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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루스 카운티 산책

자 뱃놀이를 떠나볼까요? .. 카누 마을 페이슬리

 

 

페이슬리를 특징짓는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카누 마을"이라는 것이다.

 

카누를 고무신처럼 생긴 배라고 언니가 표현했는데, 나무 혹은 플라스틱으로 만든 고무신같다고 하면 될까? 앞과 뒤쪽이 뾰족하게 생겼고, 노를 저어 가게 되어있다. 보통의 카누는 2인 1조로, 그안에 작은 꼬마 2명쯤, 혹은 성인 1명 더 탈 수 있으니, 날씬하여 작은 여울도 빠져나갈 수 있게 생겼다.

 

주말이나, 연휴가 되면 많은 차들이 카누를 차지붕에 매달고 페이슬리를 방문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새벽같이 카누 가게로 몰려들어 배를 고르느라 분주하다. 육지에서 생활하던 사람들이 배를 타고 물놀이를 하려는 것이다.

 

 

낡은 차에 낡은 카누... ㅎㅎ 옆집 마당에 카누차가 세워져있길래 한장 찍었습니다.

요런 카누를 매달고 거리를 달리는 차들을 많이 볼 수 있지요.

 

강폭이 크지않고, 물살이 급하지 않은 긴 강이 두개가 만나 가로질러 흐르는 페이슬리는 사람들이 카누를 타고 강으로 연결된 이곳저곳을 유람하기에 좋은 조건을 지니고 있다. 배를 저어가다 보면 얕은 곳도 곳곳에 있는데, 그런 데서는 배를 받쳐놓고, 수영도 하고, 물고기도 잡으며 놀 수도 있고, 또 중간의 쉼터에서는 준비해간 간식거리들을 먹을 수도 있다.

 

우리 마을에서는 매년 카누 시합이 열리는데, 방방곡곡의 카누선수들이 모여들기도 하며, 비전문가인 지역 사람들이 즐기는 시합도 많이 열린다. 페이슬리 태생의 "주판" 아저씨는 카누기록 보유자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작은 마을에 상당한 규모의 카누 가게가 3군데나 된다. 카누와 노를 판매, 대여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캠핑 도구들을 공급한다.

 

 

댐위에 세워진  "Cowan canoe & kayak Livery" 카누 샵. 가게 밑으로 물이 흐릅니다.

 

 

 

야외 생활 장비 일체를 취급하고 있는 그레이터 서긴 트레이딩 주식회사.(Greater Saugeen Trading Co.)

 

 

가게 앞마당에서 대여를 기다리고 있는 카누, 카약들. 위에 엎어놓은 것이 카누입니다.

카약은 바닥에 있는 것들인데, 혼자 탈 수 있으며 물살이 급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좀

더 와일드한 배라고 알고 있습니다. 앉을 자리를 제외하곤, 물이 들어올 틈새가 없는

배입니다.

 

나는 이곳에 이사와서 얼마후에 카누를 한번 탔다. 처음 타보는 것이었고, 카누의 생김새가 안전과는 거리가 멀게 보였다. 노를 젓다보면 물이 튀어 배안에 물이 들어오는 것은 보통이고, 손으로 물을 찰싹찰싹 치면서 놀수 있을 정도로 얕게 생겨서 무서워서 혼났다. 구명조끼를 입고, 구명 밧줄이 있었어도, 그 넓지않은 강물이 나에게 덤벼오는 듯이 바들바들 떨었다. "날 내려다오..." 이렇게 부르짖었었는데.

 

그런데, 며칠전 남편과 아이와 함께 카누트립을 했다. 남편이 막내와 (말로만) 약속했던 것을 (몇년만에) 드디어 실행에 옮긴 것이다.

 

카누를 빌리면 거의 하루종일 갖고들 노는데, 우리는 오후가 다 되어서 갔더니, "공짜"로 빌려주었다. 작년까지 학교교사였다가 은퇴하고 남편의 카누 사업을 돕는 미세스 존스턴이 그런 선심을 쓴 것이다.

 

나는 중간에 사진사로 앉아서 막내와 남편이 노를 젓고, 여왕처럼 노동을 하지 않았는데, 의자가 없어 바닥에 앉았다가 온 바지가 물에 젖고 말았다. (가운데 앉을 사람은 낮은 의자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몇년전같은 두려움은 전연 없었고, 물과 주변의 나무들, 작은 꽃들, 작은 물고기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주 얕은 곳에서는 딸과 남편은 배 밖으로 내려 배를 끌어 물이 많은 곳으로 유인하기도 해야 했다.

 

날씨는 살랑거리고, 손만 살짝 내리면 물맛을 손끝이 느끼는 그런 시원함으로 주말 오후를 즐길 수 있었다.

 

 

자! 미리야 한번 힘차게 저어볼까? "치퍼 바이 더즌2(cheaper by the dozen)"에 보면

부잣집 가족과 가난한집 가족이 카누 경기를 하는데, 구호를 제창하는 모습이 나온다.

딸이 그를 흉내해고 있다. ㅎㅎ

 

 

자, 저쪽에 보이는 작은 섬으로 배를 저어가자구.

 

 

 

이곳은 너무 얕은 곳. 자 잘 끌어보려므나..

 

 

이번주는 7월1일 캐나다 데이가 끼어있는 주말이다. 아이들도 방학에 들어가고, 사람들은 자연을 찾아 도회지를 벗어나 몰려들 것이다. 좋은 곳에 캠핑을 하면서, 하루 정도 카누를 빌려서 강을 따라 유람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강폭은 그다지 넓지않아서 사고의 위험이 적다. 누구나 구명조끼를 입어야 하고, 카누 빌려주는 데서 구명끈도 함께 준다. 두려움을 극복하면 노젓는 배여행은 색다른 즐거움을 줄 것이다. 지난 9년 동안 카누 사고 건수를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으니, 안전한 놀이가 아닌가 싶다.

 

 

 

강가에서 편안하게 자라고 있는 풀들

 

 

어어어!!! 아빠. 그만 배를 미세요. 배 운전 미숙으로 나무속에 파묻힌 딸!

 

물풀과 물고기를, 그리고 물가에 자라는 수많은 야생초들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 가게 앞집에 오늘 가서 팜플렛을 가져왔다. 2인이 승선하는 배의 하루 대여료가 30달러이다. 어른 한명이나 아이 둘을 추가로 태울 수 있다.

카약도 있는데, 이는 주로 혼자 타는 것으로 알고있다.

 

 

그레이터 서긴의 팜플렛에 나오는 카누 루트.

 

더 많은 정보를 원하는 사람은

 

* Cowan canoe & kayak Livery

  전화 (519) 353-5535

 

* The Greater /saugeen Trading Co.

  전화 (519) 353-4453

www.greatersaugeen.com

 

을 방문하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아참, 카누타기를 끝내고, 페이슬리 다운타운을 걷는 것도 묘미가 있다.

 

커피콩을 구워 직접 갈아만든 신선한 커피샵과, 무공해 아이스크림 가게가 최근 강위에 세워진 오래된 3층 건물 1층을 수리하여 문을 열었고, 인터넷 판매가 활발한 비누가게는 언제나 친절하게 손님들을 대접하며 잘보이면(?) 직접 만든 비누를 선물로 준다. 이밖에도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한 갤러리에서는 눈요기를 할 수 있으며 본인들도 예술가인 두 부부가 사람좋은 웃음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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