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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 그리고 우리

청소 소감..

한해 마무리를 청소로 했습니다.
참으로 쉽게 어질러져서,
눈에 보이는 곳만 훔쳐내다가,
그래도 2003년은 깨끗이 맞이해야 할 것 같애서,
하루종일 청소한 편입니다.

점심을 먹고, 쉬면서 천천히 하다보니
이제 10시가 되어갑니다.
2시간 후면 2천3년이 되는 겁니까?
인터넷에 있다보니, 한국시간, 미국시간 섞여서
캐나다 시간은 또 다른 의미가 되더구만요.

우선 오랫동안 정리하지 않았던
우리 부부의 방을 치웠습니다.
부엌과 붙어있는 소위 "식모"방을 우리방으로
쓰고 있습니다.
거실과 이어져있는 그래도 우리집에서 가장 큰 방을 쓰다가,
실상 잠만 자게 되는데,
아이들 방을 거실과 붙여놓으면,
아이들 놀기에 더 좋을 것 같아,
작년에 바꾸었습니다.
해가 잘 들지않아, 좋은 모양새는 아니지만,
그래도 밤새 뒤척임없이 자는 데는 그만입니다.
일어나기 위해서 "햇빛"에 의지할 수 없어서 알람시계를 이용하지만,
방을 바꾼 것은 잘한 것 같습니다.

부엌을 치우고
거실로 들어가서 아이들 학용품 담는 통을 다시 만들고, 그러다보니 부러진 연필, 색연필 다 다시 깎아넣었습니다.
성한 게 몇개 안됩니다.
아이들이 쓰던 풀이 세통이나 되고, 연필도, 크레용도 얼마나 많은지...
몇해 동안 사주지 말아야겠다 생각합니다.
그래도 그렇게 치워놓으니 아이들 다시 그림그리며,
거실에서 놉니다.

다시 아이들 방,
침대밑에 들어간 장난감 다 꺼내고, 오래전에 붙여놓은 그림들 다 뜯어냅니다.
새 달력을 걸어주다보니, 역시 우리집은 못이 부족합니다.
못 몇개 더 박아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들도 하나씩 들어가서 목욕하고 나왔고,
우리집에 많이 부족한 "깨끗함"을 올해엔 찾고자
갖은 노력합니다.


대청소는 주로 손님맞이용으로,
맛있는 반찬도 손님맞이용으로 하다가
올해는 우리 가족들만을 위하여 몇번 했더니,
제가 진짜 쓸만한 주부가 된듯한 느낌이 듭니다.

가족만을 위해서 몇시간 동안 서서 서성이고,
그 열매를 서로 나눠먹고 말입니다.

남편이 포도주를 사왔습니다.
남편의 선배가 허허 웃으며 같이 들어오는군요.

여러분과 함께 조용히 회고하며 보내려던 계획을 수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예고없이 오신 손님때문에 말입니다.

올해 가장 큰 사건이 있었다면, 여러분과 만난
일일 것 같습니다.
소중한 인연으로 자랄 수 있기를 맘깊이 바래봅니다.

새해, 아름다운 날들 열어가시길 고개숙여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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