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에서 좋은 영화를 만나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비디오를 취급하지만, 매주 쏟아지는 최신작에서도 적확한 것을 집어내기 어렵다.
그런데, 이번에 텔레비전에서 방영해준 영화는 정말 못보고 지나갔다면,
억울할뻔 했다.
“Where is spirit lives?”
영(혼)이 살고 있는 곳은 어디인가?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느낀 것이지만, spirit에는 참으로 많은 의미가 함축된 것 같다.
“신이 살고 있는 곳은 어디인가?”
“인간의 정신이 숨쉬고 있는 곳은 어디인가?”
“정의가 살아있는 곳은 어디인가?”
아름다운 해변가, 자유로움이 몸에 밴, 인디언 아이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물살에 떠흐르는 음성으로 즐겁게 논다.
인디언 촌.
첫 생리를 당한 소녀의 성인식을 위한 예식이 펼쳐진다.
동네 어른들과 아이들, 그리고 당사자 소녀..
볼이 발갛게 물들어서, 의식의 처음부터 끝까지 성스럽게 집례한다.
그리고 장면이 바뀌어,
어느날 헬기를 탄 백인남자가 해변가에 나타난다.
아이들, 호기심으로 모이고…
그 남자는 캔디 케인을 아이들에게 주면서, 호감을 끌어내고,
그 중 몇명의 아이들을 헬기에 태우고 떠난다.
아, 그때서 감이 잡힌다.
1930년대 캐나다 상황.
이땅에 처음부터 살던 인디언과, 영국 프랑스 문화를 짊어지고 온
이 나라 정부의 인디언 정책을 볼 수 있는 영화였다.
그중에서도, 인디언 교육의 부분.
이날 끌려온 인디언 아이들 중 두명의 남매, 그중에서도 아밀리아(인디언 이름 스토꼬미)로 불리는 사춘기에 들어선 소녀가 주인공이다.
그리고 이 아이와 함께, 인디언학교로 보내지는 교육의 꿈에 부플은 젊은 여성교사가 중요한 역할로 등장한다.
영어를 전연 못하는 그 아이들은, 기숙사에 들여보내진다.
머리를 잘리고, 목욕시킴을 당하고, 옷이 모두 벗기고 새옷이 입혀진다.
의사소통이 전연 안되는 이곳에서 기회만 있으면 뛰쳐나가는 아밀리아는,
강제제압당하고 동물처럼 울부짖는다.
먼저 들어와있던 인디언 학생들도 아밀리아를 야만인이나, 동물취급하기도 하고, 전연 적응의 기미가 안보인다. 아밀리아는 제 남동생과 기숙사 탈출소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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