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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요

낯선곳으로 2>













낯선곳으로 (2)








텐트속으로 들어오는 아침광선이 참으로 따뜻했다.
남편만 밖으로 나가고, 따뜻해진 침낭을 들척이며 나는 아이들과 텐트속에서 뒹굴었다.



남편이 네 여성을 위해 만들어준 아침을 먹고, 제1의 목적지를 행해 출발!!



"Dynamic Earth"라고 불리는 광산이었다.
<역동적인 지구>라는 이름에서 보이듯 서드버리를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산업시설을 사람들이 둘러볼 수 있도록 만든 곳이다.
지하 과학박물관이라고 불릴 수 있는 이곳에 도착하니, 입장권을 구입해야 한다.



이틀에 걸쳐서 <다이내믹 지구>와 "Science North 북부 과학관"을
둘러볼 수 있는 표가 있다고 했다.
두 편의 영화감상과, 수중을 화상으로 구경할 수 있다는 "Deep Sea"를
추가로 볼 수 있는데 일인당 40여불로 대단한 가격이 아닐 수 없었다.
떨리는 손으로 돈을 지불하니 200불이 휙 날라갔다.



많은 돈을 지불했으니 반드시 좋은 것들을 봐야한다는 강박관념이 들었는데....







지하 7층으로 만들어졌다는 니켈광산을 한층 내려가니,
우선 아이들이 헬멧과 부삽을 들고 광석을 캐서, 작게 쪼개고,
함유물을 추출해내는 과정을 놀이로 할 수 있게 해놓았다.
실제가 아닌 장난감 석탄같은 검은 스폰지 돌멩이들이 쌓여있다.
아이들이 숨가쁘게, 헬멧과 가운을 입고 일을 하는 동안, 우리 일행의
가이드가 나타났다. 특수 후레쉬와 헬멧을 쓴 광부였다.
일행은 모두 18명. 모두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이었다.



그중 아저씨 한명은 실제로 이곳의 다른 광산에서 일하는 직원으로
그는 가이드와 함께 아이들에게 부연설명을 해주었다.
그의 부인과 잠시 대화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녀의 아버지도 광부였다고 했다.
아버지가 일하러 나가면, 돌아올때까지 아버지의 안전을 늘상 염려했다는 것.
그래도 서드버리의 광산은 안전도면에서 뛰어난데,
남편이 다른 나라의 광산으로 일하러 간다고 하면 자신이 극구
말린다고 말했다.



쉽지 않은 직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이드는 <서드버리>에 광산이 왜 생기게 됐는지,
지구 생성 초기부터 큰 화면을 보여주면서 설명한다.
초기 혼란기에 행성 하나가 서드버리에 떨어져서 그것이 지하로
스며들어 광산 마을이 됐다나 어쨋다나.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곳의 니텔 광산에서 나온 것으로
<녹이 슬지 않는, 스테인레스 스틸>을 생산할 수 있었다고.
전세계 니켈 소비량의 93%를 이곳 광산에서 공급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은 막내와 둘째가 <다이내믹 지구> 앞에서 캐나다 5센트짜리
동전 모양으로 만들어놓은 구조물앞에서 찍은 것이다.



동전으로 쓰는 5센트짜리와 2달러짜리를 싸고 있는 것이 니켈이다.
광산 로비엔 큰 바위 하나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 바위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 니켈이 겨우 5%, 구리가 3%, 은 금 등이 조금씩 함유되어 있는데,
그 작은 양으로 2불짜리 동전의 니켈 부분을 4만여개를 만들 수 있다고 해놓았다.

길가에 있는 돌멩이 하나에도 어떤 광물질이 함유되어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쨋든 일행 18명은 1900년대부터 1950년대와 현재의 달라진 굴속 환경을 직접 볼 수 있었고,
광부들이 어떻게 채굴하는지,
어떻게 운반하는지 등을 설명들을 수 있었다.
또한 아이들에게 어떻게 마이너마이트를 설비하는지 등도 알려준다.



