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겨울은 춥고도 길다. 때문에 겨울 스포츠가 발전한 면도 있다.
우리 아이들도 매년 10월이 되면, 동네 실내스케이트장에서 여는 스케이트 강습을 받기 시작한다.
올해로 3년째.
10월 초부터 시작해, 3월말까지 하니, 6개월간에 걸친 긴 겨울운동이 된다.
처음에 시작할때는 30분에서 시작, 레벨이 올라갈수록, 시간도 늘어나고, 그에따라 강습료도 오른다. 큰애와 둘째는 1시간 30분씩 일주일에 이틀하고, 막내는 이제 1시간 강습을 받는다.
일찍 시작하는 아이는 3살때부터, 주로 유치원에 들어갈 때부터 시작하는 아이들이 많다. 우리 아이들은 막내만 제 나이에, 2-4년쯤 늦게 시작하는 바람에,
조그만 아이들과 함께 타야하는 수모도 겪었지만, 지금은 모두들 제 나이 또래들과 같은 레벨에 있다. 그렇지만, 개중에 저학년임에도 일찍 수준을 높여,
저보다 목하나는 큰 언니들과 같이 타는 아이들도 있다.
작년에 큰애는 레벨7을 끝내고, 댄스 부분에 들어가는 테스트를 거쳤다.
가까스로 통과해 이젠 몇바퀴 돌고, 한참 지치다가 다리를 들어올리는 것까지 한다.
둘째는 시험은 거치지 않았지만, 올해부터 제 언니 레벨에서 같이 강습을 받고있다. 제 특기는 반쯤 주저앉아서 발을 뒤로 빼고 타기, 한발로 몸을 지탱하고, 한발은 손으로 잡고 타기라나? 제 레벨에서 그걸 하는 아이는 저말고 한명이 더 있다고 자랑한다.
신기한 것은 막내. 처음 스케이트를 시작했을때, 그야말로 서있지도 못하는 정도였다. 의자를 잡고 왔다갔다 하고.간신히 서있게 되었어도, 스케이트를 지치지 않고, 종종걸음으로 왔다갔다. 남편에게 <미리는 영 진전이 없어>를 몇번이나 말했던가.
올해, 막내 스케이트 타는 모습을 많이 보지 못했다.
언니들과 시간이 달라서, 먼저 데려다주고, 나는 다시 와서 큰애들 밥먹이고,
그애가 끝날 때쯤 데리러 가고.
아이들을 도와줘야 하는 <당번> 차례가 와서 그날에서야 그애를 지켜볼 수 있었다.
매번 종종 걸음으로 다니더니, 가만보니, 제 레벨에서 제일 재빠르게 움직인다.
스케이트 타다가 뒤로 획도는 것도, 점프하는 것도 얼마나 높이 하는지… 보는 내가 다 아찔할 정도이다.
그애를 쳐다보는 내 눈에 반짝이는 무엇인가가 맺힌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온타리오 북서부 지역 스케이트 경연대회>가 있었다.
ICE DREAMS라는 주제로 열린 대회에 우리 아이들도 참가했었다.
토요일 아침 8시에 시작, 그날 9시가 넘어서 끝나고, 일요일에도 8시에 시작, 8시쯤 모두 끝났다. 라이온스 헤드(사자 머리), 샤로우 레이크(수면이 낮은 호수), 비버 밸리 등등 이름도 재미있는 마을들, 그곳에서 실력을 갈고닦은 학생들 수백명이 되려나. 메달을 놓고 서로 겨루는 것.
어제는 약간 시시했었다.
우리 아이들은 솔로로 하지 않고, 그룹 개인기 경연을 했는데, 한 1-2분 동안 심사위원앞에서 휘어서 돌기, 주저앉아서 타기, 돌기, 뒤로 타기, 발을 뒤로 뻗기 등등을 한다. 나는 다른 애 하는 것 정신없이 보다가, 정작 둘째애가 하는 것은 놓쳐버리기까지 했다. 막내는 그런대로 잘하는 것 같앴다. 큰애는 하다가 약간 실수해서 얼굴을 손으로 가리기도 하고…
어쨋든 어제의 나들이는 나를 약간 실망하게 했다. 다른 데서 온 아이들은 준비를 많이 했고, 무척 잘하는 듯이 보였다.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을 호명하는 데 우리 마을 팀은 하나도 차지하지 못했다.
