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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 그리고 우리

사노라면

고개를 푹숙이고 들어서는 제프를 보는 마음이 아프다.

 

언제였던가. 조카의 8학년 졸업식장에서 제프는 많은 사람의

시선을 끌었다.

가장 키가 크고 잘생겼을뿐 아니라, 많은 시상종목에서 많은 상을 받느라, 엉덩이를 붙일 사이가 없었다.

그의 엄마도 일어서는 아이를 쫓아나가서,사진을 찍어주고.

나는 얼마나 그와 그의 부모를 부럽게 쳐다봤던가.

 

11학년인 제프가 우리집에서 일한 지는 6개월 되는 같다.

이곳 아이들이 용돈을 벌기 위해서 짜투리시간을 이용하여 파트타임 일을 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며칠전에 손님2명이 제프가 돈을 훔치는 것을 봤다고 우리에게 알려왔다.

석연찮은 표정으로 일을 하고, 물건을 팔고도 현금계산기(캐쉬 레지스터) 돈을 바로 집어넣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이들은 한번은 확인해보자고 하고,

가게 바깥에 나가서 창문을 통해서 제프를 관찰한 것이다.

제프는 손님이 나간지 한참뒤에 주위를 둘러보고 돈을 주머니에 집어넣더라는 것이다.

 

우리는 가게시간동안 비디오테입을 녹화한다. 그들이 지적한 그날 비디오를 검토하니, 제프가 하는 장면이 잡혔다.

남편과 나는 제프를 불러서 자백을 받고, 그의 아버지에게도 말을 해야되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처음엔 그것이 참으로 어렵게 생각됐다.

 

제프의 부모는 2년전에 이혼했다. 아들의 졸업식때만해도, 둘다 자리를 같이해서 금슬이 좋아보였는데 말이다. 아버지는 아이들과 함께, 엄마는 룸메이트라며 다른 남자와 함께 일년 이상을 지내더니, 최근에 남자가 가고, 엄마까지 가족들이 있다는 오스트리아로 떠나버렸다. 문제가 있었다면 그러한 복잡한 가정환경탓이었을까?

 

조카하고도 어울리고, 항상 인상좋은 미소를 머금은 그의 아버지와, 큰딸의 친구인 세라를 생각해도 제프의 이번 행동은 우리에게 충격이 아닐 없었다.

 

그를 불러서 사실을 확인하니, 당황하면서 부인한다.

비디오테입과 2명의 증인 이야기를 하니 "미안하다" 고개를 떨군다.

남편은 "처음에 부인한 것은 무척 나쁘지만 자백을 하니 다행"이라며 "경찰을 부를 수도 있지만, 앞날을 위해서 그렇게는 하지 않는다. 그동안 가져간 돈을 정확하게 계산해서 모두 가져오고, 앞으로는 그런 없기를 바란다" 말했다.

 

또한 남편은 "네가 만약 5불을 가져갔다면, 그건 우리에게는 한백에 20센트씩 남는 우유 25백을 팔아야 하는 "이라며 "단돈 1센트라도 네것이 아닌것은 아닌것"이라고 일침했다.

 

나는 제프가 미안해서 얼굴도 보기가 어렵다. 그래도 판에 박힌 말을 들려주었다.

"우리는 가족 모두를 좋아한다. 그런데 네가 그런 일을 해서 무척 놀랐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물론 나도 그렇다. 실수한 후에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네가 모든 돈을 변상하면 새롭게 출발할 있을 "이라 말했다.

 

제프는 아버지에게 말하고, 다음날 돈을 가져오겠다고 말하더니, 이틀 지나서 오늘 고개를 숙이고 들어온 것이다.

 

제프가 다음에 보니, 봉투에 60달러와 남편에게 보내는 사과의 편지가 들어있다.

"제인생에서 가장 어렵고 힘든 시간"이었다며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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