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을 떠나요

낯선곳으로 3




    낯선곳으로 3




      여행 둘째날은 둘째의 생일이었다.
      친구들과의 파티를 개학후로 미뤄놓았었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진 않았지만, 생일케잌을 사서, 캠프장에 돌아온 것은 밤
      열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었다.

      어두운 곳에서 초에 불을 붙이고, 아주 작은 소리로 생일노래를
      불러주었다.
      모닥불을 피워놓고, 음료수와 과자로 작은 뒤풀이를 하고.




      아이들이 잠자리로 들어간 다음, 불이 사그러질때까지 남편과 나는 밖에
      앉아있었다.
      마지막밤은 텐트를 치지 않고, 호텔서 자자고 남편이 말했다.
      그동안 불편하게 지냈으니, 하루는 몸도 풀고, 아이들도 수영도 하고
      편한 날을 보내면 좋겠다는 제안.




      호텔에 가리라 하면, 아이들의 볼때기가 팽팽해지면서 좋아하리라는 것은
      묻지 않아도 빤하다.
      호텔 수영장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다음날은 처음부터 날이 흐렸다.
      전날처럼 텐트안으로 광선도 잘 들어오지 않았고,
      그러다보니 이슬이 내린 것이 잘 마르지도 않는다.



      아침부터 간단히 먹고, 짐을 싸기 시작했다.
      다시 펼 필요가 없는 짐들이라, 물기가 있는 것은 수건으로 닦아가면서 말이다.




      "북부 과학관"에 도착한 것은 거진 12시가 다 되어서다.
      "아이맥스"에서 보기로 한 영화시간이 1시여서 조금 여유가
      있어 과학관을 둘러봤다.



      움직이고 소리를 내게 만들어진 거대한 공룡관을 구경한 다음,
      위층으로 올라가다가 <나비 갤러리>에 멈추게 되었다.




        과학관의 실내는 에어컨 바람으로 시원한데, 살아있는 나비가 있는 정원인
        이곳은 29도로 고정되어 있어서 후덥지근하다.
        각종 수십마리의 나비들이 소리없이 날아다닌다.
        아이들은 나무처럼 움직이지 않고 팔을 내밀어 나비가 앉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그게 쉽지 않다. 한두번이나 성공했을까.




        이곳서 나비와 상견례를 하고, 영화를 보러 일층으로 내려갔다.






        과학관을 보았던 이날, 디지털 카메라로는 한장도 촬영할 수 없었다.
        사진은 그 다음날, 호숫가를 산책하면서 찍은 것..



        대형화면으로 보여준 이번 영화는 "중국-팬더 모험"이란 제목이었다.
        중국 대륙으로 희귀종 팬더를 연구하러 떠난 남편이 죽는다.
        (왜 죽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조금 늦게 들어가기도 했고, 잘 못 알아들었을 수도 있고)

        이를 파헤치러 부인이 남편을 찾아 중국으로 들어온다.
        중국인들의 도움을 받아 희귀종 팬더를 사냥하는 직업 사냥꾼으로부터
        팬더를 지킨다는 이야기였다.

        중국의 정글, 그 안에서 여유롭게 대나무를 먹어대는 팬더들이 너무 귀엽다.
        남편의 사랑을 받았던, 팬더 세가족중 살아남은 베이비 팬더를,
        주인공 여자가 자신의 아기로 데리고 돌아온다.
        남편의 유해는 정글에 뿌리고. (이 부분이 조금 슬펐다)




        1960년대의 이야기를 영화화한 것이라고 했다. 동물보호 홍보영화랄까?
        팬더는 하루중 16시간쯤을 먹으면서 보낸다고 한다. 먹는 것은 주로 대나무 줄기.
        손에 대나무를 들고 사각사각 먹어대는 모습이 무척 인상에 남았다.



        어쨋든 대형화면이기에 중국의 정글과 계곡의 물 등을
        속속들이 실감나게 볼 수 있었다.




        영화를 마치고, 다시 과학관 탐사에 나섰다.
        이 과학관은 무엇이든지 아이들이 실험하고, 만지고, 놀아볼 수 있게 만들었다.