그런데 오늘…
큰애와 둘째의 그룹댄스가 있는 날이었다.
우리 애들을 포함 8명의 스케이터들은 은빛나는 보들보들한 웃도리와 검은 바지, 그리고 머리는 피기 테일(양쪽으로 머리를 약간 들어 묶은 것)로 해서 은색 장식을 두르고… 바로 브리티니 스피어스를 모방한 차림이었다.
웃도리는 한 학부모가 직접 재단해서 만들었다.
브리티니의 음악에 맞춰 댄스를 하는 두애를 지켜보는 남편과 나는 즐거웠다.
그렇게 시작한 그룹댄스는 우리팀은 저리가라 할 정도로 의상면에서나, 실력면에서 월등한 팀들이 많았다.
사실 우리 마을은 아주 작은 마을에 속한다. 아이들도 많지 않고.
이 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인 <오웬사운드>팀은 무려 40여명이 나왔다.
하얀 베이비 모자와 베이비 바지, 웃도리, 그리고 그 위에 소매없는 얇은 치마까지… 부모들이 재봉한 것이 분명한 옷을 색깔별로 맞춰입고 나와서,
얼음판을 수놓는데…
그중에는 한인엄마의 딸내미도 들어있었다. 우리는 서로 자기 자식을 알려주며 응원을 해주기도 했다.
어쨋든 그 팀 후에 나온 한팀은 모두 엘비스 프레스리 복장으로 등장, 사람들을 흥분시켰다.
까만, 옆머리가 늘어진 가발과, 칼라가 위로 선 하얀 색 무대복에 은색 허리띠, 파란색으로 스케이트를 모두 감싸고. 엘비스의 노래에 맞춰 그를 흉내내며 춤을 추는데.
한 아이의 가발이 벗겨졌다. 모두 까만머리인데, 혼자 금발에다 머리를 뒤로 묶은 그의 모습을 보고 얼마나들 웃는지..
그밖에도 많은 팀들이, 저마다 특이한 복장으로 열심히들 하였다.
6팀 출전에 5등했으니… 그래도 잘했다고 엄마는 애들에게 작은 선물을 하나씩.
우리 아이들이 끝난후 솔로 경연이 있었다.
쥬니어 브론즈, 쥬니어 실버, 시니어 브론즈 등의 레벨에 있는, 내가 보기엔 거의 프로에 가까운 실력들을 보여주었다.
피노키오 연기를 한 한 참가자, 농부의 모습을 열연한 중국계 소녀, 거지, 요염한 여자, 마녀등 모두 얼마나 능청하게 온 빙판을 헤매다니며 각가지 묘기를 보여주는지, 그야말로 겨울밤에 때아닌, 요정들의 춤사위에 정신이 오락가락한다.
잘은 모르지만, 이곳에서 메달을 받은 개인이나 단체는 온타리오 경연대회에 나가게 될 것이고, 그곳에서도 이기면 캐나다 전 지역 경연대회에 나가게 될 것 이다.
어쩌면 오늘 내가 만난, 중국계 소녀 티파니 정이나, 노란머리의 매혹적인 모습이었던 신디 햇이 캐나다의 내노라 하는 스케이터로 성장하게 될른지 모른다.
이번 기회는 우리 동네 스케이터들에게도 좋은 배움의 기회가 될 것 같다.
우리 애들도 내년에는 <솔로>로 나서본다고 한다. 그룹에서는 모두가 열심히 해야 메달을 하나 건질 수 있지만, 솔로는 저만 열심히 하면 뭔가 손에 잡힐 것 같은가 보다.
내 애들에게 향한 나의 꿈은 여전히 <열심히>만을 외치게 될 것 같다. 하다가 어느 순간 포기하게 될지라도, 나도 내딸이 싱긋싱긋 동양적인 미소를 머금으며 빙판을 가르는 요정이 될 날을 그려볼 수도 있으니까..
