀 7.1짜리.

잘은 모르지만, 그간의 경험으로 밧데리 충전기가 있는 것, 줌이 엔간히 되는 것, 픽셀 넘버가 높은 것 등등을 주안점으로 해서 토론토에 있는 동안 몇군데를 찾아다녀서 산 것이다.

 

중국출신 청년이 권해준 <캐논 파워 샷 SD500>을 구입하고 요모조모 보니, 너무 신기하다.

 

우선 얼마나 크기가 작은지 모른다.

손안에 꼭 들어올 정도인데, 파워를 누르면 줌이 3배로 커져 나오고, 디지털 줌이 4배속이라니, 그 둘을 곱하면 12배로 조종할 수 있다고 되어있다.

 

더군다나 작은 캠코더 역할도 한다. 메모리카드를 집어넣고 동영상을 촬영하면 20여분정도 찍을 수가 있다.

집에 와서 아이들이 갖고 놀면서 동물들도 찍고, 우리들이 노는 것도 찍었는데 영화처럼 꽤 잘 나온다. 컴에 연결할 수도 있고, 텔레비전 화면으로 직접 볼수도 있다. 정말 신기한 노릇이다.

 

안내서를 읽어보니, 정말 많은 기능들이 있다.

 

예를 들어 해변가에서, 꽃을 근접 촬영할때, 인물사진을 집중해서 찍을때, 불꽃놀이할때, 눈올때, 순간적 포착이 필요할때,,, 이런때 사용하는 기능들이 있으며, 사진기 뒤편의 LCD화면에는 각종 기능들을 위한 안내그림과 글씨가 나오는데 영어뿐만이 아니라 한국어를 포함 21개 국어를 지원한다.

 

이뿐인가? 자동, 혹은 수동으로 바꿀 수 있기도 하다.

 

예전에는 촬영기술이 좋아야 작품사진이 나왔을텐데, 이제는 사진 조작기술을 잘 익히면, 누구나 작품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어졌는가? 하는 의구심도 들지만, 이제나 그제나 고급사진기와 일반 사진기가 있는 것이고, 그를 작동하는 것은 인간의 힘이니, 그 작동기술 터득을 그렇게 가벼이 취급해서는 안될 것도 같다.

 

제대로 빛을 조절하고, 광경을 선택하고, 흔들림없이 촬영해야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것은 불문가지일 것이다.

 

어제 호숫가 비치에 가서 아이들은 수영하고 나는 사진기를 갖고 놀았다.  집에 와서 컴퓨터에 로딩해보니, 사진은 사진이었다. 없는 것을 덧붙여주지 않고, 있는 것을 없애주지 않고.

 

그래도 내 마음의 풍선은 바람빠질 줄 모른다.

기어이 뭔 작품이 나올 것만 같다.

 

안내서를 다 익히고, 연습촬영을 끝내고 나면,,, 그때 두고 보자는 것이다.

 

내 곁의 사물들아,

자연들아,

사람들아

기다려라.

내가 다 너의 모습을 멋있게 담아놓고, 널리 퍼뜨려주마..

 

기계가 주는 기쁨.. 그것에 빠져있다.

 

 

 

 

 

 

 

 

 

 

 

 


 

누워서 바라본 모래사장과 호수.. 인버휴론이라고 불리는 호숫가 비치에 갔었지요. 북미의 가족들이 모여서 캠핑을 하려고 하는데, 우리 집 근처라서 답사를 갔었습니다.

 


 

언덕에서 바라본 호수

 


 

사람이 많지 않아서 함께 노는 사람들이 모두 가족처럼 생각되는 그런 장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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