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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있지 않은 기억들, 생각나지 않는 이야기들, 쉼없이 떨어지는 눈속에서 내가 보낸 세월들을 본다. 방울져 내리는 그것들에 얹혀 기억조차 못하는 시간들이, 내눈앞에서 떨어져내린다. 이 얼음물들이 기화되어 언젠가 비로 내릴때 선뜻선뜻 가슴을 적시는 이야기로 살아나길.
눈오는 날들의 풍경 올해의 눈을 사람들은 30년만이다, 20년만이다 여러 말들이 많다. 캐나다에서 산지 25년만에 처음있는 일인 것 같으니 아마도 30년만이라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그러면 지구온난화 때문이 아니라, 지구가 본래의 모습을 회복해나가는 것인가? 어렸을때 시골의 겨울도 그리 추웠다. 그때는 ..
이 겨울 살벌하다 매해 겨울눈을 만나면 블로거로서 생각하는 게 있다. 눈 이야기를 너무 하지 말아야지.. 그런데 그게 잘 지켜지지 않는다. 내리는 눈만큼이나 수많은 에피소드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이걸 풀어내야만 다음 단계를 생각할 수 있게 된다. 그럴때 이 불로그가 "기록"의 의미가 있다는 생각에 ..
세겹의 마당, 잔디, 낙엽, 눈의 향연 첫눈이 온 다음날, 마당엔 흰눈이 살풋 쌓였다. 아직도 새파란 잔디는 뜻밖의 손님에 고개를 빳빳이 세운다. 눈밑에는 이 계절의 주인공 낙엽이 제멋대로 뒹글다, 눈세례에 얼어붙는다. 강한 햇빛에 나무에 쌓인 눈이 후두둑 녹아내리고, 빗이 닿는 부분은 이미, 눈이 자취도 없어지고, 흰색과 초록의 ..
겨울독백 캐나다의 요즘 날씨는, Up & Down이다. 며칠전 영상 1도되는 날에 밖에 나가니, 마치 봄훈풍이 불어오는 것 같았다. 그래서, 아~ 좋다 하고 있으면 바로 다음날 눈보라에 영하 17도를 오르내린다. 일찍 시작한 겨울이라, 유난히 더 길게 느껴진다. "지겨워" 소리가 입안에 대기중이다. 겨울이 오면 이 지방 ..
"흰빛"이 그리운 이들에게 눈보라가 휑휑하던 다음날 아침, 묘하게도 어디에도 쌓인 눈은 없었다. 바람에 실려 어딘가로 정처없이 떠난거였지. 조용한 눈이 척척 내린 다음날, 눈은 수많은 "섬"을 만들어놓았다. 이웃간에도 이웃마을간에도 도시와 도시에도.. 그 많던 눈들이 죄다 녹을만큼 "푹"한 날들이 와서, 그 물이 강으로 ..
겨울 공원 캐나다 시골의 겨울은 어떻게 정의될 수 있을까? "휴식" "고립" "일단정지" 한박자 느려진다. 무서운 건 눈보다도 변주곡처럼 울리는 바람소리이다. 조금씩 얼어가는 것일까? 내 마음이 이런 것들을 싫어하지 않고 좋아하는 것이, 이 겨울에 세뇌되어 마비된 것일까? 중독에서 깨어나면, 나도 도시로 남..
달빛인가, 눈빛인가 ... 대낮같이 밝은 새벽에 내게 왔던 잠이 불면을 친구로 하는 어떤 사람에게 놀러간 것인지, 한밤에 깨어 뒤치락 거린다. 깜깜한 오밤중이어야 마땅할 시간인데, 밖이 환하다. 참으로 이상하구만. 눈은 조금씩 흩뿌리고 있지만, 그 눈 때문만은 아니다. 천지가 분간이 되니, 밤손님이 오늘 출장준비를 했었다면 큰 낭패를 당했..