        2층에 있는 자연관은 광산에서 발굴한 돌들을 많이 전시해놓았다.

        많은 돌덩이들을 모아놓고, 현미경이 놓여있어서,
        스스로 화석을 찾으라는 설명이 있다.
        깃털이나, 뼈들이 돌속에 들어간 것을 찾으면 집으로
        가져가라고.
        막내는 한참이나 돌들을 들여다보더니 4개를 찾았다고 좋아한다.




        그전날 "다이내믹 어쓰"에서 보았던 광석이 각각의 물질로 추출되는 과정,
        베란다에는 직접 돌을 깨어볼 수 있는 장비들이 있다.
        헬멧을 쓰고 드르륵 거리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는데, 나조차 생소한데 아이들은
        다른데 관심을 쏟느라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3층에 있는 생물 전시장... 북쪽 지방에 서식한다는 작은 동물들,
        벌레, 희귀종들이 있다.

        마치 말라비틀어진 누런 나뭇잎같은 벌레도 그곳에서 볼 수 있었다.
        변신을 잘한다는 카멜레온도 이 벌레를 못 쫓아올 것 같았다.



        4층엔 사람몸에 대한 전시관이 있었는데,
        인상적이었던 것은 건강한 폐와, 흡연으로 망쳐진 폐를 비교해놓았다.
        공기를 주입해넣었을때 폐의 활동까지 관찰할 수 있다.




        또 다른쪽에는 컴퓨터가 30여대 있어서, 누구나 직접 해볼 수 있다.
        인터넷도 연결해놓고, 많은 고급 소프트웨어들을 내장해 놓은 것 같다.
        또 한곳은 전화 테이블.
        아이들이 그 자리에서 직접 전화를 하면 벨이 울린다.
        한 10여대의 전화통이 불이 난다. 아이들이 앉아서 저이들끼리
        어른들 흉내내며 전화놀이를 한다.




        과학실험을 위주로 한 "쇼"도 특이하게 생긴 원형극장에서 해주고 있었다.
        아 그리고 레고들.... 아이들이 직접 만들 수 있는 수만종의 레고들이
        한곳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그냥 지나쳤지만 인내심이 있는 아이들은
        이 책상에 붙어서서 큰 작품들을 만들고 있다.



        한곳에선 저이들이 만든 경주용 차에 밧데리를 붙여서 경주를 하고 있다.
        남자아이들이 많이 모여있다. 역시 이곳도 우리 아이들에겐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나비 갤러리"를 다시한번 방문했다. 이번에는 아이들과
        나비들의 관계가 조금 더 밀접해진다. 시간이 지나니,
        나비들을 팔에 앉히기가 어렵지 않다.
        나뭇잎에 앉아있는 것을 살살 접근하여, 두 다리 사이로 손가락을
        내밀어 한 발을
        얹히게 하면, 나비들이 사람손에 붙는다.

        "Rice Paper, 쌀종이"라는 이름의 나비가 그중 사람을 타지 않는 것 같다.
        큰 편이고, 하얀색과 까만색으로 알록달록하다.
        이 나비들은 아이들이 코에 붙이면 코에, 이마에 붙이면 이마에도 잘 앉아준다.



        어느새 아이들은 나비 이름을 지어주고, 친해져버렸다. "촬스"라나.
        그 촬스는 어깨위에도 앉아주고, 손가락끝에도 앉고,
        다리옆에서 붙어있다.
        이 아이에게서 저 아이에게로 그렇게 옮겨다녀도 잘 도망가지 않는다.

        한참을 이곳에서 노는 통에 결국엔 아이들을 몰아서 나와야 했다.




        과학관 탐험을 끝내고 "서드버리" 옆의 조금 큰 도시인 "노쓰 베이"로 향했다.
        그곳의 호텔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기 위해...








      '여행을 떠나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행자의 눈으로 --- 토론토(2)  (0) 2004.03.25
      여행자의 눈으로---토론토(1)  (0) 2004.03.20
      낯선곳으로4, 끝>  (0) 2003.09.04
      낯선곳으로 2>  (0) 2003.08.28
      낯선곳으로 1  (0) 2003.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