아이들의 비전이 보다 높아진 계기가 되길 바래본다.
우리 아이들도 매년 10월이 되면, 동네 실내스케이트장에서 여는 스케이트 강습을 받기 시작한다.
올해로 3년째.
10월 초부터 시작해, 3월말까지 하니, 6개월간에 걸친 긴 겨울운동이 된다.
처음에 시작할때는 30분에서 시작, 레벨이 올라갈수록, 시간도 늘어나고, 그에따라 강습료도 오른다. 큰애와 둘째는 1시간 30분씩 일주일에 이틀하고, 막내는 이제 1시간 강습을 받는다.
일찍 시작하는 아이는 3살때부터, 주로 유치원에 들어갈 때부터 시작하는 아이들이 많다. 우리 아이들은 막내만 제 나이에, 2-4년쯤 늦게 시작하는 바람에,
조그만 아이들과 함께 타야하는 수모도 겪었지만, 지금은 모두들 제 나이 또래들과 같은 레벨에 있다. 그렇지만, 개중에 저학년임에도 일찍 수준을 높여,
저보다 목하나는 큰 언니들과 같이 타는 아이들도 있다.
작년에 큰애는 레벨7을 끝내고, 댄스 부분에 들어가는 테스트를 거쳤다.
가까스로 통과해 이젠 몇바퀴 돌고, 한참 지치다가 다리를 들어올리는 것까지 한다.
둘째는 시험은 거치지 않았지만, 올해부터 제 언니 레벨에서 같이 강습을 받고있다. 제 특기는 반쯤 주저앉아서 발을 뒤로 빼고 타기, 한발로 몸을 지탱하고, 한발은 손으로 잡고 타기라나? 제 레벨에서 그걸 하는 아이는 저말고 한명이 더 있다고 자랑한다.
신기한 것은 막내. 처음 스케이트를 시작했을때, 그야말로 서있지도 못하는 정도였다. 의자를 잡고 왔다갔다 하고.간신히 서있게 되었어도, 스케이트를 지치지 않고, 종종걸음으로 왔다갔다. 남편에게 <미리는 영 진전이 없어>를 몇번이나 말했던가.
올해, 막내 스케이트 타는 모습을 많이 보지 못했다.
언니들과 시간이 달라서, 먼저 데려다주고, 나는 다시 와서 큰애들 밥먹이고,
그애가 끝날 때쯤 데리러 가고.
아이들을 도와줘야 하는 <당번> 차례가 와서 그날에서야 그애를 지켜볼 수 있었다.
매번 종종 걸음으로 다니더니, 가만보니, 제 레벨에서 제일 재빠르게 움직인다.
스케이트 타다가 뒤로 획도는 것도, 점프하는 것도 얼마나 높이 하는지… 보는 내가 다 아찔할 정도이다.
그애를 쳐다보는 내 눈에 반짝이는 무엇인가가 맺힌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온타리오 북서부 지역 스케이트 경연대회>가 있었다.
ICE DREAMS라는 주제로 열린 대회에 우리 아이들도 참가했었다.
토요일 아침 8시에 시작, 그날 9시가 넘어서 끝나고, 일요일에도 8시에 시작, 8시쯤 모두 끝났다. 라이온스 헤드(사자 머리), 샤로우 레이크(수면이 낮은 호수), 비버 밸리 등등 이름도 재미있는 마을들, 그곳에서 실력을 갈고닦은 학생들 수백명이 되려나. 메달을 놓고 서로 겨루는 것.
어제는 약간 시시했었다.
우리 아이들은 솔로로 하지 않고, 그룹 개인기 경연을 했는데, 한 1-2분 동안 심사위원앞에서 휘어서 돌기, 주저앉아서 타기, 돌기, 뒤로 타기, 발을 뒤로 뻗기 등등을 한다. 나는 다른 애 하는 것 정신없이 보다가, 정작 둘째애가 하는 것은 놓쳐버리기까지 했다. 막내는 그런대로 잘하는 것 같앴다. 큰애는 하다가 약간 실수해서 얼굴을 손으로 가리기도 하고…
어쨋든 어제의 나들이는 나를 약간 실망하게 했다. 다른 데서 온 아이들은 준비를 많이 했고, 무척 잘하는 듯이 보였다.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을 호명하는 데 우리 마을 팀은 하나도 차지하지 못했다.