어떤 곳에 가니, 한 방이 나온다.
그곳에 가니 인터넷, 냉장고, 전자 렌지등 전자제품과 책상 의자등이 있다.
식사를 해결하는 곳인가 했더니, 비상시 대피하는 곳이라 했다.
밖으로부터 공기를 주입받게 해놓았고, 각종 통신시설을 해놓아서,
외부와 접촉할 수 있다는 설명.
그러나 큰 사고가 난다면 그 어떤 안전시설도 안전하지 않다는 걸 누가 모를까?
남편말로는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위안을 주는 것으로 큰 작용을 할 것이라고.



땅속을 나오니, 영화관이 있다.
화면이 세개... 이 도시에 정착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었다. 마치 영화같지 않고 연극같다.
살아있는 사람처럼 보이는 입체감을 이용한 화면이 돋보인다.
예전에 아이들과 함께 본 <스파이 킷-3>은 3D 영화로 안경을 껴고 봐야 했는데
눈의 피로감이 심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이를 이용한 방법인지, 사람들 앞에 유리가 쳐있는데
그것이 입체안경 구실을 하는 듯했다.



악수를 청하면 받아줄 것 같은 실물 사이즈의 영화를 보면서
<서드버리>를 배운다. 이곳저곳에 박혀있던 돌덩이가 자원으로 바뀌는 이야기,
그 안에 사람들의 정착과 산업을 굴리고,
이 산업을 사람들에게 소개하면서 관광과 교육적 효과를 높이는 것까지.



남의 마을의 역사를 들여다 본 것이,
우리 마을의 역사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널리 알리고 발전시켜야겠다는
도전으로 돌아온다.



광산을 구경하고 나니, <과학관>에서 이날 보기로 한 영화 관람까지
약간의 시간이 남았다.
그곳 로비에 있는 팜플렛에 보니, 하이킹을 할 수 있는 경치좋은 곳이 있었다.



부랴부랴 올라갔다. 바로 그곳이 전날 안내소를 찾아왔던 그장소였다.
안내원이 있어 설명을 듣고, 우리가 그렇게도 찾아헤매던
주립공원내 캠핑장도 그 근방 어딘가에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산을 따라 내려가니 금방 폭포가 보이는 전망대에 다다랐다.
약간 싱겁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짧은 거리였는데,
둘째인지 큰애인지 바위들을 타고 밑으로 내겨가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래서 따라 내려간 곳이, 바로 계곡을 타고 오르는 하이킹 코스였다.
지리산 어느 계곡인가 따라내려가니, 춘향이 있었다는 남원에 다다랐던 기억이 났다.
그만큼 험한 길은 아니었지만, 폭포에서 신나게 밑으로 흐르는 물들을 바라보니, 후련하다.
다리운동도 하고, 숨쉬기 운동도 하고.
그 와중에도 자세히 보니, 흐르지 못하고 고인 물이 있다.
길을 잘못들어서 바위들 사이에 고여서 썩어가고 있다.
큰비가 오면 어떻게 한번 몸부림을 부려볼려나, 고인물에 연민이 간다.



아이들은 갈수록 흥미롭게 펼쳐지는 자연의 모습에 <발견자> 싸움이 나기 시작했다.
둘째는 제가 먼저 발견한 길인데, 큰언니가 앞장서 가며,
자신이 발견한 길이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둘의 입싸움은 산행이 끝날때까지 계속되었다.
사실 모험심을 지닌 그애들이 아니었으면 "폭포 멋있다"하고 돌아갈뻔 하기도 했지만.



막내는 슬리퍼를 신고 다녔는데, 어느 순간 슬리퍼가 자신을 괴롭히던지,
그를 벗어서 들고 맨발로 걷기 시작했다.
마치 작은 야생동물처럼 어떤 때는 네 발로도 걷고.
언니들의 싸움에서 멀찌감치 벗어서서, 산을 타면서 조그만 움직임이라도 관찰하는데 바쁘다.
동물들이 드나드는 구멍을 발견하는 것도 그애고 말이다.



