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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 그리고 우리

아침인사

mo

 

 

오늘 아침,

1시간의 나만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우리 동네는 아니고,

이웃한 마을에서의 일입니다.

요즘 사진찍기를 좋아해서, 카메라를 휴대하지요.

 

여름에 가끔 와봤던

강가쪽에 차를 댔습니다.

멀리서 두 아이가 자전거타면서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보일뿐,

어제 어두워지면서부터

오늘 아침까지 사람들의 숨결이 없었던

순결한 공기를 호흡할 수 있었습니다.

 

아침햇살을 받는 나무잎마다 색이 달라,

그 명암이 나무의 아름다움을 형상하는

근본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mo

 

이 동네의 물은 참 맑습니다.

요즘 우리동네 물은 탁해서,

식수사용에 곤란을 겪고 있는데,

이 마을에서 끌어다 써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음을 기억해냅니다.

조금 시샘하는 마음도 듭니다.

 

사진 한두장을 찍다가,

20년만에 첫 만남을 갖고, 그 후기를 담아

하루 건너 하나씩 배달되는

여러분들의 글이 떠오르면서 동문수학(함께 놀았던)했던 나의 친구들에게

아침인사를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사는 곳을 보여주면서 말이지요.

내 모습은, 이쁜 풍경들 뒤에 멀찌감치 놓고..

뭔 말인지 알겠지요?

 

홍 선배가 보내준 옛 사진을 보니,

그당시엔 "봐줄만" 했는데,

왜 요즘 사진은 정말 아니올시다인지...

한참 생각하다 보니,

사진이 문제인 것이 아니라,

나이를 진실하게 먹어간

제가 문제라는 걸 알겠더군요.

 

어쨋든,

오늘 갔던 그곳에 언덕이 있었는데,

나무 위에 앉은 새를 촬영하러 비척비척 올라가보니

마치 설립자 묘소가 있던 교정의 뒷숲과 이어진 그 언덕배기 같았습니다.

언덕 밑으로 물이 보이는 것도 그렇고.

배깔고, 묘지옆에서 그룹스타디라는 것도 초년생땐 해보고,

그 친구중엔 유명을 달리한 아이도 있다는 기억도 다시 나고..

오래된 앨범의 사진들처럼 이런저런 사연들이 떠오릅니다.

 

요즘엔 새를 유심히 봅니다.

그들의 날개짓, 파닥파닥 뛰는 모습, 파트너끼리 희롱하는 두마리 새들..

너무 높은 곳에, 가지에 앉은 것 같지 않고 마치 잎새위에 앉아있는 것같은 새를,

원거리 조절이 안되는 싸구려 사진기로 촬영하려니,

잘되지가 않는군요.

 

푸른색위에 길죽이 까만것, 그것이 고고하게 앉아서

동양아줌마의 오늘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mo

 

한가지만 더 우리 마을을 설명하지요.

옛 식으로 사는 사람들의 삶의 터가 주변에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바로는 매노나이트라고 하는 사람들..

기독교의 일종이지요.

마차를 타고 다니고,

스스로 옷을 만들어서 해입고,

수염을 기르고, 문명을 최대한 이용하지 않는..

 

오늘 마차 한대가 지나가는데,

앞쪽에 부부가 타고, 뒤에 아이들이 탔는데,

보자기쓴 아이들하며, 얼마나 평화로와보였는지...

저도 모르게 그들을 쫓아갔습니다.

 

아무리 마차래도, 내 발걸음으론 쫓을 수 없어

그들은 금방 사라지고,

다시 온길을 돌아나오는데, 큰 식품점 옆에 있는 그들을 봤습니다.

 

마차는 자주 보지만,

그들의 일상적인 일을, 구경거리로 찍어댈 수 없어서

사진을 갖지 못했습니다만,

오늘은 그들곁으로 다가가서, "너무 평화로와 보여서,,, 사진한장만"

찍자고 부탁했습니다.

 

시장본 것을 싣다가 얼떨결에 허락해준 그들에게 감사하며

셔터를 눌렀습니다.

 

mo

 

mo

 

...................................................

 

모두 모두 보고 싶은 얼굴들입니다.

 

고맙게도 나의 이메일로 단상을 보내준 친구에게 한국갈 이야기를 전하면서,

한두명 만난다면, 어쩌면 어색할수도 있을텐데,

집단?상봉을 한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래, 20년을 살아들 보니 어떻든가요?

 

그런 이야기들을 하게 되겠지요?

 

여러분 모두 편안하게 지내길 바라면서...

 

캐나다에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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