그런데 오늘…
큰애와 둘째의 그룹댄스가 있는 날이었다.
우리 애들을 포함 8명의 스케이터들은 은빛나는 보들보들한 웃도리와 검은 바지, 그리고 머리는 피기 테일(양쪽으로 머리를 약간 들어 묶은 것)로 해서 은색 장식을 두르고… 바로 브리티니 스피어스를 모방한 차림이었다.
웃도리는 한 학부모가 직접 재단해서 만들었다.
브리티니의 음악에 맞춰 댄스를 하는 두애를 지켜보는 남편과 나는 즐거웠다.
그렇게 시작한 그룹댄스는 우리팀은 저리가라 할 정도로 의상면에서나, 실력면에서 월등한 팀들이 많았다.
사실 우리 마을은 아주 작은 마을에 속한다. 아이들도 많지 않고.
이 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인 <오웬사운드>팀은 무려 40여명이 나왔다.
하얀 베이비 모자와 베이비 바지, 웃도리, 그리고 그 위에 소매없는 얇은 치마까지… 부모들이 재봉한 것이 분명한 옷을 색깔별로 맞춰입고 나와서,
얼음판을 수놓는데…
그중에는 한인엄마의 딸내미도 들어있었다. 우리는 서로 자기 자식을 알려주며 응원을 해주기도 했다.
어쨋든 그 팀 후에 나온 한팀은 모두 엘비스 프레스리 복장으로 등장, 사람들을 흥분시켰다.
까만, 옆머리가 늘어진 가발과, 칼라가 위로 선 하얀 색 무대복에 은색 허리띠, 파란색으로 스케이트를 모두 감싸고. 엘비스의 노래에 맞춰 그를 흉내내며 춤을 추는데.
한 아이의 가발이 벗겨졌다. 모두 까만머리인데, 혼자 금발에다 머리를 뒤로 묶은 그의 모습을 보고 얼마나들 웃는지..
그밖에도 많은 팀들이, 저마다 특이한 복장으로 열심히들 하였다.
6팀 출전에 5등했으니… 그래도 잘했다고 엄마는 애들에게 작은 선물을 하나씩.
우리 아이들이 끝난후 솔로 경연이 있었다.
쥬니어 브론즈, 쥬니어 실버, 시니어 브론즈 등의 레벨에 있는, 내가 보기엔 거의 프로에 가까운 실력들을 보여주었다.
피노키오 연기를 한 한 참가자, 농부의 모습을 열연한 중국계 소녀, 거지, 요염한 여자, 마녀등 모두 얼마나 능청하게 온 빙판을 헤매다니며 각가지 묘기를 보여주는지, 그야말로 겨울밤에 때아닌, 요정들의 춤사위에 정신이 오락가락한다.
잘은 모르지만, 이곳에서 메달을 받은 개인이나 단체는 온타리오 경연대회에 나가게 될 것이고, 그곳에서도 이기면 캐나다 전 지역 경연대회에 나가게 될 것 이다.
어쩌면 오늘 내가 만난, 중국계 소녀 티파니 정이나, 노란머리의 매혹적인 모습이었던 신디 햇이 캐나다의 내노라 하는 스케이터로 성장하게 될른지 모른다.
이번 기회는 우리 동네 스케이터들에게도 좋은 배움의 기회가 될 것 같다.
우리 애들도 내년에는 <솔로>로 나서본다고 한다. 그룹에서는 모두가 열심히 해야 메달을 하나 건질 수 있지만, 솔로는 저만 열심히 하면 뭔가 손에 잡힐 것 같은가 보다.
내 애들에게 향한 나의 꿈은 여전히 <열심히>만을 외치게 될 것 같다. 하다가 어느 순간 포기하게 될지라도, 나도 내딸이 싱긋싱긋 동양적인 미소를 머금으며 빙판을 가르는 요정이 될 날을 그려볼 수도 있으니까..
아이들의 비전이 보다 높아진 계기가 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