자연에서 가장 가까운 아이가 바로 막내인 것 같다.
그애가 2살때 하이킹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남편이 온 트레일을 업고 다녔었다.
맨발인 아이가 안스러워 남편이 잠시씩 업어주면서,
"많이 컸다"고 한다.
불평 한마디도 없이 근 1시간 정도를 산을 탄 것 같다.



되집어 걸어나오는데 인도인으로 보이는 일행을 초입에서 만나게 됐다. 그들이 <가는 길이 어떠냐>고 물는데 우리 애들중 하나가 <
영원히 가야 할것..>이라고 농담을 하는통에 한참 웃었다.



하이킹을 마치고 캠프로 돌아와서 저녁을 지어먹었다.
가져간 반찬도 부실한데, 오며가며 가게에서 살 기회를 얻지 못해
마땅히 먹을 것이 많지 않았다.
햄을 굽고, 계란을 적당히 익히고, 남아있던 김치째개등으로 그럭저럭 떼웠던 것 같다.
아 그리고 첫날, <오늘 딴 오이>라면서 오이 한 바스켓을 들고와서 구매를
요청하던 할머니에게서 산 생오이를 먹었다.
단돈 1불에 산 오이 10여개.



다음날 가서 견학할 <북부 과학관> 안에 있는 <아이맥스>라는 극장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시간이 있었다.
저녁을 먹다보니, 시간이 급박해서 찾아가게 됐다.
그런데, 처음 다니는 길, 큰 일이 날뻔 했다.



"이쪽으로 가야 하지?"하면서 남편이 공사중에 새로 만든 길에 들어선 순간
바로 코앞에서 오토바이가 막 다가오고 있었다.
참으로 이상하다고 느꼈는데, 우리가 내길이 아닌 길로 가고 있던 것이었다.
정면에서 차들이 다가오고 있었고..
차를 옆에 붙이고 잠시 뒤를 돌아보니 뒷차들이 서서 우리차가 지나가길 기다리고 있었다.



정면충돌의 위기감에서 간신히 벗어났다.
남편이 아이들에게 계속 미안하다고 말하고, 아이들은 "천천히 운전"하라고
주문하면서, 안전벨트를 점검한다.
사실 큰일이었지만 나는 그렇게 무서웠던 건 아니다.
남편이 길에 들어서자 이상하다는 직감이 왔고,
남편도 바로 서행해서 무서운 일은 피할 수 있었다.



어쨋든 그런 떨린 마음으로 영화관에 조금 늦게 들어섰다.
제목은 <놀라운 동굴들(어메이징 케이브스)>.



와! 정말 놀랬다. 그 화면...
나중에 확인하니 영화 화면 크기가 5층 건물 크기라고 한다.
가로 세로 길이가 비슷한 대형화면을 보고있으니,
<움직이는 의자>에 앉아있는 듯하다. 그리고 그 화면에 펼쳐지는 이야기들..



낸시라는 여자는 동굴 탐험가이다.
수만년전부터 형성된 동굴을 탐험하여 그곳에서 <균들을 채집>하고
성분 검사를 해서 불치병을 위한 약제조에 사용하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인터넷을 통해 동굴탐험 경험을 나눈다.



이번 영화에서는 미국의 <그랜드 캐년>,
그린 아일랜드라고 불리는 북극의 <얼음 동굴>,
멕시코 어느곳의 <바닷속 동굴>이었다.



거대한 동굴앞에 한점 개미처럼 붙어있는 사람들,
동굴 입구를 찾기위해 로프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사람들, 거대한 자연 ...



모두가 위대했다.
개미같은 인간도, 그런 인간에게 몸을 맡기도 있는 자연도 말이다.
인간이 없다면 무슨 수로 자연이 스스로의 위대함을 알릴 수 있을 것인가.
신비를 벗기기 위해 온갖 과학을 동원하여 애쓰는 이들의 노고가,
새삼 경이롭고 두렵기까지 하다.



내딸들이 만약에 저런 일을 한다고 하면 난 어떻게 할 것인가.
나의 마음은 어떨 것인가 지레 걱정도 된다.



그래선지 이번 여행의 제목은 나에게 <자연, 인간, 그리고 과학>이라고 암시되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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