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요셉”의 드레스 리허설이 있는 날이다.
저녁을 차려놓고 부랴부랴 학교로 갔다.
이번 뮤지컬을 위해서, 나래는 꽤 오랜 시간 연습했다.
나래뿐 아니고, 6학년부터 8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뮤지컬팀은 매주 2번, 요즘은 세번씩 하루에 2-3시간씩 연습한다.
나래가 출연하는 뮤지컬이 “요셉”에 대한 것이라는 건 알았으나,
나래가 무슨 역으로 나오는지 감을 잡은건 한참뒤의 일이었다.
요셉의 주요인물들을 당장 떠올린다고 해도, 아버지 야곱, 유다등 그의 형제, 조금 더 나아가 팔려간 애굽에서 바로의 신하 보디발과 그 아내, 그리고 바로왕 등이다.
그러나 나래는 위에 열거한 어떤 역도 아니었다.
나중, 이야기를 종합해보니, 이스마엘라이트라는, 요셉을 사서 애굽으로 데려가는 이스마엘 사람중의 한명이며, 또 한역은 바로의 신하(들러리?)로 나온다는 것이다.
단역중의 단역이라, 아이를 우습게 여기기도 했던 것 같다.
나래가 출연하는 극이 요셉에 대한 것임이 나에게는 각별하게 다가온다.
비록 단역이라해도, 요셉의 생애를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그런 기회를 갖기가 쉬울 것인가?
나는...
요셉을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난다.
실수도 많고, 아이들의 뮤지컬답게 중간중간에 랩도 집어넣고, 현대식 댄스를 가미한 활기찬 공연이었는데도 나는 가슴이 먹먹했다.
채색옷을 지어입고 좋아하는 요셉과 그를 시기하는 형제들,, 결국 그를 팔아없애고, 희희낙낙하는 아들들 곁에서 슬픔에 젖는 아버지 야곱..
그리고 요셉의 고난과, 영광..
요셉의 수난에 촛점이 맞춰진 애닯고 느린 곡이 많았다. 불쌍한 요셉,,,, 불쌍한 요셉 하는데 눈물이 난다.
형제들이 먹을 양식을 얻기 위해 애굽땅에 와서 총리가 된 요셉에게 머리를 조아린다. 그 조아린 형제들을 보고 비탄에 젖는 요셉의 마음을 짚어보며 또한차례 눈물을 흘린다.
성경에도 그런 장면이 나온다.
형제들을 위하여 만찬을 베풀면서, 복받치는 슬픔을 주체하지 못해서 다른 방에서 목놓아 울다가 들어와서 식사를 나누는.
요셉은 자신의 꿈처럼 형제들이 발밑에 꿇어앉아 머리를 조아릴때 으시대는 마음이 있었을까? 그렇지 않았다.
굶주린 형제들, 홀로 눈물짓고 계실 아버지,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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